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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노트,인터넷,핸드폰...가계부 종류별로 써보니


시간이 벌써 4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네요.따뜻해지는 날씨처럼 지갑에도 훈훈한 바람이 불어야 할 텐데요, 꾸준히 오르는 2010년 3월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닙니다. 2009년 11월 이후 5개월 째 오르고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4% 상승했습니다. 특히 먹을거리 물가를 대변하는 신선식품지수의 상승률은 작년 3월과 비교했을 때 8.5% 오른 상태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 및 전년동월비 등락률 추이
(차트 출처: 구글)

 
2010년 3월 소비자생활물가 / 전년동월비교
(내용 출처:통계청)


이처럼 내려갈 줄 모르는 물가를 보며 철저한 돈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요, 가계부를 꼼꼼히 쓰는 것은 부자되는 재테크 제1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종류도 많고 나에게 맞는 가계부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몰라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가계부들을 직접 써보았습니다.



유형 A 가계부 노트) 나는 가계부로 간단한 수입/지출만 관리한다
간단한 수입·지출을 관리하시고 싶으시다면 일반 가계부 노트로도 충분합니다. 가계부는 기록하는 방법에 따라 단식과 복식으로 나뉘는데요. 단식은 쉽게 말해 수입과 지출 등 개인의 현금 흐름대로 쓰는 금전출납부입니다. 누구나 쓰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축이나 계좌이체 등의 관리는 애매모호한 단점도 있습니다. 요즘처럼 월급통장부터 보험, 주식, 주택 등 여러가지 계좌를 한번에 운용하는 상황에서 자산관리를 파악하는 것이 쉽진 않지요.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복식 가계부입니다. 복식 가계부는 장부별로 잔액관리가 가능해 돈의 흐름과 수입·지출의 유기적인 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용방법이 복잡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형 B 온라인 무료 가계부) 인터넷을 많이 쓰는 나, 공짜로 가계부를 쓰고 싶다
온라인 가계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식과 복식의 장단점이 보완되어 깔끔하고 편리한 가계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가계부는 무료와 유로로 나뉘는데요, 재테크 포털인 모네타의 미니가계부(mini.moneta.co.kr), 네이버 가계부(moneybook.naver.com), 다음 가계부(moneybook.daum.net)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무료 가계부 서비스입니다. 무료 가계부는 보통 단식부기를 기본으로 하며 서비스가 다양한 편입니다. 기본적인 소득과 지출을 써 넣으면 이를 기간이나 내용별로 그래프나 표를 통해 소비 패턴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줍니다.

네이버 가계부는 금액입력 기능을 마이너스와 소수점 단위까지 쓸 수 있도록 세분화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되면서 카드관리 기능이 강화되었고, 캘린더 서비스와 연동해 가계 일정을 관리하고 무료 문자로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금과 카드 지출의 구분이 되지 않아 꼼꼼한 지출을 관리하는 데에 불편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 가계부 '테마이야기' 화면

가계부의 내역을 서로 공개할 수 있는 것는 '테마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서로의 지출을 볼 수 있고 충고를 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소비 습관이 합리적인가를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공개 일기’처럼 서로의 자극을 통해 절약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셈입니다.



유형 C 메신저 연동 가계부) 자주쓰는 메신저에 가계부도 연동해서 쓰고 싶다

모네타 미니가계부

생활 재테크 포털인 모네타의 가계부 또한 꾸준히 사랑받는 온라인 무료 가계부입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이모티콘과 간편한 사용법으로 유명하죠. 가계부를 쓰다보면 아시겠지만 카드로 쓴 금액은 현금이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출 항목이라 현금과 혼동될 경우가 많지요. 카드와 현금 지출을 분리해서 기록해둘 수 있는 특징은 모네타 가계부의 큰 장점입니다. 매달 일일이 계정을 입력해야 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무료이고 대형 재테크 포털를 자주 드나들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 가계부를 함께 쓰기에 접근성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모네타 가계부는 메신저 프로그램인 네이트온과 연동시킬 수 있습니다.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따로 웹사이트에 접속할 필요 없이 메신저에서 바로 가계부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했는데요. 창이 작아서 스크롤이 자주 생기고 손이 더 많이 가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유형 D 온라인 유료 가계부) 돈 내고 쓰더라도 다양한 항목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싶다
신용카드를 많이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유료 가계부가 더 편리할 수 있습니다. 계좌 통합 기능이 있어서 주로 이용하는 카드사·은행의 신용카드 정보와 통장 계좌번호 등을 등록해 놓으면 일일이 기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사용 내역을 정리해주기 때문입니다. 복식부기가 기본 베이스라서 더욱 세밀한 분석으로 재무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유료 가계부를 쓸 때면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포괄적으로 계정을 크게 구분해 종류를 작게 쓰는 방법이 있고, 아주 자세하게 구분해서 계정 종류를 다양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기 때문인데요. 꼼꼼히 가계부를 쓰려다 자칫 가계부 운영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에 빠지는 것입니다.

유료 가계부 이지데이의 계정 구분

유료 가계부를 써보니 계정을 5~6개 정도로 적게 구분하면 쓸 때는 편리했지만, 나중에 통계나 수입-지출 현황을 꼼꼼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처음에 귀찮더라도 계정을 세분화시켜놓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지데이의 경우 무료 가계부보다 좀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매월 자동이체 되는 공과금이나 적금 같은 거래를 거래 예약하면 해당 날짜에 자동으로 거래 생성되는 '거래 예약기능', 가계부에 자동차지출거래를 등록하면 차계부에 자동등록되는 '차계부 연동기능', 계좌 통합 기능 등 무료 서비스에서는 받을 수 없었던 좀더 체계적인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계정을 원하는 만큼 만들 수 있어서 하나의 아이디로 전 가족의 자금 흐름도 기록해둘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괄 수정기능이 없는 것은 큰 단점이었습니다. 이미 거래 기록을 많이 해둔 상태에서 항목이나 계정을 삭제하면 기존 계정의 모든 내용이 다 삭제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료 가계부를 쓸 때는 처음에 항목과 계정을 명확하게 계획해놓고 쓰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유형 E 휴대폰 가계부)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을 관리하고 싶다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스마트폰 유저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가계부 서비스도 모바일로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가계부를 이용할 경우 돈을 쓸 때마다 휴대폰으로 기록하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동 저장되기 때문에, 저녁에 지출 내역을 꼽아가며 가계부를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 가계부는 수입 지출과 보고서 등 가계부의 기본 기능 외에 모바일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했습니다. 돈을 쓴 후 문자를 통해 지출 내역을 기록해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가계부를 적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장점인 셈입니다. 신용·체크카드 등의 사용내역이나 매달 고정 지출·수입·저축 등도 반복 기능 설정을 통해 자동으로 입력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쓰고 계신 분이라면 앱스토어에서 '가계부', '자산관리'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다양한 가계부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쓸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들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아이폰 가계부 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하나은행 아이폰/아이팟 가계부 프로그램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가계부 뿐만 아니라 자산포트폴리오, 자산현황 리포트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의 불안정함을 커버한다면 더욱 대중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자사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조만간 더 편리한 가계부를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부, 부자되는 첫 걸음
전문가들은 절약이 부자가 되는 첫 걸음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부자들을 주로 상대하는 한 시중은행의 PB(Private Banker)는 "자수성가형 부자들의 공통점은 그들 대부분이 지독한 짠돌이라는 점"이며 "자신의 지출을 체크하고 통제할 줄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계부는 지출을 통제할 수 있고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1, 2월에는 쓰다가 서서히 손을 놓고 계셨다면 오늘부터 다시 가계부를 펼쳐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