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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아하경제]토종 브랜드, 맞춤전략으로 소비자 마음 잡았다!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등 거대한 자본을 앞세운 초국적 기업들은 세계 어디서나 업계 1위를 지키는 데 비해 유독 한국에서는 토종 브랜드가 강세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토종 브랜드는 입지를 구축하고  어떤 브랜드와도 맞붙을 만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오랫동안 전략을 세워봤기 때문에 국내에서 토종 브랜드의 경쟁력이 글로벌 브랜드보다 우위에 서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이런 토종 브랜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순수 토종 브랜드

말 그대로 처음부터 한국 시장에 출시한 국산 브랜드로 빈폴·설화수·애니콜·초코파이·신라면·진로소주·스타(배구공) 같은 순수 토종이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해 전략을 세우고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국내시장에서 제일모직 빈폴은 영국 브랜드 폴로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한국 의류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설화수는 태평양의 기능성 한방 화장품으로 샤넬과 랑콤 같은 외국 유명 브랜드 제품과 경쟁해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2011년 4월 18일 지식경제부와 KOTRA는 ‘토종 프랜차이즈 세계로 나간다’ 출범식을 열고 크라제버거(수제햄버거)와 이철 헤어커커(이미용), 크린토피아(세탁업), 본죽(죽요리) 등 대표적인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열세 곳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자 제품 부문에서는 토종 브랜드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니콜이라는 세계적인 히트 브랜드를 만들어내고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때문에 잠깐 고전했지만 최근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애플과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코파이와 신라면, 그리고 진로소주처럼 정면으로 상대할 만한 글로벌 브랜드가 없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한국 문화나 식습관을 반영하는 제품군에 속합니다. 따라서 외국으로 진출하면 각국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현지화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스타 배구공은 중소기업 제품이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어 중국에서 ‘짝퉁’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반(半) 토종 브랜드

현지화된 글로벌 브랜드는 반(半) 토종 브랜드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휠라코리아를 들 수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인 휠라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휠라코리아를 설립했지만, 오히려 본사보다 더 발전해 한국 기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현지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국 롯데리아는 브랜드명을 일본 롯데리아에서 따왔지만 자본금을 한국에서 마련한 토종 브랜드입니다. 한국 롯데리아는 국가브랜드대상 패스트푸드점 부문에서 1위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합니다. 이로써 롯데리아는 2011년 상반기 퍼스트브랜드대상, 브랜드파워 1위, 대한민국브랜드스타를 포함해 상을 네 개나 탔습니다.

인명이나 캐릭터명 자체가 토종 브랜드

2000년대 초반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뜨면서 한류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류가 다시 불고 있습니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열기가 번지고 있습니다. 이때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는 한류 상품으로서 아이돌 그룹명 자체가 토종 브랜드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아의 경제적 가치를 1조 원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슈퍼주니어는 ‘미인아’로 대만 차트에서 52주 내리 1위를 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제 국내 가요는 해외 대중음악에 전혀 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케이팝(K-Pop)’이라는 이름으로 동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는 세계에서 100개가 넘는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습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에 탄생한 뽀로로 몸값(상표 가치, 2010년 기준)은 3천893억 원, 연봉은 120억 원입니다. (<아하경제> 제75호 참조)

이처럼 토종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선전할수록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아집니다. 브랜드 하나 잘 만들면 수익 창출, 국가 경제 성장, 일자리 증진, 국가 이미지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인수 사례

· 삼익악기, 세계 명품악기 스타인웨이 경영권 인수 

2011년 삼익악기는 클래스A 주식(황금주) 36만8천554주를 2천63만 달러(약 221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스타인웨이는 대당 3억 원이나 되는 명품 피아노를 만드는 미국 악기업체로, 삼익악기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악기업체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미래에셋사모펀드-휠라코리아, 아큐시네트 인수

지난 5월 미래에셋사모펀드(PEF)와 휠라코리아, 국민연금 등이 합작으로 약 12억 달러를 들여 세계적 기업인 아큐시네트를 인수했습니다. 아큐시네트는 최고급 골프용품 업체로, 세계 골프공과 골프화 시장을 50% 이상 점유한 유명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휠라코리아는 미래에셋사모펀드의 지분을 앞으로 5년 동안 단계적으로 매입해 아큐시네트를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한국 롯데리아의 일본 버거킹 인수

한국 롯데리아는 일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지난해 8월 말 일본 롯데리아가 운영하던 일본 버거킹을 인수했습니다. 인수금액은 상징적인 의미를 띠는 ‘100엔(약 1천400원)’이 들었습니다. 물론 일본 버거킹이 안고 있는 빚 200억 원을 한국 롯데리아가 갚는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인수액은 200억 원인 셈입니다. 한국 롯데리아 관계자는 “인수 때 일본 버거킹의 직영점이 35개였지만 앞으로 2013년까지 100개 점포를 추가해 적극적으로 경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MCM·휠라·네파·루이까또즈 해외 본사 인수

이 네 브랜드는 모두 라이선스(상표권 이용계약) 형식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난 7년 사이에 해외 본사나 사업권을 인수하고 지금은 한국 브랜드로서 자리를 굳혔습니다. 특히 휠라코리아는 2007년 약 4억 달러를 들여 휠라 글로벌 지주회사의 세계 휠라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자금이 부족했으나 올해 차입금을 거의 다 갚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휠라코리아의 본사 인수는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이원희 기자 / info@ahaeconomy.com >

출처 : 아하경제(http://www.ahaeconomy.com), 201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