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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들여다보면 신기한 물가상승률과 '체감온도'


내가 느끼는 물가상승률, 왜 더 높을까 ?

<주부 A씨는 주말을 맞아 남편과 마트에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마트에 가기 싫다고 TV 리모콘만 잡고 있는 남편... 어휴!!
뉴스에서는 “이번 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대를 기록했습니다...” 라는 기사가 흘러나온다. 쥐꼬리만한 남편월급으로 살아가는 주부A씨는 물가상승이란 말에 한숨이 절로난다.
남편을 끌고 마트에 도착한 A씨, “세상에나,, 뭐가 이렇게 비싸...ㅠ_ㅠ” 4%는 커녕 불과 한달 사이 10%이상 넘게 오른 야채와 돼지고기 가격에 선뜻 손이가지 않는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우편함에 꽂혀있는 수도세, 전기요금을 들고 집으로 돌어온 A씨는 지난달 보다 오른 공공요금을 보고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는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라고 했는데....” >



물가상승률, 내가 느끼는 물가상승폭과 다른 이유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차근차근 의문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부문 물가지수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근원물가지수, 생활물가지수가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많이 접해본 것이 소비자 물가지수 일텐데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를 뜻합니다.
한마디로 전반적인 서비스와 상품의 가격이 얼마만큼 상승했나를 보기위한 지표입니다.
그렇다면 물가란 무엇일까요? 물가란 재화나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수준을 의미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 물가상승률이 다른 이유를 알아 보겠습니다.

첫째,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가계가 소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가격과 서비스 요금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489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여 평균을 내서 측정합니다.
489개 품목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이 있는 반면 적게 오른 품목도 있겠죠? 이것들을 평균을 내서 물가상승률을 구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을 많이 소비할 수록 느끼는 물가상승률이 큰 것입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위해 소비자물가지수의 측정 품목을 상추, 돼지고기, 소주 이렇게 세 가지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번 달 가격상승률이 상추는 10%, 돼지고기는 30%, 소주는 5%라고 한다면,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들을 평균을 내서 발표하기 때문에

(10+30+5)/3= 15% 입니다.

 주부 A씨의 가족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면 발표된 물가상승률 15%보다 더 높게 물가가 상승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출처 : 한국물가협회)
 
하지만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것보다 조금은 더 복잡한 과정으로 계산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두 번째, 
소비자물가지수는 각 품목에 가중치를 반영해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각 품목에 소비자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가중치를 부여해서 평균을 내는 가중평균을 사용합니다. 가중치가 적은 품목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소비자의 체감물가는 더욱 크게 느껴지겠죠? 특히 농축·수산물의 가중치가 다른 품목과 비교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지수의 물가상승률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입니다.

역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는데요.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추, 돼지고기, 소주 3가지의 상품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측정해보겠습니다. 가격상승률 역시 상추 10%, 돼지고기 30%, 소주 5% 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각 품목이 총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우리나라 가정이 대체적으로  상추를 구매하는데 50%, 돼지고기에 20%, 소주에 30%를 소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를 가중평균으로 물가상승률을 구하면

 (0.5*10%) + (0.2*30%) + (0.3*5%) = 5% + 6% + 1.5% 로, 12.5% 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소비자들을 고려했을 때 가계지출에서 돼지고기에 지출하는 비중이 20%인데 반해, 주부 A씨는 돼지고기에  70%이상을 소비한다면 물가상승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겠죠? 
 
결국 평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부품목과 전반적인상품의 물가상승률이 다를 뿐만 아니라 평균 중에서도 가중평균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이 다른 것입니다~ 특히 소득이 낮은 가정일수록 생필품 및 식료품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률이 더 큽니다.



( 출처: e-나라지표 )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가 더욱 반영된 지수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생활물가지수라는 지표인데요. 소득증감에 관계없이 소비지출에 필요한 기본생필품을 대상으로 작성하며, 152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느끼는 물가상승률과 더욱 근접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 152개의 품목도 가중평균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느끼는 물가상승률과 어느정도 차이가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출처 : e-나라지표 )

이왕 물가지수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다른 물가지수들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근원물가상승률( 근원인플레이션율 )라는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지수가 있는데요. 근원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 조사품목 중 곡물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류(도시가스 포함) 같은 외부충격 등에 취약한 품목들을 제외해 작성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활물가상승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물가변동의 흐름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만 측정할까요? 아닙니다~
생산자들의 물가상승률을 측정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생산에 꼭 필요한 상품부분801개, 서비스부분 83개 품목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해서 작성합니다. 생산자 물가지수는 생산자들의 생산 부담을 측정해 경제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가지수를 측정하는 이유 
물가지수를 발표하는 이유는 화폐의 구매력을 측정하기 위함인데요, 소비자물가지수가 10% 올랐다면 화폐의 구매력이 10% 줄어들었다는 말과 같겠죠?
또 다른 이유는 경기상황을 판단하기에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있을때는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나빠질때는 물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경기 판단에 유용한 지표입니다. 그 밖에도 상품의 수급동향 파악, 임금수준결정, 국민연금 결정등에 사용되는 유용한 지표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리셨나요? 최근 물가가 오르고 있어 근심이 많은 분들이 한둘이 아닐텐데요, 불필요한 부분의 지출을 줄여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한다면 물가상승으로 인한 걱정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최선의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