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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V, W, 나이키... 모양도 재밌는 경기순환모형에 숨은 비밀

유난히 춥던 지난 겨울. 빨리 꽃피는 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이 되어 날씨가 풀리고 햇살 쨍쨍하니.. 어느덧 여름이 와서 바다에 퐁당 빠져버릴 생각에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죠?

 

이렇게 계절이 순환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제도 순환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가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것을 ‘경기’라고 하며 국민경제의 활동이 활발하고 좋을 때는  경기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불황에 빠지는 것을 경기가 하강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경제활동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활발한 경기상승과 그 반대인 경기하강이 반복되는 현상을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합니다.

 

 

 

경기순환모형을 보면 4가지 단계에 따라 경기가 순환하는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회복기에는 생산과 고용이 증가하고 투자도 증가하며 실업률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점점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인 확장기에는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구간입니다. 수요와 생산의 증가로 국민소득과 고용이 최고점을 찍습니다. 따라서 실업률은 낮아지고 투자가 활성화되어 경제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경제가 점점 가라앉는 후퇴기가 확장기 다음에 옵니다.

 

후퇴기에는 확장기 때 확대된 생산 설비, 소비 등으로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는 경기가 서서히 식는 단계입니다. 생산과 고용이 감소하며 실업률도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투자도 낮아지면서 경제가 점점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가 나빠져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수축기 국면에 돌입합니다.

 

생산이 최저수준이 됨에 따라 고용 또한 줄어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도 줄어들어 기업의 이윤감소로  심하게는 도산하는 기업도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불경기일 수 도 없습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서서히 투자를 늘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금융시장에서부터 다시 회복기의 징조가 시작되면서 경기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마치 봄·여름·가을·겨울의 모습을 보는 거 같지 않으신가요?

경제가 회복을 하는 모습에서 여름을 향한 설렘이 느껴지는 봄의 모습이,
경제가 제일 활기를 띄는 모습에서 겨울의 추위에 힘들어하던 기억을 잊는 밝은 여름이,
경제가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에서 점점 낙엽이 떨어지며 으스스해지는 가을이,
경제가 침체하는 수축기에는 온 몸에 완전무장을 하던 겨울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이렇게 경기순환모형을 알아봤는데요.


크게 보면 경기순환모형은 위의 그림과 같은 U자 형태를 보이지만 V형, W형, L형, 나이키형 같은 특이한 모형도 존재합니다.

 

이제부터 특이한 경기순환모형을 알아보겠습니다.

 

 

① V자형 경기순환

 

 

V자형 경기순환은 경기가 정점을 찍고 후퇴기, 수축기를 거친 후 일반적인 U자형과 다르게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경기가 빨리 반등하면서 회복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시적인 침체나 경제위기에 대한 내성이 좋을 때 나타나는 모형입니다.

 

V자형 경기순환의 가장 좋은 예는 1998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는 –5.7%로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금모으기 운동이나 당시 세계경제가 호황이라 높은 수출에 힘입어 금방 회복을 하면서 이듬해인 1999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7%로 급등했습니다.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처럼 외환위기를 그렇게 빨리 극복한 나라는 없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② W자형 경기순환

 

 

 

W자형 경기순환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을 하는 듯 했지만 다시 경기침체가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라고 표현할 때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를 뜻합니다.

 

그렇게 2분기 이상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다 성장률이 회복하는 것으로 돌아서는 듯 하다가 다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것을  W자형 경기순환이라고 합니다. 신문에서 ‘더블딥’이라는 단어를 보셨을 텐데 더블딥이 바로 W자형 경기순환을 뜻합니다.  한  예로 미국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회복을 하지만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③ L자형 경기순환

 

 

 

 

L자형 경기순환은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일정 시점이 되면 다시 반등을 하며 회복기 국면에 진입해야 하지만 장기간 경기침체를 헤어나오지 못할 때를 나타냅니다.

 

경기저점에서 정점까지 올라오는데 대략 평균적으로 34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34개월 이상이 되어도 전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침체에 빠져있을 때 L자형 경기순환이라 하며 ‘장기불황’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990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L자형 경기순환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사실상 경제가 매우 활발하던 일본의 모습을 찾기 힘듭니다.

 

 

 

④ 나이키형 경기순환


 

 

나이키형 경기순환은 후퇴기, 수축기에 V자형 경기순환과 같이 빠른 경기침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회복기에는 바로 회복되지 않고 매우 완만하게 오랜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래프상의 모양이 마치 나이키 로고와 비슷하다고 하여 나이키형 경기순환이라고 합니다. 또는 바나나의 모양과도 비슷하다고 해서 바나나형 경기순환이라고도 합니다.

나이키형 경기순환의 예는 2010년 이후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세계경제를 들 수 있습니다. 유럽의 재정위기 때문에 유럽은 긴축재정을 행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출을 하고 있는 신흥국에서 큰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세계의 경제 성장률을 높이고 있는 중국도 높은 물가로 인해서 긴축재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회복이 매우 더디게 이루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즉 세계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었지만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기순환의 모형이 바로 나이키형 경기순환입니다.

 

 

 이렇게 경기순환의 여러 모형이 있으며 침체하는 모형이나 회복하는 모형이 항상 일반적인 모형이 아닌 다른 모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기순환모형은 과거 자료들을 활용할 경우 정확하게 표현가능하며, 이제 회복할 시점일 거라고 생각한다든지 후퇴기에 진입할 거 같다는 예상을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경기순환모형에서 어느 국면에 있는지 보고 싶으시다면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경기순환모형처럼 그래프는 아니지만 시계와 같이 돌아가면서 우리나라의 경기가 순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통계청)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이 순환하면서 날씨가 변하듯이 우리의 경제날씨도 순환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경제날씨가 춥다는 말은, 곧 따뜻한 경제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