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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세계경제,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하다


작년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불황으로 몰아갔을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그 근본 패러다임마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경제, 금융 패권국이었던 미국과 영국이 쇠퇴하게 되고 이 기회를 틈타 유럽, 중국 및 신흥국가가 G20를 통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는 달러를 대체하겠다고 나선 통화들로 인해 달러의 입지가 하루가 다르게 약화되고 있죠. 한마디로 세계경제는 지금 질서의 격변 한가운데 놓여있습니다.

질서가 변하게 되는 데에는 어떠한 계기가 있습니다. 기존의 미국중심의 국제금융질서 또한 어떠한 계기로 인해 성립이 되었죠. 또한 이러한 질서의 변화로 새로운 금융기구가 태어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제금융질서의 변천과정과 질서의 통치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금융질서의 태동

전 세계를 뒤집어 놓았던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의 브레튼우즈에서 서구 44개국 대표가 모였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한 UN의 창설보다도 1년 빠르게, 이들은 세계경제질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한 가지 협정을 맺게 됩니다. 금 1온스는 미국달러 35달러로 교환이 되고, 달러를 기준으로 각국의 환율이 결정되는 협정입니다. 그리고 달러는 세계무역의 결제통화가 되었죠. 겉으로 보기엔 “전 세계가 함께 모여 세계경제문제를 해결하자” 라는 그럴 듯한 체제지만 사실상은 미국의 패권을 상징하는 체제였습니다. 이후 세계경제 및 금융은 미국과 달러중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중국 및 신흥국들의 대미수출이 급증하면서 미국의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이에 따라 1971년 미국은 브레튼우즈 체제의 중지를 선언하게 됩니다. 이후 달러가치는 하락하게 되는데요, 이상한 점이 있다면 이러한 달러의 가치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경제와 금융은 달러중심의 질서가 지속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무역 흑자국 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다시 사들인데 있습니다. 무역흑자가 생기면 이로 인해 자국통화가치가 올라가고, 이렇게 되면 수출경쟁력이 저하되게 됩니다.

따라서 무역흑자국의 정부는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해 벌어들인 달러를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는데, 돌려보내는 대신 미국 국채를 갖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미국의 경상수지적자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다시 유입됨에 따라 미국의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고, 지속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물가 또한 기술진보 및 신흥국들의 값싼 노동력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죠.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미국은 소비의 황금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브레튼우즈의 산물 IMF
 

브레튼우즈 협정이후 협정내용을 수행할 국제금융기구가 생겨났는데 이것이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IMF입니다. 국제통화기금으로 전세계 국가들의 중앙은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요 목적은 외환시세 안정, 외환제한 철폐, 긴급유동성 지원 등 한마디로 세계경제 및 금융안정을 위한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브레튼우즈 체제 자체가 미국 및 서구열강들에 의해 맺어진 것이므로 IMF 또한 이들 중심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안정을 위한 기능 말고도 개발도상국들에게 투자자금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지원에는 여러 까다로운 조건이 붙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강대국들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기존질서의 격변

이렇듯 미국과 달러중심의 세계경제질서는 2차 대전 이후로 꾸준히 유지되었습니다. 그 어떠한 국가도 이 체제를 거스르려 하지 못했죠. 하지만 서브프라임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순식간에 미국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킵니다. 미 연준은 금융기관의 도산을 막기 위해 엄청난 양의 유동성을 풀고 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수준까지 내리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달러가치 하락에 어떠한 장애물도 없게 되는 것이죠. 상황이 이쯤 되자 이곳저곳에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유럽에서의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2차대전 이전 까지만 유럽이 세계경제의 중심이었으나 2차대전 이후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는데, 유럽에서는 달가울 리가 없었겠죠. 금융위기로 미국이 주춤하는 사이 유럽은 세계경제를 자신들에게로 다시 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겁니다. 우선 영국의 브라운총리가 신 브레튼우즈 체제의 도입을 외쳤고 이를 유럽 주요국가에서 지지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중국과 러시아도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냅니다.

세계경제의 권력이 분산되는 것 이외에도 다방면에서 기존의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기존의 시장자율중심에서 규제규율이 강조되는 등 정부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고,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또한 디레버리징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죠.

이렇듯 세계경제를 수십년간 지배해온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화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것으로 기존의 질서로 다시 돌아올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흐름의 변화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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