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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종자산업, 작은 씨앗이 나라경제를 꽃 피운다!

 금보다 비싼 씨앗이 있다?

 

 최근 금 한 돈 시세 약 23만원, 반면 파프리카 씨앗을 금 한 돈 무게(3.75그램)로 환산하면 37만원에 달합니다. 파프리카가 국내 토종 종자가 아니라 전량이 네덜란드에서 수입되기 때문인데요. 수입 파프리카 씨앗 한 알 가격이 600원일정도로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사이, 작은 씨앗의 가치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고기를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상추. 여러분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추의 종류의 몇 가지라고 생각하시나요? 약 1,0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생김새는 비슷해도 하나의 품목에 포함되는 수많은 종자가 존재합니다. 자라는 환경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의 선호에 따라 상추의 종자가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우리 식탁에 올라와 무심코 먹는 상추.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앞서 보았듯, 씨앗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님께서는 “종자(씨앗이나 묘목)는 이미 그 하나로서 우주이다. 종자 없는 농업은 없다.”며 이미 60여 년 전 종자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습니다.

 

 

 

작은 씨앗속에 무궁무진한 힘이 숨어 있습니다.

<출처: pested.ifas.ufl.edu>

 


 나라경제의 꽃을 피우는 종자산업!

 

 세계적으로 농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그 자체로 거대한 규모입니다. 이에 2,3차 가공품과 식품산업까지 포함한다면 가장 큰 산업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농산업의 중심에 ‘종자산업’이 있습니다.
 
 지금 세계 농업은 종자 전쟁 중입니다. 농가들은 종자 업체로부터 종자를 구입해 이를 심어 수확을 합니다. 여기서 기존 품종에 비해 얼마나 개량된 종자를 쓰느냐가 해당 농가의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즉, 종자는 IT산업에 비유하면 반도체와 같고, 이 기술이 부족한 나라의 농업은 제조업에 비교하면 부품 조립생산 수준에 머뭅니다.

 

 세계 종자산업 시장은 연 5%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1975년 120억달러에서 2010년 689억달러로 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20년은 2010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650달러로 커질 전망입니다. 현재 이 시장을 미국의 M사, 스위스의 S사, 일본의 S사 등 10대 다국적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70%를 넘고 있으며 미국의 M사는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의 가입국입니다. 협약에 따라 해조류를 포함한 모든 식물품종 종자 보호제도가 전면 시행되어 종자산업의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한층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올해 지불해야 할 로열티를 최대 205억원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1년 160억원에 비해 34% 증가한 수준입니다. 반면 2011년 기준 국내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억3,000만달러로 1%에 그쳤습니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란, 식물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보호 및 식물종자 보증제도 등을 국제적으로 보호해주기 위한 국제기구입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67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1월 회원국으로 가입했습니다.

 

 종자 특허를 뜻하는 ‘품종 보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종자시장에서 새로운 품종의 종자는 독점적, 배타적, 산업재산권을 인정받습니다. 일반 특허권에서 보장 받는 것과 동등한 가치가 있습니다. 몇 달 전 국내 전자업체와 해외 전자업체가 스마트폰 부분기술에 대한 특허 분쟁을 벌였듯, 최근 들어 종자업체끼리 특허 분쟁을 벌어지는 일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종자는 식량 주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토종 종자가 없으면 수입하거나 로열티를 지불하며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는 종자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푸른 새싹처럼 우리나라의 종자산업도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출처:iowaindependent.com>

 

 

우리나라의 현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종자산업의 현실은 어떨까요?
현재 외국 기업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르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먹는 농산물의 절반 정도가 외국 업체의 종자로 심어졌다는 뜻입니다. 신고 배, 켐벨 포도, 후지 사과가 대표적입니다.

 

 1996년까지만 해도 외국 기업의 국내 종자 시장 점유율은 14%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H종묘 등 국내 1~3위 업체가 모두 외국기업에 인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기업들이 가졌던 종자에 대한 권리도 외국기업으로 이전됐습니다. 고추나 무, 배추 같은 우리 농산물을 먹을 때 마다 외국기업이 수익을 챙기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청양고추, 금싸라기참외, 불암배추도 외국 기업의 씨앗으로 길러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1,000개에 달하는 종자관련 회사들이 활동 중입니다. 직원 10명 이상은 20곳 남짓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업체는 씨앗을 개량하기보단 다른 곳에서 개발한 씨앗을 베껴 더 싼값에 유통하고 있는 수준이지요. 종자 개발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그 과정이 너무 길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기까지 최소 8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작은 씨앗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줍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종자산업관련 기업인 W사는 내수용 5개 품종과 수출용 6개 품종의 배추를 개발해 2008년부터 미국, 중국, 태국 등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국산 품종 개발이 시급합니다. 여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후는 아열대부터 한 대까지 다양한데다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강우량이 많아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개

량 환경이 좋습니다. 


 

 금년부터 10년 동안 정부에서 6,54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3,250만달러였던 채소 종자수출을 2020년에는 2억달러, 2030년에는 50억달러로 늘린다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민간 종자업계와 연구소, 관련대학과 정부연구소 등의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하네요.


 

 정부는 700억원을 투입해 2015년까지 전북 김제시에 53만㎡규모의 육종연구센터인

‘시드밸리(Seed Valley)' 조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품종 개발을 장기간의 연구를 위한 유전자분석, 기능성 분석 등이 가능한 첨단 연구센터입니다. 2015년 이 시드밸리가 완성되면 국내업체들은 임대료만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육종연구단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종자산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들어 급속한 발전을 하게 된 계기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에 있었습니다. 작지만 고도의 기술이 모여 있는 우리나라 스마트폰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종자산업의 미래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미래에 각광받을 바이오기술의 집합체인 종자산업.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욱 관심가지고 발전시켜야 할 미래의 힘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