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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미국 '양적완화' 따른 나비효과는?

최근 경제신문을 중심으로 "미국이 올해 말에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기사를 잇따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양적완화는 무엇이고, 3차는 또 무엇인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우리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이번 기사를 통해 공부도 하고, 정보도 드리고자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자료들을 보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는 지난 5월 들어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 가지 현상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래 그래프에 나타나 있습니다.


                                                                              <자료 : 매일경제>

그래프의 제목은 자금 유출로 돌아선 신흥시장 주식펀드라고 되어있습니다. 427일 이후부터 주식펀드 유입규모가 줄어들더니, 5 18일에는 마침내 순유출로 흐름이 바뀌었다는 내용입니다.

글로벌 펀드 유출입을 집계하는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에 따르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신흥시장 주식펀드에 빠르게 유입되었던 자금은 점차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해 5 12일경부터는 마침내 유출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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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2주간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자그마치 267400만달러( 29000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신흥시장 중 우리나라의 유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다? 얼핏 좋게 들리지 않는데요. 우리나라의 유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별 거래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자료 : 한국은행, ECOS>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난 3월 동일본 지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3~4월을 거치면서 순매수 거래대금량은 늘어나지만 5월로 접어들면서 순매수대금량은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5월 중 외국인의 주식거래 매도량은 매수량보다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세계 시장은 이와 같이 '신흥국 시장의 주식시장 내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흥국 주식 시장 지수를 끌어올린 힘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에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5월로 가면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왜 나타났을까요? 위의 두 그래프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의 힌트는 바로 '미국의
2차 양적완화'있었습니다. 2차 양적완화가 2010 10월부터 시작되어 2011 6월말이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량 변화 이외에 우리나라 및 세계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그리고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추가 집행 여부가 궁금해지네요~


미국의 양적완화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불황을 극복하고자 초저금리 상태에서 시중에 돈을 뿌리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란 바로 이렇게 '돈을 뿌리는 정책'입니다. 시중에 통화(달러)를 풀어서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중앙은행이 국채의 매입을 통해 시중 통화 유통량을 확대하는 일종의 경기부양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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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양적완화는 2008 12월부터 2009 3월까지 진행되어 17천억달러 규모를 공급했고, 현재 시행중인 2차 양적완화는 2010 12월부터 2011 6월까지로 진행될 것이며 공급 규모는 6천억달러 정도입니다.
이제 6월이면 2차 양적완화 정책은 종료됩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기미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은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다시 한번 양적완화 정책을 집행할까요? 지난
4월에 열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끝낸 중앙은행 총재인 버냉키 FRB 의장은 "3차 양적완화 정책은 현재 미국의 경제 지표로 보았을 때 집행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출구전략의 시점도 간접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면 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가적으로 집행할 가능성이 낮을까요?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소비자 신뢰지수' 입니다. 소비자 신뢰지수란 소비자에게 현재와 미래의 재정상태, 경제 전반의 물가, 구매조건 등에 대한 다양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은 경기를 낙관한다는 뜻입니다.

(단위 : %)

2010

2011

9

10

11

12

1

2

美 소비자 신뢰지수

48.6

49.9

57.8

63.4

64.8

70.4

                                                                                         <자료 : 삼성경제연구소>

위의 표를 보면 2차 양적완화를 시작한 2010 11월부터 소비자 신뢰지수가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회복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실업률' 입니다. 실업률은 ‘(실업자/경제활동인구)*100’으로 표현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 중 실직된 인구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실업률은 기본적인 경제지표인데 필자가 이 지표를 넣은 이유는 미국 정부가 실업률의 오름세를 유심히 봐왔기 때문입니다.


                                                                       <자료 : 한국은행, ECOS>


2008
년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이전의 실업률은 4.5~4.8%대입니다. 그에 비한다면 여전히 높은 실업률인 것은 틀림없지만 미국 정부는 2010 4분기에 9.5%대에 그치던 실업률이 2011 1분기에 8%대로 내려앉았으며 이는 2년만에 최저치라고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가지 지표를 통해 3차 양적완화 정책의 가능성이 희박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버냉키 의장이 이미 3차 양적완화 정책이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였기 때문에 이가지 지표가 3차 양적완화 여부를 확실히 결정할 것은 아니지만 미국 FRB가 어떠한 지표를 보고 이러한 성명을 내놓았는지 그 배경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양적완화, 우리나라엔 어떤 결과 불러오나
여기서 다시 궁금해지네요, "도대체 양적완화가 뭐기에 세계는 미국의 양적완화에 이토록 관심이 높은 것일까?" 바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거대한 축이 '미국 경제'이자 '달러'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활황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 이렇게 되면 안전자산을 다시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해, 신흥국에 뿌려진 달러화가 회수되기 시작하는 것이죠. 현재 ‘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1,2차 양적완화를 거치면서 신흥국의 대부분은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보더라도 미국이 벌려놓은 양적완화 정책의 거품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료 : IMF, 2011~2013 IMF 예상치>

위의 그래프를 보면 1차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9년부터 대표적인 신흥국이라고 불리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가 모두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금리 인상 정책이 쓰이게 되면 더 이상 신흥국도 무역수지 흑자비율을 높여나갈 수만은 없게 됩니다. , 달러화가 회수되면서 여태까지는 신흥국이나 미국에서 생산된 상품만을 소비하는 경향이 꺾이고 미국 역시 수출업을 통해 국제수지 적자비율을 줄여나가는 흐름을 보이게 됩니다.

2차 양적완화 정책 이후, 국채를 매입한 FRB는 다시 채권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국채 발행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매입하게 되면 시중에 풀린 달러화가 거두어들이지 않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당장 실시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는 다행히 신흥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달러화 강세가 일어나고, 신흥국에 뿌려진 달러화가 다시 회수되면서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완화 및 경제성장률 둔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따라서
2010 2월부터 2011 3월까지 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역시 적자의 흐름으로 갈 수 있습니다. 월평균 무역수지 흑자액은 36억달러로 외환보유액을 키우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에 일조한 국제수지 흑자 흐름이 꺾인다는 것은 수출업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은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출구전략을 알리는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지구 반대편에 자리잡은 신흥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니, 국제금융 시장의 유동성이란 말이 피부에 확 와닿았습니다. '나비효과'란 말처럼, 한 나라의 경제정책이 다른 나라에는 국제수지 적자와 자금유출이란 안 좋은 결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네요. 미국이 과연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지,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 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