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와 최여진이 함께 무대에 올라간 이유

혹시 CSR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CSR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약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경제적 책임이나 법적 책임 외에도 폭넓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죠. 이는 기업 경영방침상 임직원을 위한 윤리적인 복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파괴나 인권유린 등과 같은 비윤리적 행위의 근절, 제품 결함에 대한 잘못의 인정과 보상 등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의미하는 뜻으로 많이 통용됩니다. 기업이 단순히 범법을 하지 않거나 정도(正道)경영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로 환원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요구되고 있는 것이죠. 국제적으로 이 가치는 명시화되어 국제표준화기구(ISO)는 CSR을 표준화한 ISO26000의 국제규격을 제정한다고 공표한 바 있습니다. CSR라운드라 불리는 이 규격은 환경경영, 정도(正道)경영, 사회공헌을 그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나 아모레 퍼시픽이 유방암 재단과 매년 실시하는 핑크리본 운동, 그리고 SK텔레콤의 대학생 자원봉사단 SK Sunny, CJ의 Donors Camp, 교보생명의 다솜이 간병봉사단 등은 이미 많이 알려진 기업 CSR의 좋은 사례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컨센서스가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기업 CSR 사례의 경우는 대부분 기업의 성격과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제지 기업이 식재사업 캠페인을 하는 점이나 여성화장품 전문기업이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하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죠. 상품의 성격이나 고객군이 바로 사회공헌의 주된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품이나 고객의 속성을 해당 기업이 더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울러 자연스러운 기업 이미지 홍보나 공적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목적이라도 기업 CSR의 확대는 사회적으로 대단히 긍정적인 면이 큽니다.

최근 이러한 CSR 사례는 단순 캠페인이나 기부이벤트에 그치치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명사의 강연을 사회공헌과 연결해 진행하고 있는 사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인재교육 전문단체인 한국능률협회에서는 최근 세계적 구호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 나눔 강연콘서트를 기획해 오는 25일 추계예술대학에서 개최하는데요.

티켓 수익금은 전액 소외아동을 위한 도서관 건립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감각의 달인이라는 주제로 배우 최여진, 요리사 에드워드권,뽀로로의 창시자 최종일 대표, 비구니에서 한류스타가 된 재즈싱어 웅산 씨 등이 연사로 참여하는데 다양한 분야의 명사가 모여 강연을 통해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모습이 새롭게 느껴지네요. 아울러 인재교육 전문 기관답게 강연을 매개로 이끌어낸 점이 자연스럽구요. (YES24 예매 바로가기)

식품 전문기업인 농심이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오는 12일 개최하는 ‘사람나눔 신라면 블랙 도봉산 여행’ 걷기대회도 수익금 전액이 ‘엄홍길 휴먼재단’을 통해 네팔지역 초등학교 건립을 위해 치러지는 행사지만 신상품을 홍보하는 기업의 공익마케팅 목적이 숨어 있습니다. 최근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몸에 좋은 라면’과 ‘걷기 행사’를 자연스럽게 매치시킨 기획의도도 함께 엿볼 수 있는 부분이네요.

오는 8일 서울시 청계광장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와 국내 8개 체육단체와 함께 개최하는 ‘스포츠와 함께 더불어(Double up)' 행사는 가장 흔한 나눔행사인 바자회를 채택했지만 스포츠스타의 애장품 경매나 사인회 등을 통해 스포츠토토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특히 사행사업으로 분류되는 복권사업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할 수 있기도 합니다.

CSR은 오래전부터 주관사의 기업성격이나 상품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나눔의 형태로 진화시켜 효과적으로 전달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그 형태는 더욱 다양해지고 이 때문에 대중의 선택과 참여의 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신록이 가득한 6월, 다양한 나눔의 현장에 참여하면서 때로는 명사들의 감각적인 강연이나 유명 산악인과의 만남을 함께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