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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집안에 굴러다니는 옷걸이가 독서대로?


10월 9일 토요일 !
비영리재단인 ‘아름다운 재단’ 설립의 10주년을 기념해 '단추수프축제'가 열렸습니다. ‘단추수프’라는 말이 굉장히 어색하시죠? 축제의 이름이 왜 ‘단추수프’였을까요? 단추로 수프를 만든다는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지, 궁금하시지죠?

 
어느 추운 겨울 밤, 한 나그네가 눈보라 속을 걷고 있습니다. 배고픈 나그네는 작은 마을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죠.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가난해서 어떤 것도 나눠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마을사람들을 보고 나그네는 코트에 달린 단추를 뜯었습니다. 이 특별한 단추로 수프를 끓여 모두가 나눠먹을 수 있는 기적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는데요.

단추로 수프를 끓인다는 말을 처음에 믿지 않던 사람들은 호기심에 하나 둘씩 모여 들고 수프를 끓이는데 필요한 냄비와 물, 그리고 불을 빌려줍니다. 시간이 지나 수프가 끓는 것을 지켜보던 마을사람들은 “저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감자 하나를 넣으면 더 맛있겠는데”, “우리 집에 양파 하나가 있는데 넣어볼까?” 라고 생각하며 집에 있는 음식들을 수프에 넣기 시작합니다. 저녁이 되자 나그네는 수프가 완성 시키고, 모여 든 마을사람들은 수프를 먹어보고 놀랍니다.

  “단추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수프를 끓이다니”

<자료출처 : http://www.buttonsoup.net>

 


여러분은 '오브리 데이브스'의 이 동화를 읽어 보신 적이 있나요? 바로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축제가 이뤄졌습니다. 혼자서 끓이는 수프가 아니라 각자 가진 것을 모으고 나누면 모두가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수프처럼 1%의 나눔이 모여 만들어 내자는 따뜻한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이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많은 아이템을 시민들에게 직접 시연하거나 나누어 주는 행사였는데요.



그 날, 저도 자원 봉사자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8호선 장지역 가든파이브 쇼핑몰 옥상에서 진행된 행사는 1번부터 50번까지의 부스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50번까지의 부스에 각각 소속돼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요.

삼청동에서 작은 커피전문점을 하고 계시는 분은 맛있는 커피 만드는 방법을, 여행 관련 파워 블로거는 무료 여행 계획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업이셨던 분은 무료 메이크업 시연을, 유리 공예, 비즈아트 등등 참여한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눔의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담당했던 1번 부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여러분께서는 옷걸이로 독서대를 만드는 아이디어 동영상을 보신 적이 있나요?
엄청난 조회 수를 올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옷걸이 독서대.
친환경 개발 정책과 더불어 버리는 옷걸이를 재활용하는 이 아이템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모든 이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제가 담당한 것이 바로 이 '옷걸이 독서대'였는데요.

아이디어를 생각한 '염지홍'씨의 얘기를 들으며 환경과 경제를 함께 생각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4세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작은 피자집을 운영하고, 매사에 창의적으로 도전하고, 한 때는 아나운서 지망생이기도 했던 염지홍씨. 현재는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사업도 하며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그와 관련된 기사와 옷걸이 독서대는 이제 방송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집안에 굴러다니며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는 옷걸이. 이 옷걸이가 훌륭한 독서대가 되고, 노트북 받침대도 되며, 심지어 스마트폰의 스탠드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 여러분 알고 계신가요?

만드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1. 옷걸이의 고리 부분을 중심으로 양 날개를 잡고 힘을 주어 구부린다.
2. 각 날개의 끝부분은 손가락 한 마디만큼 잡고 앞으로 구부린다. 같은 간격으로 한 번 더 구부리면
손가락 두 마디를 구부린 모양이 된다.
3. Y자형 몸통 부분을 손바닥에 대 힘을 받친다. 고리 부분을 펜치로 잡아 90도로 구부려 올린다.
이 때 단번에 올려야 깔끔하게 올라간다.
4. 고리의 끝부분을 구부린다.
5. Y자형 몸통 부분의 안쪽을 올려 걸어준 다음 고리가 고정되도록 펜치로 단단히 고정한다.
6. 양 날개의 끝을 잡아 손 힘으로 벌리면서 적당히 수평을 맞춘다.

<자료출처 : http://www.passiondesign.co.kr/>

찾아온 시민들 중에는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한 가족 단위가 많았습니다. 어린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옷걸이 독서대를 만들면서 재미있어 했고, 부모님들 역시 이러한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거 제 블로그에 올려도 돼요?”
“이거 제 수업 시간에 학생들한테 알려줘도 되나요?”
“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팔아보시면 어때요? 장사 꽤 되겠는데요?”

오랜 시간 시민들과 함께 하다 보니, 염지홍씨에게 쏟아지는 질문은 한결 같았습니다.

“블로그 뿐만 아니라 옆집, 뒷집 모두에게 다 알려 주시고, 나눠 주세요. 그게 제 꿈입니다.”

 아이디어가 상품이 되어 특허권을 가지게 되면, 판매가 될 때마다 특허권을 지닌 사람이 수익을 얻게 됩니다. 노벨이 죽은 후에도 노벨상을 수여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덕분이죠. 하지만 그런 상품화를 포기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시키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이윤 창출이 목적이 아니었던 것이죠.



아이디어를 공유해 골칫덩어리 옷걸이가 독서대라는 신제품이 되는 그 순간.
우리 경제도, 환경도 모두 살리고 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여러분, 아이디어가 있다면 나누고 발전시켜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은 지구도 살리고, 한국 경제도 살리는 한 사람이 돼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