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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앱스토어 1위 게임업체 이유 물어보니


아이폰ㆍ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으로 점화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연일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쏟아지니 소비자도 어안이 벙벙할 지경. 그러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발전가능성을 무려 10여년 전에 예측한 기업이 있다. 소비자가 돈내고 사고 싶을 모바일 콘텐츠로 게임을 선택한 컴투스는 창업 이래 지금까지 업계 1위다.

좋아서 시작한 일, 모바일 게임업계 1위라니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는 줄곧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왔다. 2003년 모바일 게임업체 최초 100억원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8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2009년 매출액은 317억원, 영업이익이 53억원에 이른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 ‘슈퍼액션히어로’, ‘이노티아연대기’ 등 장르별로 다양하다. 특히 2005년 출시한 ‘미니게임천국’ 시리즈의 경우 3년 누적 다운로드 수가 8백만을 넘겼다. 보통 모바일 게임은 출시 1~2년 만에 1백만 다운로드만 넘기면 ‘대박’이라고 본다.



이 같은 성과를 얻은 데는 컴투스의 남다른 개발력과 추진력이 있었다. 컴투스 박지영 대표(35)는 성공요인으로 모바일 환경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재미를 높인 개발팀의 경험과 노하우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인터넷 게임을 너무 좋아하던 대학 동기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었다. 게임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덕분에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했고 꾸준히 킬러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새롭게 형성되고 있어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미래를 내다보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 게임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지금의 컴투스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처음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을 때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산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박 대표는 과감했다. 무려 2년 가까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했다. 일단 사람들이 써 봐야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살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2000년 초 공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이 힘이 돼 버틸 수 있었다.

유료화가 시작됐을 무렵엔 플랫폼(platform;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데 쓰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총칭하는 말. 윈도우 같은 OS도 포함된다.)이 자바(Java; 미국 선 마이크로시스템사가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뀌었다. 플랫폼이 바뀐다는 것은 개발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것인 만큼 진통이 매우 컸다. 과다경쟁으로 업계 내부의 갈등과 출혈이 심한 때도 있었다. 박 대표는 “무한경쟁이다 보니 항상 위기는 바로 옆에 있다. 그걸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늘 생각한다. 지금의 순위보다는 앞으로의 순위에 더 관심있다”고 말한다.

해외시장 공략 ‘속도’가 생명

최근에는 게임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아졌다. 더욱이 게임시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연다. 한번 다운로드에 3~4천원의 비용이 든다. 흡인력 있는 게임 하나 만드는 데 보통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장르나 타깃유저에 따라 작게는 3명에서 10명이 넘는 팀 작업이다. 개발비용은 그 기간과 규모에 따라 비례한다.

개발을 마친 콘텐츠는 출시 전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기간은 1주일 정도. 심의대상이 많을 땐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최근 열풍이라는 앱스토어(App Store; 애플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의 한국 시장에는 정작 게임 카테고리가 빠져있다. 왜? 개인개발자들이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고 오픈마켓에 콘텐츠를 올리게 되는 구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위법 행위를 할 우려가 생기자 애플사는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아예 닫아버렸다. 박 대표는 “우리에게 한국 시장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는 서비스를 못하고 외국을 떠도는 신세가 돼버렸다”며 아쉬워했다.



컴투스는 올해 자체개발 13개, 애플 앱스토어에 16개, 안드로이드ㆍ바다 등 신규 스마트폰 플랫폼에도 10개 이상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매출에서 해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국내와 다른 차별전략이 있는 것은 아닐까.

“올해 목표 중 하나가 국내 출시된 서비스를 2~3개월 후엔 해외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개발 스튜디오의 결과를 가장 시의성 있게 시장에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실제 컴투스는 지난해 미국 앱스토어에 8개 콘텐츠를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게 많다. “고민을 오래 하기보다는 시장에서의 경험과 실패를 개발과정에서 녹여내는 게 옳은 전략 같다. 오픈마켓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온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모든 게임 타이틀이 사랑받을 수는 없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유저를 만족시켜야 하는 미션이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세계의 숨겨진 유저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지난 10년 동안의 변화보다 더 크고 빠른 변화가 감지된다. 준비한 자만이 살아남는 시대, 그 선두에 서 있는 컴투스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마저 느낀다. 박지영 대표는 앞으로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될수록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에서 나올 때 지갑은 두고 와도 휴대폰은 가져오지 않냐는 그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컴투스는 웹과 모바일의 융합을 대비해 온라인 게임서비스도 시작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것이 좋은 일일까 싶다.

“다가오는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쌓고 다음 경쟁력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의 경쟁력은 변화라는 바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그것을 흡수한 거다. 실패에서 배워서 더 잘하자는 주의다.” 위기감을 즐긴다는 박지영 대표. 2007년과 2009년 두 번의 출산을 겪으면서 달라진 점을 물으니 각 부서장의 권한과 책임이 커져 의사결정구조가 더 탄탄해졌단다. 그리고 집에 가면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어 좋아졌다. 회사에 오면 아이들을 잊을까? 그건 비밀! /출처 : KDI 나라경제, 글 : 박지영  · 컴투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