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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나라경제]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앱들


지난 2009년 3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미국 앱스토어 유료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었다. 한국인 변해준 씨가 개발한 ‘헤비매크’(Heavy Mach)라는 게임이 그 주인공이었다. 헤비매크는 뛰어난 조작감 등으로 호평을 얻으며 미국 앱스토어 순위 5위까지 올랐다.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앱 생태계에서 “누구나 기술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졌다.

불과 5개월 후 의미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인 개발자인 최강우 씨가 제작한 ‘카툰워즈’(Cartoon Wars)가 미국 앱스토어 유료 부문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었다. 인기 캐릭터인 ‘졸라맨’을 활용한 이 게임은 단숨에 미국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툰워즈의 성공으로 최 씨는 블루지앤씨라는 개발사의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변 씨와 최 씨의 사례는 희망이 됐다. 상대적으로 협소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개발자와 개발사들이 늘고 있다. 성공사례도 진행형이다. 콘텐츠 시장의 본토인 미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등으로 ‘앱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촉발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위기도 앱 분야에서는 예외인 셈이다.

엔터플라이가 개발하고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게임 ‘에어 펭귄’(Air Penguin)이 대표적이다. 에어 펭귄은 지난 3월 미국 앱스토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카툰워즈에 이어 두 번째 경사였다. 엔터플라이는 개발자 6명으로 구성된 작은 회사다. 소규모 회사에서 만든 게임이 출시 4일 만에 미국 시장을 점령한 것이다. ‘코스트디펜스’, ‘제노니아2’ 등의 국산 게임 역시 미국 앱스토어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유틸리티 앱들도 선전하고 있다. 국내 개발사인 포도트리가 개발한 영어단어 학습 앱 ‘슈퍼 영단어 3만’은 지난 5월 일본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분야 유료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지난 8월 말 일본 앱스토어에 출시한 교육 앱 ‘플레이영단어 TOEIC 빈출 1000’도 1위를 차지했다.

천양현 전 NHN재팬 회장이 설립한 코코네재팬 역시 지난 5월 영어 듣기 앱인 ‘키키토리 왕국’으로 일본 앱스토어 유료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7월엔 영어 문법 앱인 ‘갑자기 말되는 영어 문법세상’으로 또 다시 일본 앱스토어 유료 분야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일본 앱스토어는 사실상 국내 앱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밖에도 젤리버스가 개발한 카메라 앱 ‘큐브로’는 지금까지 홍콩, 대만,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 16개국에서 앱스토어 주간 순위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소규모 벤처 앱 개발사들은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정현수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부 기자

출처: 나라경제(KDI, 2011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