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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불황에는 패스트 패션이 대세?



지난 2월 27일, 세계 최대의 SPA 브랜드인 H&M이 명동에 입점하면서 시작된 SPA 업체 간의 ‘명동 전쟁’이 젊은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금방 입고 금방 버리는 일명 ‘패스트 패션’을 불러 일으키며 자금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의 패션 선택권을 넓혀주고 있는 SPA. 어떻길래 이러한 경제 침체 속에서도 불황을 모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요? 직접 명동에 갔다왔습니다.
* SPA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SPA 브랜드 업체에 대한 간략한 탐구

엄청난 유동 인구의 명동 거리의 모습

유동 인구가 평일 약 100만, 휴일 150만 명에 육박하는 명동의 주요 거리에 위치한 SPA. 그들의 VMD(Visual Merchandising Display)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고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습니다.



타 업체들과는 다르게 보통 3~4층에 이르는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한번 들어 온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 보는 시간을 늘리면서 제품의 시각적 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한번 들어 가다 보니 1층에서 2층으로 왔다 갔다 거리다 한 가게에서만 거의 40분의 시간을 보내고 나온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가격은 SPA가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인데요. 실제로 가격을 살펴보면 기본 티셔츠와 같은 제품의 가격이 9~20천원, 청바지는 3~5만원, 자켓 류는 6~18만원 정도의 가격 대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백화점에 있는 브랜드 제품과 비교했을 때 많이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싸고 젊은이들의 주머니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또한 2주 뒤면 매장 내의 옷들이 싹 달라져 있을 정도로 제품의 회전율이 높아 금방 옷에 질리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잦습니다. 타 의류업체는 제품의 회전율이 2주 단위가 아니라 시즌 별로 바뀐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전에 갔을 때와 며칠 전에 간 ZARA, H&M, UNIQLO 등의 매장이 싹 바뀌어 있어서 감탄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 때 마음에 들어 했던 옷이 사라져 있어서 한탄스럽기도 했어요. 이렇게 ‘이번에 사지 못하면 다음에 사지 못한다’는 심리를 일으켜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프 출처: 패션비즈)


이렇게 벌어들인 SPA 업체들의 매출은 가히 상상 이상인데요. 2009년 작년 한해 동안 ZARA는 850억 원, Forever21은 230억 원, UNIQLO는 1800억 원을 벌어들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2010년 매출 예상 액은 ZARA 1800억 원, Forever21 500억 원과 같이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는 데도 SPA 업체들은 어떻게 이러한 매출 양상을 보일 수 있는 것일까요? 불황을 모르는 그들의 행진은 아이러니하게도 경기 불황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A 업체의 호황과 한국경제 불황과의 관계


2008년 미국 발 경제 침체로 한국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내려서면서 2010년 올해는 청년 실업이 10% 대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경제 성장률은 5% 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 사정에서 백화점의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SPA에 소비자들의 집중이 쏠리게 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옷을 사도록 유인하였고 실제로 매장에 가면 fitting room 앞에 서있는 사람들이 기본 5~6개 정도의 옷을 들고 있으며 그 중 3~4개를 계산대로 가지고 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패션에 민감한 젊은 이들의 경우, 같은 가격에 한 벌만 사기 보다는 여러 벌의 옷을 사서 다양한 패션을 연출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은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프 출처: 디지털 타임스)


2009년에 알바몬이 실시한 ‘대학생 용돈사용실태 조사’ 결과 대학생들의 한달 용돈은 평균 29만원. 지난 학기보다 씀씀이가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학생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지출액 증가(28.2%)를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소비자 물가 지수는 계속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 해보다 약 3.8%가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20대 젊은이들로 하여금 SPA 브랜드를 더욱 선호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보입니다.

빠르게 소비하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환경 오염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SPA 업체들도 천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매장에 들렸다가 보게 된 태그. “This garment is made from a natural and renewable resource with minimized impact on the enviro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