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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소비자 입장에서 본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폐지'

 

  

 

올해부터 대부분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폐지될 예정입니다. 지난 해 말 온라인 쇼핑몰에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PG(Payment Gateway)업체들은 올해부터 전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첨부자료 참조)

 

이는 곧 이 업체들의 전자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함께 중단된다는 뜻인데요.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일부 대형 마트, 백화점, 통신사 등 또한 갑작스레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를 전면 중단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혼란만 증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폐지, 그 자세한 내막은 무엇일까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무이자 할부 서비스' 폐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폐지의 원인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개정 때문입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란 신용카드, 할부금융업과 관련된 조항들을 일컫는데요. 지난해 12 22일 개정된 이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새로이 적용하면서 카드사와 대형마트 등의 가맹점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번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개정 내용은 대형가맹점은 판촉행사 비용의 50%를 초과하는 비용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니다. 여기서 판촉행사 비용이 바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 비용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카드결제를 할 때마다 접해왔던 무이자, 쿠폰 등 다양한 이벤트들은 카드사들이 큰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해 그 비용의 7~80%를 부담했던 판촉행사였습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서 카드사들은 이 판촉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그 부담이 고스란히 대형마트 등 가맹점으로 넘어가면서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마찰을 일으킨 것입니다.

 

카드사들은 법 조항을 근거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 비용의 50% 이상을 더 이상 부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가맹점 또한 완강한 태도입니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는 카드사가 그간 제공해온 카드사만의 마케팅이며 더불어 개정법으로 이미 가맹점 수수료율이 2% 올라 추가부담이 생긴 상태에서 무이자 할부 비용까지 떠맡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계속되는 힘겨루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카드사-소비자-가맹점의 세 입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실어주었습니다. 카드사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통해 자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을 유치시키고 이는 곧 브랜드의 경쟁력과 수익으로 직결되는 효과적인 마케팅이었습니다. 소비자는 적지 않은 금액을 이자 없이 나누어 결제해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경제 활동은 소비를 활성화시켜 전체 경제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맹점 또한 현금 결제보다 간편한 카드 결제를 통해 판매 수익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세 입장 모두 피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사는 고객 유치의 최대 마케팅을 놓침으로써 고객은 물론 이미지까지 실추했으며 가맹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힘겨루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소비자입니다.

 

정책이 변경된 이후 소비자들이 내는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폐지에 대한 충분한 사전 공지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을 야기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보편적으로 적용하던 서비스를 단기간에, 충분한 예고 없이 폐지하니 소비자들이 겪는 혼선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간 무이자 할부 혜택은 전면에 내세워 홍보해오던 카드사들의 이전 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더불어 주요 카드사가 이번 설 연휴 특별 할인 행사까지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행보는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며 이는 곧 내수시장의 경쟁력도 약하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소비자의 불편을 넘어서 우리나라 경제 비활성화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임시 방편이 아닌 체계적인 차후 해결책을 선보여야

 

 

 

 

<카드사의 서비스 종료 이후 새롭게 뜬 공지내용>

 

 

현재 무이자 할부 서비스는 다시 재개된 상태입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커지자 주요 카드사들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연장한 것입니다. 카드 사용률이 높아지는 2월 구정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하며 이자는 카드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기존안대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일시적인 방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여전히 개정된 그 상태 그대로이며 카드사와 가맹점은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설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이 불편한 상황을 계속 유지해야 할 듯싶습니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의 폐지는 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사와 가맹점 모두가 거부하는 비용의 부담이 카드 수수료 인상이나 상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카드사와 가맹점은 당장 자사의 손해만을 생각하며 책임을 서로 전가해서는 안됩니다.

 

소비자의 부담은 곧 경제의 비활성화를 의미하며 이는 다시 자사의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서비스를 폐지한 단 며칠 새 이미 나타났습니다. 조속한 협상과 타협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