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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경제통합 위한 Step By Step, 발라사의 '경제통합이론' 알아보기

1947년 제네바에서 미국을 비롯한 23개국이 조인한 국제적인 무역협정인 GATT를 시작으로 세계는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협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협약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자유무역협정, 즉 FTA를 여러국가와 체결하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EU와 같이 '거대한 경제공동체'에 비하면 어떨까요? FTA 역시 다양한 경제통합의 한 방법이자,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양한 경제통합을 가능케 한 이론들, 오늘은 유명한 경제통합 이론인 벨라 발라사(Bela Balassa)의 '5단계 경제통합 이론'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벨라 발라사에 대한 소개부터 해야겠죠?


발라사는 1928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1991년 5월에 워싱턴에서 죽은 헝가리 출신의 경제학자입니다. 우리에게는 ‘발라사-새뮤얼슨 효과(Balassa- Samuelson effect, 국가의 생산율 제고에 따라 초래되는 수입 인플레)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부분이 모여 하나로, '하나의 경제권 형성하기'

 

경제통합 이론은 얼핏 보면 간단합니다.

 

경제 통합은 '부분적인 경제관계를 통일하여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각국 경제 간에 각종 차별대우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각국 간의 경제관계로서는 가장 고도화된 것입니다.

 

발라사는 경제통합 이론을 1960년대에 정립시켰습니다. '경제 통합이 증가하면 할수록, 시장에서의 무역 장벽은 감소한다'는 기본 틀 속에서 그의 이론은 발전했습니다.

 

경제통합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정(a process)이자 상태(a state of affairs)

 

여기서 Process(동태적 과정)은 ‘각 국민경제에 소속되어 있는 경제단위 간의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뜻합니다. State(하나의 상태)는 ‘각 국민경제 상호간에 여러 가지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인데 차별제거의 정도에 따라 자유무역지역 → 관세동맹 → 공동시장 → 경제동맹 → 경제통합으로 나눠집니다.

 

다시 말해 블라사는 경제통합 이론에서 경제통합의 일반적 정의를 '2개 이상의 국가가 재화와 생산요소의 국경횡단에 대한 장벽을 완화내지 철폐해서 하나의 동질적 시장을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설정했고, '경제적 상호의존관계가 심화돼 궁극적으로 단일 경제체제를 구성하는 것, 즉 공동행동의 궁극적 목표인 단일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을 경제통합의 최종 단계로 설정했습니다.  

 

 

 

                     ([WEEKEND 매경] 끼리끼리 동맹 경제블록…시장선점 긴박한 세계, 2011.11.18 매일경제)

 

 

경제통합, 5단계별로 살펴보기

자, 이제 각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첫 단계는 자유무역지역(free trade area)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통합에 참가한 각 가맹국 상호간에 상품이동에 대한 무역제한조치를 철폐합니다.

 

이에 따라 역내에서 자유무역을 보장하고 역외의 비가맹국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관세정책과 무역제한조치를 실행합니다. 이때 재수출의 방지(저관세국의 수입품→고관세국에 수출)를 규제합니다. 공동의 시장 운영규칙으로는 원산지규정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FTA를 들 수 있지요.

 

두 번째 단계는 관세동맹 입니다.

 

자유무역지대가 구성 된 이후에는 관세동맹으로 발전합니다. 관세동맹(customs union)은 대(對)역외 공통관세(common external tariff)를 부과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각 가맹국 상호간에 상품의 자유이동이 보장되고 비가맹국으로부터 수입시 각국이 공통의 수입관세를 부과합니다. 이 방법은 19세기 이후 경제통합의 전형적 형태로 간주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세 번째, 각 국이 부과하는 관세가 같아지면 다음단계에서는 공동시장을 구성합니다. 공동시장(common market)이란, 역내 제국가간 생산요소의 자유이동이 보장되는 시기입니다. 가맹국 상호간에 재화, 노동, 자본의 자유이동이 보장됩니다. 비가맹국에 대해서는 공동의 관세제도를 채택합니다.


자유이동이 보장되면서 하나의 세계로 가는 물길은 더욱 가속화 됩니다. 이 다음 단계에서는 경제동맹이 결성됩니다. 경제동맹(economic union)은 역내 상품 및 생산요소의 자유이동 + 대역외공동관세 + 경제정책의 조정과 협력 등을 시행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경제정책의 조정과 협력입니다. 각국이 서로의 정책 들을 조율해가면서 점차 하나되는 과정으로 진전을 보입니다.

 

경제동맹을 지나서 이제는 마지막 단계인 완전한 경제통합의 단계로 마무리 되어 갑니다. 완전한 경제통합(complete economic union) 체제 하에서 가맹국들은 상호간에 초국가적 기구를 설치합니다. 초국가적 기구는 가맹국의 사회, 경제정책을 조정, 통합,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각국은 하나의 단일경제로 통합되는 것을 전제로 각종 절차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문제점으로는 공동의 재정, 금융정책의 통일 과정에서 국가고유의 경제적 주권이 초국가적 기구로 이양되는 시기에 각국의 국가주권의 포기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서 결국 정치적 통합(단일국가)이 실현되야 완전한 경제통합이 가능합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까요?

 

우리나라가 해외 여러나라와 진행 중인 FTA는 경제통합 이론에서 보면 걸음마 단계인 1단계입니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가는 길목의 출발점인 셈입니다. 1998년 FTA 추진을 시작한 이래로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매년 FTA 협정 횟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FTA협정을 맺은 국가와의 교역량은 전체의 17%였습니다. 하지만 전체무역 흑자는 188억 달러로 전체 무역흑자액 중 39%를 차지하였습니다.

 

더 큰 통합을 위하여

 

이제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FTA도 발효됐습니다. 우여곡절 속에서 이뤄진 만큼 협정 이후 시장의 변화에 대해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FTA는 경제통합의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관세동맹을 비롯하여 궁극적으로 완전한 경제통합을 위해 나아가는 등의 과제가 있습니다.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뭉친다면 더욱 우리에게는 많은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요?

 

ECC로 경제통합이 시작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발라사의 경제통합 이론은 만들어진 지 50년이 넘었습니다.

 

50년 동안 완전한 경제통합으로 진행된 사례는 아직 없고, 그리스 재정위기를 통해 통합에 가장 근접했다고 하는 EU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입니다. 앞으로 EU가 위기를 극복해 완전한 경제통합의 길로 나갈 수 있을지, 새로운 경제통합 모델의 등장으로 '경제 하나로 묶기'가 더욱 가속화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