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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자취생의 희망, 대학생 임대주택 알아보니

울산토박이 L양, 대학생이 되어 서울로 상경한지 올해로 벌써 4년째이지만,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자취방 구하는 일은 L양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학교의 기숙사가 있지만 경쟁률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예전과 달리 기숙사 비용이 많이 올라 자취방 월세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 근처의 방들도 해마다 값이 올라 올해는 학교와 떨어진 곳으로 방을 얻을 계획이다. 몇 일 내내 매매사이트를 지켜보며 싸게 올라오는 방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보지만 결국은 작년보다 보증금과 월세 모두 조금씩 비싼 방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또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걱정 이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방을 얻어 올 한해는 방 걱정을 덜게 되었다.

 위의 L양과 같이 현재 서울시내 54개 대학에 재학 중인 지방학생은 약 14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기숙사 수용인원은 약 1만 8천여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인데요. 나머지 약 87% 학생들은 대학생활 내내 서울에서 방을 구하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취업난까지 계속되면서 대학생들의 학교생활은 평균 5~6년으로 길어지고 있고, 졸업 한 취업준비생까지 고려해 본다면 이 사람 많고 좁은 서울에 대학생들의 몸을 눕힐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외에도 대학가 주변의 기존 자취방들이 고급 원룸으로 신축되고, 대학 주변지역의 재개발, 민간자본으로 지어져 비싸지는 대학교 기숙사 비용 등과 같은 장애물들로 인해 지방학생들과 부모님의 고민은 날로 깊어집니다. 

직접 자취방을 구하러 다녀 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위의 현실에 고개를 끄덕거림과 동시에 한숨을 쉬게 될 텐데요. 서울시에서 이런 지방대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나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Youth Housing이 바로 그것인데요.



Youth Housing은 국토해양부, 한국사학진흥재단, 서울시와 SH공사가 기존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해 저소득 대학생에게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 150가구 공급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 2000여가구를 공급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존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우선 1차로 서울 성북구 정릉동과 광진구 자양동 등지의 다가구 주택 22동을 리모델링한 61가구가 공급 되었습니다. 임대 보증금은 100만원으로 모두 동일하고 전용면적에 따라 월 임대료는 3만 8천원 ~ 17만원으로 시중 저렴한 서울 대학가 시중 임대료에 비해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책정되었습니다.

대부분 다세대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임대하는 것으로 전체 전용면적에서 공유면적과 개별면적으로 또 나누어집니다. 다시 말해, 거실을 공유하는 형태로 하나의 주택 안에서 최대 3인까지 개별공간을 가지고 공동생활을 하는 형태입니다.

이번 1차입주자는 135명으로 지난 1월 4일부터 29일까지 SH공사 홈페이지(www.i-sh.co.kr)를 통해 신청을 받았습니다. SH공사의 신청현황에 따르면, 총 515명이 신청함으로써, 4:1의 경쟁률을 기록 했습니다. 방학중이여서 많은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고려해 보았을 때 많은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신청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SH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공급된 임대주택의 위치와 자세한 방 내부 사진까지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범사업으로 공급되는 주택은 연세·명지대, 고려·국민·성신여대 및 건국·세종대 인근입니다.

<임대주택 내부사진 - 출처: SH공사 홈페이지>

<출처: SH공사 홈페이지>              

 

그럼 어떤 사람들이 이 Youth Housing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느냐? 라는 궁금증이 제일먼저 들텐 데요. 현재는 6순위까지 신청자격이 주어지며, 순위가 높을수록 당첨확률이 높아집니다. 각각의 순위에 해당하는 대상자를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 수급자 자녀나 차상위계층의 자녀로 한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대상에게 혜택이 먼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재 서울시내 대학에 재학 중인 지방학생의 비율을 고려해 보았을 때 좀 더 많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태로의 지원이 이루어지도록이 확대되면 좋을 것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생 친구들을 보면 종종 주변 친구들에게 "서울에 집있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해~" 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질때가 있습니다. 같은 대학생 신분일지라도, 서로가 모르는 상황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요. 이번SH공사가 시행하는 Youth Housing은 대상이 되는 대학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좋은 사업으로 보여 지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고 보완되어 같은 고민을 가진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혜택을 누렸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