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선택받은 자만이 투자할 수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여러분은 자신이 가입하여 여유자금을 굴리고 있는 펀드가입상품이 '공모'인지 '사모'인지 알고 계신가요? 펀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 아시는 분이라면 지금 제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겠죠? 시중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홍보와 함께 여러분께 권하는 펀드상품은 전 부 '공모'상품이랍니다. 그래서 어쨋다고.. 라며 무시하시는 분들, 공모는 뭐고 사모는 뭐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분들! 기사를 주목해주세요 ^^ 세계 자본시장에서 이미 그 몸집을 불리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에 대하여 알아보며 자신의 경제&금융상식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우리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증권사&은행의 펀드상품은 모조리 '공모형태의 펀드'입니다.


펀드라는 것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투자목적 또는 운용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우선 투자자가 자금을 대는 형식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펀드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는데요, 직접투자란 말 그대로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가지고 자신의 투자판단대로 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반대로 간접투자란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펀드에 넘기고 투자판단도 전문가에게 완전히 위탁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우리가 증권사 등의 펀드상품에 가입해 놓고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가입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지요.

'사모(私募)투자펀드' 또한 간접투자의 형태를 지닌 펀드로, 소수의 개인투자자(소위 재벌이지요)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비공개로 자금을 조달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이 때 소수란 개정된 자본시장법상 30인 이하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 개념인 공모(公募)펀드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의 펀드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다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PEF의 세계는 복잡하고 그 운용방법이 여타의 펀드들과는 매우 달라서 다 알려고 하면 다치는 수가 생기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국내 PEF의 대표적인 예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사건을 들어볼까요? 이 사건이 문제가 된 이유는 당시 론스타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고의로 하향 조정돼 헐값 매입을 야기했으며, 이 때문에 론스타가 편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론스타는 과세 자료를 은닉하고 국내 투자 소득을 조세피난처에 있는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 등으로 147억원 가량의 세금을 회피한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당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의심을 살 수 밖에 없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4조5000억원에 이르는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에 대한 과세 근거가 없어 세금을 한푼도 물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 금융시장이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 때 론스타 말고도 여러 외국계 PEF들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인수되거나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펀드가 어떻게 외환은행이라는 기업까지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론스타의 설립자

단순히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이익을 남기는 일반적인 공모나 사모펀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론스타와 같은 사모투자펀드(PEF)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모투자펀드는 다음의 3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Active Fund : 투자대상기업선정, 투자 집행, 인수와 관련된 협상 및 대상기업경영에 직접 참여하여 펀드의 재산인 투자대상 기업 주식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높이는 Active Fund
* 제한된 투자기간 : 인수기업을 영구 보유하거나 장기간 기업경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보통 3년~7년 정도 보유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관리 후 매각
* 고수익률 추구 : 매우 높은 수익률 추구. 유동성이 낮거나 매수자 물색이 쉽지 않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특성을 가짐

즉, 투자대상기업의 경영권에 참여할 목적의 투자를 통해 경영참여, 사업구조 개선 또는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그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펀드가 PEF인 것이지요. 따라서 투자대상회사의 주식출자지분 10%이상을 보유하거나 이사임면 등 실질적 경영참여가 가능할 만큼의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PEF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사모투자펀드가 투자대상기업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다음의 4가지 투자전략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 창업단계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비공개된(상장되지 않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자금력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중간지분펀드(Mezzanine) : 성장성은 있으나 아직까지 사업이 성숙되고 안정화된 단계에 진입하지 못해 시장의 신뢰부족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에 투자합니다

* 레버리지바이아웃(Leveraged Buyout) : 줄여서 LBO라고도 합니다. 이는 현재 상장된 기업의 발행주식이나 주식연계증권 등을 사들여 기업을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대표적인 사모투자펀드입니다. 이런 경우 투자대상기업을 매각 후 상장을 폐지시키거나 경영정상화로 기업가치를 재고 후 재상장을 목표로 합니다.

* 부실채권펀드 : 주로 부실징후가 보이는 기업이나 구조개선이 필요하지만 약간만 투자하면 다시 회생할 가능성이 많은 회사에 투자합니다.

이러한 사모투자펀드는 그 특성상 주식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은 물론 차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비공개기업에 자금을 조달해주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자본시장에 묶여있는 부동자금을 원활히 흐르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우리 나라의 기업이 외국계 PEF의 적대적 M&A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내 자본시장을 더욱 더 장려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세계 사모펀드업계의 연례행사인 '수퍼 리턴 인터네셔녈 2010' 에서 참석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서울경제 글로벌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