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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경제의 '육감', 야성적 충동!

얼마 전 재미있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같이 맞혀보실래요?

 

40-32÷2 = ?

 

이 식에 대한 초등학생의 답 : 4!

 

그리고 초등학생의 답에 대한 문과생의 반응은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구나.”

                                      이과생의 반응은 똑똑한 아이구나

 

과연 문과생이 맞을까요, 이과생이 맞을까요?

 

 

문과생인 저로써는 처음에 초등학생의 답을 보고 갸우뚱했습니다.

 

정답은 24가 뻔한데.. 4라니?

 

하지만 정답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우고 보기 힘들었던 ! (팩토리얼)의 개념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의 답 4!(=4x3x2x1=24)은 올바른 답이었고 이과생들의 반응이 맞았던 것입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죠, 아는 만큼 보인다.

 

이 재미있는 문제를 보면서 .. 세상은 정말 아는 만큼만 보이고 모르는 부분은 잘 볼 수가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지식은 무궁무진하고 우리가 아는 지식은 몇 가지 분야에 치우치기 마련인데  세상이 얼마나 복잡할까요?

 

경제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어 있기는 하지만 정립되어 있는 이론 이외에도 발견하지 못한,

혹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경제는 복잡하고 그 복잡함이 마치 정글과 같다하여 정글경제라고도 합니다이러한 정글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요소로써 야성적 충동이란 개념이 있는데요,

 

이성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5가지 감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야성적 충동에 대해 알아볼까요?

 

 

 

 

 

 

 

 

경제학의 가장 큰 기본전제를 살펴보면 인간은 합리적이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성적 충동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본능, 무의식, 알 수 없는 복잡함, 불안정성 등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그렇다면 야성적 충동은 경제학의 기본전제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바로 야성적 충동은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시작됩니다.

 

야성적 충동의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걸 모르면 간첩이다라는 말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강남스타일을 모른다면 간첩은커녕 외계인이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싸이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싸이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의 주가가 폭등한 사례가 있습니다그 기업의 경영에 싸이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고, 실적은 적자를 누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싸이의 아버지가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폭등한 것입니다.

 

만일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면 회사의 실적을 보고도 주가가 폭등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무언가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는 '육감'을 믿고 충동적으로 주식을 샀을 것입니다.

 

바로 야성적 충동인 것이지요.

 

야성적 충동개념은 케인즈가 그의 저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맨 처음 언급했는데요, 그 내용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인간의 적극적인 활동의 대부분은, 도덕적이거나, 쾌락적이거나 또는 경제적이건 간에,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낸 낙관주의에 의존하려는 인간의 불안정성이 판단과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인간의 의지는 추측컨대, 오직 야성적 충동의 결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며, 수량적인 이익에 수량적인 확률을 곱하는 식의 계산적 이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케인즈의 야성적 충동에 한층 다가갈 수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한마디로 말해서 합리적인 이론으론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육감을 야성적 충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제 케인즈의 야성적 충동에 대해  자신감, 공정성, 부패와 악의, 화폐착각, 이야기 등의 5가지 이론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자신감confidence의 어원은 나는 신뢰한다를 뜻하는 라틴어 피도fido’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 자신감이란 말은 강력한 믿음, 기대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이라는 것 자체가 합리성을 뛰어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력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확실한 정보를 버리거나 무시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자신감은 때때로 정당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합리적인 예측의 기준은 아니며 야성적 충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공정성과 관련된 질문을 던진 실험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질문은 폭설이 내린 후 눈삽의 가격에 대한 것인데요, 폭설이 내리자 철물점이 눈삽의 가격을 올렸다면 이는 공정한 일일까요, 불공정한 일일까요?

 

경제학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는 폭설이 내렸으니 당연히 눈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정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하지만 실험 참가자들 중 82%는 눈삽의 가격을 올린 것이 불공정하다고 대답했습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합리적인 경제적 동기보다 공정성에 따른 동기가 행동에 강하게 작용하며 이는 비합리적인 야성적 충동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1992년 허리케인 피해가 발생한 후에 높아진 합판 수요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반감이 생길 것을 우려한 가게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조절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순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순환의 과정은 올바른 행동원칙을 가진 개인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부패와 악의라는 비합리적인 행동에 의해서 생겨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패가 만연한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도덕적 기준이 낮아지며 도덕의식이 약화됩니다.

 

따라서 불법을 저지르는 빈도가 높아지고 결국 경기침체가 생기는 것이죠. 이렇게 비합리적인 비도덕적 행동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야성적 충동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화폐 착각이란 사람들이 경제적 결정을 할 때 화폐의 명목적인 금액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노동자의 임금이 두 배가 올랐다고 한다면, 명목적인 금액이 두 배가 오른 것이므로 노동자는 자신의 생활이 윤택해졌다고 느낄 것이며 이에 따라 소비를 증가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바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임금이 두 배가 올랐지만, 물가상승률도 두 배라면, 결국 살 수 있는 양은 동일하게 되는 것이죠. , 실질적인 구매력의 판단 없이 명목적인 금액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을 화폐 착각이라 하며, 이러한 화폐 착각은 비합리적인 행동으로서 경제생활을 왜곡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야성적 충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펙 열풍 속에서 얼마 전부터 언급되고 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란 것이 있습니다.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 이야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정말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야기가 퍼지는 양상은 전염병에 비유할 수 있죠.

 

입소문으로 퍼지는 이야기는 다양한 점염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합리적인 개인의 소비와 투자를 넘어 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적인 사업의 성공, 벤처사업의 성공 등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 합리성을 따지기 보다는 우선 이에 동참해 성공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이야기의 비합리적인 측면이 바로 야성적 충동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야성적 충동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요.

 

야성적 충동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면을 살펴보면 기업가의 행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가로 정주영 회장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당시 거북선이 그려진 500짜리 지폐를 영국은행장에게 보여주며 한국은 이미 오래 전에 철갑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자신감을 내비쳤고, 결국 조선소를 세울 자금을 빌려올 수 있었습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정주영 회장의 행동이 가능할까요? 또는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그 당시 후진국이던 우리나라가 조선업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영국에서는 한국에 투자를 할 수 있었을까요?

모두 비합리적인 야성적 충동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이러한 야성적 충동에 기인한 행동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조선업에 있어서 큰 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반면 야성적 충동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주식시장이 있습니다.

 

초반에 예를 든 싸이의 아버지 회사 주식이 급등한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고, 대선기간 동안 대선후보 테마주라고 하여 기업의 실적과는 관계없이 주식이 급등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야성적 충동에 의한 투자는 주가에 거품을 생기게 하고 후에 주가가 폭락되기 때문에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선이 끝나기 얼마 전, 대선 후보와 연관된 테마주들이 매일 하한가를 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거품이 붕괴되어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야성적 충동은 "개인은 합리적"이라는 경제의 전통적인 관념에 주의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지나치게 합리성을 신봉하여 경제위기의 기저에서 작동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역동성, 야성적 충동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우리들은 야성적 충동에 대해서 알았으니, 좋은 방향으로 야성적 충동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