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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지하철 안에 재래시장이 있다 없다? - 5678 행복장터


5, 6, 7, 8호선을 이용할 때마다 서울도시철도에서 홍보하는 ‘5678 행복장터’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나요? 지하철에 장터가 있다고?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5월 25일 화요일부터 27일까지 하는 ‘팔도 농·특산물 전’에 가게 되었습니다. 3시부터 8시까지 개장한다는 행복장터는 7호선 청담역에서, 그것도 ‘지하철 안’에서 이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움직이는 열차가 아닌 예비 선로에 서있는 열차 내부에서 운영되고 있었죠.



<장터 열차 내부>

문으로 들어 가보니 각 칸마다 팔도에서 올라오신 농민들이 서울도시철도 직원들과 함께 다양한 특산물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학생, 이건 홍시로 만든 건데, 시원하고 맛있어서 학생들이 좋아해! 아까도 다른 학생들이 맛있다고 사갔어~” 그 소리에 보게 된 먹거리는 시장에서도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한번도 못 봤어요~” 라고 하니깐 시장에서는 팔지 않는 직접 생산하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이 아이스 홍시뿐만이 아니라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들을 이용해 만든 새로운 먹거리들이 열차 내에 즐비해 있었습니다. 배나 사과로 만든 과자 칩이나 먹기 쉽게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홍시 등 보통 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먹거리들이 많았습니다.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새로운 먹거리>

 

다양한 먹거리로 정기적으로 시간대에 맞추어 오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보이는 생소한 열차에 신기해하며 구경하고 가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시장이 들어선 것을 보고 급하게 집으로 전화하셔서 “뭐 필요한 거 없어?”라며 물어 보며 장으로 들어 서기도 했고 잠깐 역에 나왔다가 남편과 함께 장을 보는 아주머니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2009년에 서울시 창의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장터 열차,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1. 저렴한 가격

원래 3~4 단계 이상의 유통 과정을 가지는 농산물 시장은 중간 도매상을 거치면서 소비자 가격이 산지가격의 5~6배로 치솟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한 중간 도매상이 있는 과정을 생략하고 산지의 농민들이 직접 올라와서 파는 직거래인 만큼 가격은 보통 시장 가격의 10~20%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중간 거래상을 거쳤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의 가격 차이>

 

2. 유동 인구가 많은 위치

현재 5678 행복장터가 열리고 있는 청담역은 그 전의 장터 열차가 열렸던 수락산 역의 일 평균 승·하차 인원수인 29,846명에 비해 많은 유동 인구가 현저히 많은 역입니다. 작년 2009년 기준, 청담 역(52, 788명)은 5, 6, 7, 8호선의 역 중 6 번째로 일 평균 승·하차 인원수가 많은 역인 만큼 장터 열차가 수익 증진에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또한 마트나 시장처럼 사전에 계획하고 가는 장소에 위치한 것이 아닌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오는 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인 만큼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습니다.

 

3. 인증된 농산물

5678 장터열차는 지자체장이 인증한 믿을 수 있는 농·특산물을 유통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지·자체를 거치지 않은 개인 자격으로는 장터열차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소비자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더욱 신뢰를 높여 주고 있습니다.


<상주시에서 인증 받고 올라 온 곶감>

 

▷ 결과: 총 수익 42억여 원! ◁

7차에 걸친 장터 열차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자그만치 18억 원입니다. 서울도시철도에 따르면 지·자치 별로 2600만원이상의 수익을 얻었으며 1인 농가당 1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또한 이 장터 열차와 14회 열린 행복 장터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은 45억여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농민들에게 제공되는 열차 내의 판매 공간은 최소한의 실비만을 지불하면 되고 교통 편의는 지자 체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중간 판매상으로 인해 잃었던 수익을 농민들이 얻게 되면서 농가 수입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농민들과의 연계를 통한 장터의 성공을 바탕으로 좀 더 농민들이 번거롭지 않고 편한 방향에서 수익을 증진할 수 있도록 온라인 배송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나비 효과라는 말처럼 이번의 서울도시철도 공사에서 시도한 작은 움직임이 1차 산업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여 낮은 수익을 얻어 왔던 농민들이 적절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통로 역할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자료 출처 & 장터 시간표>

서울시도시철도 홍보 블로그: www.5678blo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