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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화제의 '빅이슈', '빅돔' 교육 현장 직접 가보다

빅이슈(Big issue)? 무엇이 빅이슈냐구요? 사실 어떤 이슈가 있는게 아니구요^^  '빅이슈'는 잡지 이름입니다!

빅이슈는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라는 슬로건을 내건 홈리스(노숙인)분들을 위한 소셜 엔터테인먼트 매거진입니다. 1991년 영국에서 더 바디샵(the body shop)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로딕과 존 버드에 의해 창간됐고요, 현재 전 세계 9개 국가(영국 호주, 일본, 남아공, 에티오피아, 케냐, 나미비아, 잠비아, 대만)에서 독립적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베컴, 안젤리나 졸리,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이 무료로 표지모델에 참여하고 더 다양한 사회인사들과 재능기부자들이 무료로 기사를 제공해 만들어지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7월에 창간호 발간을 시작으로 현재 매달 1개씩 총 6호가 발행 됐습니다.

빅이슈는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한국은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빅이슈가 시작 됐습니다. 외국이 보통 기업차원에서 지원을 받고 빅이슈가 발행 됐다면 한국에서는 해외에서 이 잡지를 먼저 접한 독자층에 의해서 알려졌으며 처음에는 온라인 동호회의 형태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2009년 10월에 비영리민간단체인 ‘거리의 천사들’의 자본 투자를 기반으로 2010년에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이 되고, 2010년 7월 5일 드디어 한국에서도 빅이슈가 처음 발간된 것이죠. 홈리스들의 자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한국의 빅이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아도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빅이슈는 매월 1일에 발행이 되고 값은 3,000원입니다. 총 3,000원  중 1,600원이 잡지를 파시는 홈리스분에게 돌아간답니다. 그 수익금이 곧 홈리스분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죠. 가장 먼저 빅이슈 판매를 시작한 영국에서는 벌써 5,500명의 홈리스분들이 자립에 성공했다고 하네요. 
  
그럼 빅이슈를 어디서 살 수 있느냐? 바로 여기입니다!!


빅이슈는 지하철 역 앞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그 판매 장소가 아직은 서울에만 한정돼 있지만 점점 판매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빅이슈를 판매하시는 분들이 바로 홈리스분들이죠. 빅이슈를 판매하는 홈리스분들을 우리나라에선 ‘빅판’이라고 부른답니다. 빅판이 되기 위해선 당연히 홈리스여야하며, 홈리스라면 누구나 ‘빅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빅이슈를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홈리스임을 남들에게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결정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활동 등을 통해서 자신감도 얻고, 경제력도 회복해 스스로 자립을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하니 정말 감동입니다. 

빅이슈코리아에서는 자원봉사자들도 모집하고 있습니다. 가끔 빅이슈판매처를 지나다 보면 빅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분들이 같이 판매를 도와주는 것을 볼 수 있으실텐데, 이렇게 빅판분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빅이슈 판매 도우미', 줄여서 '빅돔'이라고 합니다. 
빅돔은 그냥 마음만 있어서는 안되고요. 매주 수요일 2시에 있는 '빅돔교육'을 받아야 한답니다. 빅돔교육은 영등포시장 내에 있는 빅이슈코리아 사무실에서 실시가 되는데요, 제가 직접 빅돔교육현장에 다녀와 봤습니다.  

빅이슈코리아의 사무실은 영등포중앙시장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느라 애를 먹었는데요, 그래도 지하철역(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걸어가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뭔가 정겨운 느낌이 나는 거리였습니다.

 

오른쪽 밑에 빅이슈 사무실 입구가 보이죠? 사무실이 비교적(?) 소박했습니다. 청과 상가건물의 2층에 위치하고 있는 빅이슈 사무실!

 



이 계단을 올라가면 빅이슈 코리아의 사무실입니다!

교육은 2시부터 3시까지 약 한시간 정도 이뤄지는데요, 빅이슈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에서부터 빅돔이 되기위한 마음가짐, 행동수칙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꽤나 많은, 약 14명 남짓한 다른 일반인, 대학생분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 중에 홈리스들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각자 나름의 생각을 공유해보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홈리스들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부정적인 인식 등에 대해 저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홈리스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 역시 교육 중에 홈리스에 대한 인식을 물어볼 때 ‘무서움’ ‘어려움’ ‘연민’ 과 같은 생각이 먼저 떠올랐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사무실에서 만나뵌 홈리스분들은 굉장히 배려깊고 선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너무 밝았고요. 하지만 홈리스분들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들 때문에 '빅판'분들이 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고, 그런 것들에 상처를 받아 빅판을 그만두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아직도 길거리에서 생활하시는 대다수의 홈리스분들이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점점 재활의 의지를 잃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을 갖고 대한다거나 도움을 줘야하는 일방적인 수혜의 대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사역에서 구입한 빅이슈 5호 입니다 ^^


지하철을 타실 때 혹시 입구에서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는 빅판분들을 보신다면 가서 용기를 북돋는 한마디 건네 보세요. 물론, 잡지까지 구입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냥 잡지만 구입하는 것보다 실제로 홈리스분들과 함께 일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빅돔교육을 받고 '빅돔'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주 화요일 7시 30분에 ‘수다회’라는 이름으로 빅이슈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소소한 얘기들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이 돼 있으니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그런 자리에 나가서 한번 얘기를 나누고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 연말에 빅이슈와 함께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