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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소값 폭락, 수요-공급 과정에 돋보기를 대보니


얼마전 언론을 뜨겁게 달군 이슈 가운데 '한우 및 육우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우와 육우 가격이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되었죠.

그런데, 고기를 좋아하는 저는 마트나 음식점에서 '소고기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도 그러셨을 겁니다. '한우 가격이 폭락했다는데, 왜 내가 사먹는 쇠고기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지?' 하고 말이죠.

궁금해서 찾아보니, '유통구조'라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산지의 가격변화가 소비자의 체감물가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 쇠고기 가격을 예로 들어 살펴보았습니다.


1만원 소고기 값, 그 실체는 무엇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1만원 소고기는 젖을 짤 수 없어 고기용으로 키워야 하는 육우 수송아지를 말합니다.

본래 국내 사육 소 중 육우 비중은 10%도 되지 않았지만,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소고기 이력제가 정착되고, 한우를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 인해 한우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축산 농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육우 사육두수를 늘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에 2010년 이후 쇠고기 가격은 급락했고, 사료 값은 계속 올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축산농가, 특히 육우 사육농가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소고기 이력제: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쇠고기 혈통과 생산 농가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제도)

 요지부동 쇠고기 가격, 수요공급법칙이 通할까?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쇠고기 가격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쇠고기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축약되었습니다.

첫째, 소비수요가 통하는 상 등급 한우

쇠고기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주된 원인은 할인점·식당 등에서 파는 쇠고기가 거의 1등급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한우고기도 192만 4000원에서 122만 6000원으로 현저한 가격급락 양상을 보였지만, 한우의 62.4%가 1등급 이상입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한우고기는 주로 1++등급, 1+등급, 1등급 등 상위 3개 등급이었고, 일정한 수요에 따라 이들 3개 등급의 소비자가격은 인하율이 낮다보니, 소비자들은 한우고기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둘째, 복잡한 유통구조

축산 전문가들은 한국 인구와 경제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소 260만 마리 정도가 적정한 공급 규모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1년 9월의 경우, 사육 두수가 300만 마리를 넘겨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2011년 초 발생된 구제역 이후 육우는 수입소고기에 내준 시장을 되찾지 못해 폭락으로 이어졌고, 한우 또한 과잉공급으로 인해 소 값 하락을 불러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소고기의 유통구조는

'농가→우시장→산지수집상→도축 가공업체→중간 유통업체(도매상)→정육점·식당·대형유통업체→소비자'의 7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이 일곱 단계를 거치면서 유통업자들의 운영비와 가공비, 이윤이 더해져 이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가격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 수요공급법칙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앞서 유통구조라는 변수로 인해 소비자 느끼는 체감가에는 변동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유통구조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그렇다면 유통구조의 핵심을 이루는 유통업체, 소비자, 생산농가가 개선해야할 점은 없을까요?

생산농가에서는

산지 가격은 폭락하고 있는데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인 현 유통구조 시스템에 대한 비판보다는 체계적인 개선책을 고민해야할 시점 아닐까요?  

가축의 사육과 동시에 도축·판매까지 이루어지는 유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축산농가들의 협력으로 판매 수요조절, 수요촉진을 위한 판촉행사를 통해 수요와 공급에 대한 유연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한우고기에 대한 육질 등급판정은 도축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동일 등급의 상품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제품간의 품질 차이가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점을 유의하고, 각 판매점별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명한 구매선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통업체는

유통구조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통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축산물의 경우에는 도축과 가공, 이와같은 직·간접비 비중이 큰 만큼 마진폭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생산비용절감은 물론 유
통과정 또한 최소화해서 수입축산과의 가격경쟁에 대응하고, 생산과 가공, 유통을 통합하여 유통상의 거품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