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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물가안정을 위한 치밀한 전략! '물가안정목표제'

일산에 사는 주부 김모씨(45. 주부)는 오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근 며칠 새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는 것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 원을 들고 나가면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기껏해야 콩나물, 야채 같은 반찬이죠. 식구들이 모두 사과를 좋아하는데 비싸서 예전처럼 맘 놓고 사먹을 수도 없어요. 금사과예요, 금사과."

 

서민들의 삶을 고되게 하는 물가상승.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골칫덩어리인데요. 그렇다면 과연 이 물가라는 녀석을 잡기 위한 대책, 어디 없을까요? 물가의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인 '물가안정목표제'. 지금부터 하나씩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브리핑 시작!

 

 

<Chapter 1. 물가안정목표제란?>

 

'물가안정목표제가 대체 뭐야?'라고 물어보실 분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물가안정목표제란 장래의 예상물가상승률을 예측해 미리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에 맞추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말로 '인플레이션 타게팅(Inflation Targeting)이라고도 불립니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시죠?

 

때문에 일정 수치를 미리 설정해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이에 맞추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운용하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물가 상승률을 3.0%로 미리 설정해두자! -> 3.0%에 맞추려면 이러이러한 통화정책이 필요해!' 요런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Chapter 2. 도입 배경은?>

 

애초에 통화정책은 물가안정목표제가 아닌 '중간목표관리제'였습니다. '통화타게팅'으로도 불리는 이 정책은 통화총량의 수치를 중간 목표로 정하는 방식이었죠.

 

그러나 80년대 들어 급속히 진행된 금융혁신과 금융자유화는 금융 자산들 간의 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통화총량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정확한 통화총량을 목표로 정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해진 것이죠.

 

 

 

 

위의 그래프에서도 물가안정목표제의 도입 배경을 찾을 수 있습니다. 6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 필립스는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실업률이 낮다(파란색 그래프)고 주장했습니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고 말이죠.

 

이는 인플레이션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전제였습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필립스 곡선이 장기적으로는 성립하지 않다(빨간색 그래프)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경제성장을 저하시킴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을 막자!'라는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물가안정목표제의 초석이 됐습니다.

 

 

<Chapter 3. 구체적인 목표 설정>

 

 

 

 

그렇다면 누가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는 주체이며

물가상승률은 몇 %나 될까요?

 

목표설정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담당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과 정부의 몫이겠네요.

 

보통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좌우되지만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몇 %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할 것인지는 각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이 연간 3% 정도의 목표수준을 가집니다.

 

최근의 물가 움직임과 앞으로의 전망, 주요 국가들의 물가안정목표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정해집니다. 목표지표로 사용되는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아무래도 국민들의 실생활에 가장 친숙한 물가지표가 바로 소비자물가지수이기 때문이지요.

 

 

<Chapter 4. 운영방식과 과정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중앙은행과 정부가 협의를 통해 "목표수준은 3% 내외야!"라는 수준을 정합니다. 그런 다음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기준금리란 말 그대로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는 '표준'금리입니다. 이는 중앙은행이 모든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매우 중요하답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를 변경함에 따라 '물가가 어떻게 변할지'입니다.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데요. 기준금리 결정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장기적, 단기적 관점으로 국내 물가를 살펴야 합니다.

 

이 때 과거 경제지표를 자료인 '계량경제모델'을 이용합니다. 그러나 경제상황은 항상 변수를 가지기 때문에 과거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과거의 자료가 아닌 미래 물가상승률을 알 수 있는 생산·수요·부동산가격 자료나 다양한 통계지표들을 활용하여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합니다.

 

② 국내뿐 만이 아닌 국제 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 나라의 경제는 단지 국내 상황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글로벌화 되어 거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경제입니다. 때문에 국내 물가 외에도 국제수지, 국제 금융·외환시장 및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등을 중시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국내·국외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경제지표와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세 번째 과정은 콜금리를 변동하는 일입니다. (call)이란 말 그대로 call, 부른다, '자금을 요청한다'는 의미로서 금융기관끼리 자금을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를 뜻합니다. 그리고 '콜금리'란 이 때 적용되는 금리를 일컫는 것이겠죠?

 

콜금리를 변동하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이 이루어지는 콜시장은 금융기관들이 주체가 되므로 금융시장 전체의 자금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여기서 결정되는 금리는 단기 시장금리의 지표로 사용되고, 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세 번째 과정의 핵심이랍니다.

 

시장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경제 정책을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가가 높아질 것 같아!" 라는 기미가 보이면 "금리를 높이자!"방향으로 이끌어 시중자금을 흡수하고, 반대로 "경기가 영..." 싶으면 "금리를 낮춰야지!"해서 경기 활성화를 노리는 것이죠.

 

 

<물가안정목표제 + 국민·중앙은행·정부 = 경제 성장>

 

 

 

 

(출처; 한국은행)

 

 

 

지금까지 물가안정목표제의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수많은 경제정책 중 우리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통화정책입니다. 때문에 물가안정목표제를 비롯해 모든 통화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물가안정'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다만 한 가지! 물가안정목표제가 다른 통화정책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투명성'인데요.

 

앞서 설명했듯이 물가안정목표제는 목표로 하는 물가를 명시적으로 공표합니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경제 활동을 유도합니다.

 

때문에 우리 주변 모든 물가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겠죠. "오늘 사과가 금 값이더라!" 주부 김모씨가 시장에서 사는 과일 가격 하나도 그 값의 오름과 내림이 연관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이 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정책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의 책임감과 투명성, 그리고 중앙은행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믿음이 뒷받침 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