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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1990 → 2010, 대한민국 어떻게 변해 왔나?


20년간 우리나라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1988년 올림픽을 처음 개최해 겨우 세계에 이름을 알렸지만 20여년 후인 2010년에는 세계경제 질서를 논의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등을 겪었지만 매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체질을 바꾸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많은 기업들이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6,303달러에서 2008년 1만9,231달러로 급증했다. 2007년에는 2만1,695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1인당 GDP 2만달러 시대’를 열기도 했다.


세계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세계화의 시대였다. 사회주의권 붕괴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됐고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무역이 크게 늘어나는 등 세계화의 물결이 거셌다. 1989년에야 해외여행이 자유화될 정도로 폐쇄적이었던 우리나라는 이때부터 세계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94년 세계화 선언,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1996년 유통시장 개방, IMF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 개방 등 개방과 경쟁의 원칙을 충실히 따랐다.

국제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가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시장 개방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기르고 사회 경제 각 분야에서 국제적 기준, 즉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는 식의 담론이 이어졌다.

세계화를 내세우며 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농산물 시장은 대부분 중국산에 자리를 내줬지만 공산품 시장과 유통시장은 국내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에 진출하는 토대를 쌓았다. 일례로 신세계, 롯데 등은 국내 유통시장을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적 유통업체들이 휩쓸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우고 중국, 동남아, 러시아 등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추구한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회사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최근 아시아에서 유행하는 ‘한류(韓流)’도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 도전한 세계화 정신의 결과로 볼 수 있다.




IT 기술의 발달과 양극화의 심화

세계적으로 199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IT 붐이 일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를 겪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도약했다.

IT제품 수출은 1991년 110억달러에서 2007년에는 1,064억달러로 1,000억달러 벽을 돌파했다. 16년간 10배로 성장한 것이다. 2008년 기준으로 IT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GDP 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27.6%였다. IT산업은 국가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 6월 현재 유선전화는 한계 상황에도 불구하고 1,960만명의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동전화는 1995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 이후 급성장해 가입자 수가 인구대비 100%를 넘어 4,960만명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670만명으로 IT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또 2001년에는 전자정부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전자민원, 전자조달 등 행정업무의 전산화가 본격화됐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올해에는 UN이 발표한 세계전자정부 1위 국가에 등극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사회 각 분야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격차가 점차 확대됐다. 여러 차례 구조조정으로 해고자들이 자영업으로 몰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개인 간의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대기업과 공기업으로만 몰려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0년대 초 0.25~0.27을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1999년부터 0.30 수준을 넘었고 2008년에는 0.325로 악화됐다.

저출산 고령화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14세 이하 유소년인구 비중은 출산율 둔화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 1990년 6.1%에서 2000년 7.2%, 2010년 11%로 높아졌다. 2018년에는 14.3%까지 늘어나 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평균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1990년 1.57명에서 2009년에는 1.15명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인구는 2009년 4,875만명으로 1990년 4,287만명에서 600만명 정도 늘었다. 하지만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2030년 4,86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출처 : 나라경제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