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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시선의 푸른 눈과 굳게 다물어져 있는 입, 붕대로 감겨 있는 귀와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얼굴. 






대중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그림 중 하나인 ‘고흐의 자화상’입니다. 고흐는 그 당시 천재 화가 중 하나였던 고갱과 그림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등을 겪은 후 그와 완전히 갈라섰는데요. 이 그림은 고흐가 어떤 심정의 변화로 귀를 자른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겁니다. 


우울한 분위기와 밝은 색이 대조되는 그림 속에 하나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바로 남자 뒤에 걸려 있는 2명의 기모노를 입은 여성을 그린 그림입니다. 자화상 뿐만 아니라 고흐의 다른 작품, 더 나아가 그 당시 유럽 화가들의 그림에는 일본 화풍 가운데 하나인 '자포니즘(Japonism)'이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일본 문화가 인기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고흐가 살았던 19세기는 한참 식민지 쟁탈이 격심했던 제국주의 시대. 인터넷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일본 문화가 유럽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요? 무역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제국주의 시대, 네덜란드-일본간 무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여기에 대한 답은 고흐의 조국인 네덜란드와 일본과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오랜 기간 일본의 주요 무역국이었습니다. 본래 포르투갈, 에스파냐와도 무역을 했지만, 이들 나라가 일본에  기독교를 전파하려 하자 나중에는 선교를 하지 않는 네덜란드와만 유일하게 교역 관계를 유지합니다. 


두 나라가 장기간 교역을 할 수 있었던 이유, 무역의 원리이기도 한 ‘비교우위’를 서로간에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교우위란 특정 상품을 다른 생산자에 비해 더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네덜란드는 의술·천문·지리와 같은 학문과 갖가지 서양 물품에, 일본은 자국의 독특한 문화가 반영된 도자기· 공예품·우키요에(일본의 전통 그림) 등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두 국가 간에는 교역을 할 수 있는 유인(incentive)이 작용한 것이죠. 고흐를 포함한 유럽의 화가들 또한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우키요에를 통해 일본의 화풍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알아보는 '무역의 원리'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세계화 기본이 된 21세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바로 각국의 비교우위에 따라서 말이죠. 


예를 들면 한국은 전자제품, 특히 휴대폰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휴대폰을 대외에 수출하고 상대적으로 희소한 자원(약품, 석유 등등)을 수입해 옵니다. 


모든 국가는 기후나 풍토·천연자원 분포와 같은 자연적 조건, 인구·자본력·기술 수준과 같은 사회적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한 국가가 모든 분야를 자급자족하고 경쟁력을 갖추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타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재화와 서비스 생산을 고집하게 되면 오히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효용이 떨어질뿐더러, 희소 자원의 분배(자금 공급, 기술 투자 등등)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 측면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 간 우위에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하는 무역은 자급자족에 비해 당사국의 후생을 더 많이 증대시키고 희소한 자원을 적절히 분배하여 효익을 증가시키는 포지티브 섬(positve sum)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역, 불공정 거래를 낳기도 해요! 



무역을 하다보면 힘의 논리에 따라 국가 간 공정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인데요. 공정한 무역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무역은 강력한 법적 권한과 구속력을 지닌 ‘세계무역기구(WTO : World Trade Organization)’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WTO 체제를 두고 "선진국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고려한 무역 질서"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국가간 무역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불공정한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양자 혹은 다자 간 관세 없이 자유 무역이 이뤄지는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이 많이 이뤄지는 추세입니다. 세계 15위 경제대국, 8위 무역강국인 한국 또한 각국과 FTA를 활발히 체결하고 있고요. 


이처럼 무역은 세계화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불확실성과 저성장의 시대,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제국주의 시대에도 그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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