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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금융공학, 금융과 공학의 복잡한(?) 만남

지난 1997년  IMF사태, 2000년대 초반의 IT 닷컴 버블, 그리고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어서 최근 유럽 발 재정위기 까지... 금융시장은 더 이상 우리의 생활, 경제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시장. 여기에 '공학'이 덧붙여진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바로 이 '금융공학'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먼저 ‘금융공학’ 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 하다고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한다면 굉장히 친숙한 용어입니다. ‘금융’ 이란 경제생활 중 은행, 증권 또는 보험업자가 시장주체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다른 시장 주체에 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부 재정과 관련된 기업의 모든 행위, 개인의 재정 관리 또한 금융의 일부라 할 수 있습니다. ‘공학’ 이란 아시다시피 인류의 이익을 위해서 과학적 원리, 지식, 도구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도구를 만들어내는 활동입니다.

 

이제 두 단어를 붙여볼까요? ‘금융공학’은 바로 '수학적 분석 도구를 이용해 금융시장을 분석하는 학문의 한 분야'로 금융에 경영학, 산업공학, 응용수학 등이 어우러진 융합학문입니다.

 

 

 

 

금융공학이 실생활에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 입니다. 앞서 미국은 냉전 종식으로 인해 우주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고도의 자본주의화가 진행되고 금융시장이 점점 더 복잡해 지면서 물리학자들이 자신의 공학적 지식을 금융분야에 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공학이 활성화된 데는 보험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보험사에서는 회사가 손해보지 않을 적정 수준의 보험금액을 산정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미래의 위험을 피하고 적절한 상품을 설계하기 위한 보험수학. 보험수학 역시 금융공학의 한 갈래입니다. 이처럼 금융과 공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금융공학이 어떻게 응용되는지 한 사례를 들어볼까요? 우선 파생상품에 대해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파생상품이란, 기존의 채권, 금리, 외환, 주식 등의 금융자산을 기초로 파생된 상품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금융상품 자체가 거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금융자산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바로 이  '가격변동'을 예상해서 ‘금융상품의 가격움직임’을 상품화 한 것이 파생상품입니다.

 

환율, 금리, 주가와 같은 경제지표는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 변합니다. 여기에 따른 자산가치의 감소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데요, 바로 이때 자산가치의 감소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일 쌀의 가격에 대한 파생상품인 <쌀의 가격이 10% 오른다는 상품>에 100원을 투자했다고 합시다. 실제 내일의 쌀의 가격 변동은 아무도 모르지만, 10% 오른다는 변동성의 위험에 대응 한 셈입니다.

 

어떠세요, 생각만 해도 굉장히 복잡하죠? 쌀이 아닌 채권, 금리, 외환, 주식 등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요. 이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 투자원리를 찾고, 앞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등의 활동에 금융공학이 응용됩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분야가 금융공학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존의 학문 분야에서는 ‘수학 (응용수학)’ , ‘산업공학’ , ‘전산학 (컴퓨터공학) ’ 등의 대학의 학과와 학문분야가 금융공학과 관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IT 업체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전산학, 컴퓨터공학 즉 소프트웨어 개발자 또한 금융분야 에서 굉장히 많이 필요합니다. 기존에는 데이터베이스(DB) 관리, ERP 시스템 구축, 서버관리 등의 유지보수 측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다면, 이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Algorithmic trading) 과 같은 미리 짜여진 분석 결과에 따른 시장거래를 펀드 매니저와 같은 사람이 아닌 잘 짜여진 시스템이 스스로 거래하게끔 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 손을 통하지 않는다면 맹점 또한 존재하겠죠? 2008년 과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사태에서 파생상품이 팽배해 있을 때에도 많은 투자자 들은 공포에 빠져서 이성을 잃고 행동 했었습니다. 프로그래밍에 의한 거래는 '사람들은 항상 이성적으로 거래 한다'는 가정 하에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잇따른 손실로 거대 금융사들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퀀트란, 'Quantitative analyst’ 의 약자로, '정량적(계량적) 분석가'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퀀트는 수학적 모델을 이용한 분석기법을 통해 투자 대상을 탐색하고, 거래 기법을 만드는 이들입니다.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수많은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분석가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좋은 투자기법을 발굴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높이는 퀀트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입니다.

 

최근 대형 증권사에서는 박사급 이상의 퀀트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아이비리그에서도 퀀트를 양성하는 과정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흐름에 따라서 몇몇 교육기관에서 퀀트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금융공학 이야기, 어떠셨나요? 아직도 다소 어려운가요? 미래의 금융시장에서 금융과 공학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을지, 공학뿐만 아니라 또 어떤 새로운 분야가 금융시장과 결합해 새로운 모델을 창조해낼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