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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창조경제의 든든한 기둥, '엔젤투자'가 뭐에요?

애쉬튼 커쳐, 제니퍼 로페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월드 스타로 잘 알려진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엔젤 투자자(Angel Investor)라는 점입니다. IT에 관심이 많은 커쳐는 위치 기반 SNS인 ‘포스퀘어’에, 로페즈는 전자상거래 기업인 ‘티올로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소셜 벤처 기업인 ‘모블리에’에 억 대의 금액을 투자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배우 김 모 씨가 한 벤처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투자면 투자지, 엔젤 투자는 뭐람. 이런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창조 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엔젤 투자(Angel Investment)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아이디어 실현에 활력을 불어넣다, '엔젤 투자'

 

 

엔젤 투자는 1920년대 초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당시 무산 위기에 처한 공연을 후원해주는 사람들을 천사(angel)에 비유했고, 후에는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소기업청과 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 벤처 거품이 터지면서 급격히 감소하던 엔젤 투자자가 최근 창조 경제라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화두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기존 투자자가 '묻지마 투자' 혹은 자금 공급이라는 소극적 역할에 그쳤다면, 최근의 엔젤 투자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기업 경영에 대한 조언이나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는 적극적이면서도 전문성을 지닌 '스마트 투자자'라고 할 수 있어요.

 

엔젤 투자자의 모임인 엔젤 클럽(Angel Club)이 그 좋은 예입니다. 기업가,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등 다양한 개인 투자자로 구성된 엔젤 클럽은 단지 벤처 기업에 자본을 투자할 뿐만 아니라 각 직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한 기업이 경영을 잘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벤처 캐피탈(Venture Captial)과 엔젤 클럽의 차이점이 궁금하신 분이 계실텐데요. 벤처 캐피탈은 기업이나 개인 고객한테 위임받은 자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내는 법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임받은 만큼 투자에 신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통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엔젤 클럽은 구성원이 주축이 되어 투자를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확신만 있다면 아이디어만 있는 벤처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2011년 기준으로 고작 9개에 불과했던 엔젤 클럽은 현재 70여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엔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엔젤 투자에 대한 소득 공제 비율을 현재 30%에서 50~10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벤처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매칭 펀드(Matching Fund)를 통해 벤처 기업과 엔젤 투자자와의 중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젤 투자자의 증가가 창업 활성화라는 밝은 면만 보여주는 건 아닙니다. 바로 탐욕에 사로잡힌 블랙 엔젤(Black Angel) 때문이죠. 

 


탐욕에 눈이 먼 타락천사, 블랙 엔젤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기업에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하는데요. 기업은 기업 이미지에 해가 갈 것을 우려해 적극적을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이와 마찬가지로 블랙 엔젤(Black Angel)은 벤처 기업에 자금이 절실하다는 점을 노려 돈을 빌려준 후, 각종 트집을 잡으며 막대한 돈을 뜯어내는 악질 투자자를 말합니다. 
 
투자는 항상 위험을 수반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철저한 분석과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블랙 엔젤은 무작정 원금 보장 및 일정 수익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방식으로 기업 경영을 저해합니다. 이에 따라 어떤 기업은 엔젤이라는 이름으로 접근한 사채업자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기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엔젤의 특성을 악용해 컨설팅을 빌미로 자문료를 갈취하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엔젤 투자의 악용과 기업·엔젤 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엔젤과 엔젤 클럽을 법제화하고 전문 엔젤에 대한 인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죠.

 


더 많은 천사들을 기다리며


미국 벤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미국의 총 엔젤 투자 금액은 25조 원에 달합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600억원에 불과하죠. 미국의 경우 실리콘 벨리와 같이 벤처 기업을 쉽게 발굴할 수 있는 구조가 활성화되어 있고, 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M&A 시장이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당장의 성패에 조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의 자세’를 지닌 엔젤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새 정부가 창조 경제를 국정 과제로 선정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엔젤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는 앞으로 계속 마련되고 보완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벤처기업을 방문해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엔젤투자와 같은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을 확대하기 위해 세제지원 방안도 기대 됩니다.

 

더 많은 엔젤을 기다리며~ 건전한 투자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늘어나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