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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한국은 이미 녹색성장 선도국

 

유엔환경계획(UNEP)이 8월 20일 발표한 32쪽 분량의 정책보고서가 화제다.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중간보고서(Overview of the Republic of Korea's Green Growth National Vision)’는 한국이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녹색성장 비전을 국가발전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선정한 사실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뉴딜 정책과 중장기 마스터플랜인 녹색성장 5개년 계획 등을 소개했다.
 

또한 UNEP는 지난 6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에서 녹색성장선언을 채택한 사실을 예로 들며 “한국은 국가 차원의 정책 외에도 녹색성장을 달성하려는 세계적인 노력을 솔선수범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과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UNEP가 추구하는 녹색경제 이니셔티브(Green Economy Intiative)의 일환이다. 녹색성장을 국가적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사례를 연구 분석함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녹색경제 전환을 돕고자 마련된 것이다. 
 





 

UNEP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이 국가의 성장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저탄소 ‘질적 성장’으로 변환시킨 값진 시도라고 분석했다. 노동과 자본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 첨단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변모하는 장정에 올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시도는 한국 정부가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또 정부가 급박한 현실과 변화의 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녹색성장 및 녹색뉴딜의 핵심 사업이라고 보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가뭄, 홍수와 같은 기후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피해 복구비용의 절감과 녹색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단순히 생태보전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 방안이라고도 덧붙였다.
 

UNEP는 특히 한국의 녹색성장 전략이 단기적 경기회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60여 년에 걸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퍼센트에 달하는 1백7조원의 예산을 녹색성장에 투입한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7월 정부가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통해 제시한 이 같은 투자 규모는 UNEP가 권고한 수준의 배에 해당한다. UNEP는 지난 3월 경제위기 극복과 장기적 녹색경제 실현을 위해 향후 2년간 세계 GDP의 1퍼센트를 녹색경제 인프라에 투자토록 권유한 바 있다. GDP의 2퍼센트를 환경 분야에 투자한다는 한국의 계획은 OECD 국가 기준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한국이 녹색성장 전략과 국가 온실가스(GHG) 중기 감축목표를 연계해 추진하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GHG 감축의무가 없는 한국이 감축목표를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UNEP는 “녹색성장 정책에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대책이 포함돼 있어 녹색성장 전략의 성공적 추진으로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악순환을 단절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보고서의 말미에서 UNEP는 “한국의 녹색성장 비전과 전략의 목표는 기후변화 대처, 에너지 안보 강화, 신성장동력의 개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태계 복원 등으로 종합적”이라며 “녹색경제가 이 같은 목표들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고히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 인류를 위한 환경 및 경제 부문 투자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UNEP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하고 있다”며 한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한국은 현재의 산업화 중심 황색경제에서 장기적 번영과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로의 이행을 원하고 있으며, 녹색경제를 향한 시도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행동에 박수와 성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UNEP는 9월 초까지 최종 보고서를 확정하고 유엔 산하 20여 기구의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정부와 함께 이 보고서를 12월에 열릴 기후변화 코펜하겐 당사국회의를 비롯한 각종 국제회의, 녹색성장 세미나 및 전시회, 대학, 연구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8월 17일 대전에서 열린 ‘UNEP 툰자(TUNZA) 세계 어린이·청소년 환경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아킴 슈타이너 UNEP 사무총장은 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둔 8월 19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슈타이너 총장은 “4대강 살리기는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진정한 녹색 투자이자 훌륭한 국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은 녹색성장으로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모범을 보여주려 한다”면서 “이 같은 차원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방향을 녹색성장에 맞추고 있다”고 소개하자 슈타이너 총장은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추진 속도와 이행전략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8백여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 녹색성장 계획은 국가 장기발전 비전으로 다른 나라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슈타이너 총장의 방한과 UNEP의 이번 중간보고서 발표로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파란 불이 켜질 전망이다.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가 한국을 녹색성장 정책의 선도국가로 인정하고, 녹색성장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앞으로 차질 없는 사업의 진행과 감독이 요구된다.
 

글·정지연 기자 /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