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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인도에서 현대차, 삼성 태양광폰, LG 세탁기 보니

 
인도에서 한국 제품은 철저한 인도 현지화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LG전자 세탁기, 현대차 등 3개 제품은 꾸준히 인도 중산층 지갑을 열게 한다.  글  최문석  KOTRA  뉴델리KBC  센터장


인도 중산층의 꿈 중 하나가 한국 전자제품과 현대차를 갖는 것이다. 현대차의 아이텐(i10)을 타고,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LG전자의 드럼세탁기로 빨래하기를 희망한다. 실제로 중산층 가정에 가 보면 대형 LED TV, 양문형 냉장고, 드럼 세탁기 등 전자제품에는 온통 LG와 삼성 마크가 붙어 있다.

 

12억 인도 인구 중 중산층은 약 4억 명. 소비 주축인 중산층에 한국 제품은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선보인 한국 제품이 불과 10년 사이에 인도인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제품이 선전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시장 잠재력을 포착한 한국 기업의 적기 진출이다. 95년 8월 인도법인과 벵갈루루에 R&D센터를 지으며 인도에 첫발을 디딘 삼성전자, 97년 컬러TV 공장을 지으며 진출한 LG전자, 첸나이 공장을 시작으로 인도 공략에 나선 현대자동차 모두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감행했다.

한국 기업보다 먼저 진출했지만 인도 시장 환경의 척박함을 이기지 못하고 떠난 일본 및 다국적 기업과 큰 차이점이다. 한국 기업은 뉴욕보다 비싼 뭄바이의 사무실 임대료, 끝이 보이지 않는 각종 투자 절차, 뒷돈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부패한 관료제도 속에서 특유의 뚝심과 근성으로 버텼고, 어려울수록 더욱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둘째,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해 가격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다. 부품 조달 현지화, 한국인 파견 인력의 최소화와 한국식 생산공정 노하우 이전 등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여 기존 유명 일본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셋째, 제품의 현지화 전략이다. 인도인이 선호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채택했을 뿐 아니라 인도 현지 사정을 제품 기능에 첨가했다. 인도 음식 100여 가지 조리법이 내장된 전자레인지, 잠금 장치가 달린 냉장고 등 현지인 입맛에 철저히 맞춘 제품이 인도인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현재 인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한국 제품,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은 어떠할까.


현대차  i10·상트로 씽씽 달려

현대자동차는 현재 인도 승용차 시장점유율 2위다. 2009년 시장점유율은 20.6%로 2008년 대비 18.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3년간 인도 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한몫했다. 

인도 전체 산업 수요의 75%를 차지하는 게 소형차 시장이다. 현대차가 돌풍을 일으킨 건 1998년 9월 상트로(국내명 아토즈)를 선보이면서부터. 인도 현지에 비포장 도로가 많은 점을 감안해 차체 바닥 높이를 올리고, 집중 호우로 침수가 잦은 것을 고려해 바닥 쪽에 있던 전자제어장치를 엔진룸 위로 바꾼 인도 전략형 모델이었다. 

이어 현대차가 모두 1796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i10 역시 출시 직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인도인이 좋아하는 소형차에 카파엔진을 달아 연료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i10은 2008년보다 31.2% 증가한 13만7564대를 팔았다. 다음으로 상트로가 8만2596대 판매됐다. 

한국에선 소형차로 분류되는 베르나 역시 인도에서는 부유한 계층이 타는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중형차 쏘나타는 인도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인도 전체를 기준으로 연간 1만 대 미만만 팔려 희소성이 높은 고급 차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적합한 차종 개발에 몰두하는 동시에 글로벌 품질 기준을 인도에 적용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의 태양광폰

삼성전자 역시 여러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인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의 경우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09년 11월 기준 전체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별화 전략 덕분이다. 선두 업체인 모토롤라가 저가시장을 공략할 때 삼성전자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였다. 기능 위주가 아니라 철저하게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만든 신기술 휴대전화다. 

그게 바로 태양광폰 ‘크레스트 구루’다. 인도가 일조량이 풍부한 반면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휴대전화를 많이 쓰는 중산층 비즈니스맨들은 햇빛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한 휴대전화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말 출시해 하반기에만 20만 대 이상 팔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휴대전화 부문에서 터치 붐을 일으키며 1000만 대 팔린 터치스크린폰 ‘스타’도 출시해 소비자 사이에선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연간 1억 대 이상의 수요가 있는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연평균 70%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늘어나는 중산층 공략을 위해 휴대전화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과 수요가 양극화돼 있는 인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도시에선 대규모 네트워크를 지닌 기존 유통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 반대로 시골 지역에선 중저가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별도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몰두 중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측 얘기다.


LG전자 스팀 드럼 세탁기는 주부의 로망

에어컨, 냉장고, TV,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약 30%를 유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는 연평균 성장률 3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LG 세탁기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30%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세탁기로는 인도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자동 및 2조식 드럼 세탁기가 있다. 인도 가정주부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모델은 스팀 드럼 세탁기다. 한국에서 생산돼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팀 드럼 세탁기는 비싼 가격에도 LG의 브랜드 인지도, 공격적인 광고 전략 및 첨단 제품이라는 인식에 힘입어 전체 세탁기 시장의 30% 정도에 불과한 드럼 세탁기 부문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출처 : FTA 세상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