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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돈(豚)으로 푸는 돈(Money)의 경제


최근 돼지독감(SI)과 삼겹살의 가격폭등, 가짜 삼겹살문제로 인해 전국이 돈(豚)과 돈(Money)에 울고 웃고 있다. 경제학 초보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표음식 삼겹살은 이렇게 돈(豚)과 돈(Money)에 우는 요즘 경제의 속사정을 잘 담아내는 바로미터가 아닐 수 없다.

금(金)겹살 파티

지난 금요일 이지훈씨(24세, 대학생)는 후배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카드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후배들과 삼겹살 6인분과 소주 6병, 음료수 3병, 공기밥 6개를 먹은 후 나온 계산서엔 81,000원이 적혀있었다.

구분

단가

수량

합계

삼겹살

9,000원

6

54,000

소주

3,000원

6

18,000

음료수

1,000원

3

3,000

공기밥

1,000원

6

6,000

합계

81,000

이씨는 최근 삼겹살 급등에 대해, “삼겹살의 가격이 작년엔 6,000원이었거든요? 근데 이젠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어버렸어요. 예전엔 후배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하면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엔 큰맘 먹고 모여요.”라며 삼겹살가격 때문에 선후배간 유대감이 멀어질까 걱정했다. 이제 용돈 받아쓰는 대학생에게 삼겹살은 큰 맘 먹고 먹어야 하는 금(金)겹살 파티가 되어버렸다. 

삼겹살을 알고 드시나요?

이씨에게 물었다. 삼겹살이 뭔지 알고 드세요? 설마 내가 그것도 모르겠냐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물어본다. 맞다. 삼겹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삼겹살을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가짜 삼겹살이 잘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림부고시 제2007-82호에 의거 ‘식육의 부위별·등급별 및 종류별 구분방법’에서 삼겹살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겹살이란?


출처: 스포츠조선

삼겹살은 제5갈비뼈(늑골) 또는 제6갈비뼈에서 뒷다리까지의 등심부위를 분리한 복부 근육부위로서 지방두께를 7㎜이하로 정형한 것을 말한다. 즉, 돼지의 배부위 살과 지방을 의미한다. 

삼겹살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삼겹살도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될 때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삼겹살의 공급자는 돼지를 키우는 사람이나 도축업자, 도매업자가 될 수 있고, 삼겹살의 수요자는 식당과 가정이다. 가격은 수요자가 팔고자하는 가격과 공급자가 공급하고자 하는 가격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이 된다. 그러나 삼겹살의 공급과 수요는 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격의 변동이 생긴다.

공급곡선과 수요곡선으로 보는 돼지독감 & 조류독감 



공급이 일정하다면 최근 멕시코와 미국에서 유행하는 돼지독감(SI)로 인해 국내에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삼겹살의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수요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하여)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조류독감이 발생하거나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에 삼겹살이 좋다는 얘기가 많아지면 수요는 증가하여(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칠레산 삼겹살 생산감소와 유럽산 삼겹살 수입이 증가하면...



전 국민의 대표음식 삼겹살의 수요가 일정하다면, 삼겹살 수출국인 칠레의 삼겹살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돼지새끼 폐사율 증가, 사료값 폭등이 일어나면 공급이 줄어들게 되어(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유럽산 삼겹살 수입이 증가하거나 국내 돼지생산량이 증가하면 공급이 증가하여(공급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삼겹살 대신에 소나 닭? 아니면 생선을?

삼겹살 영향은 주식시장도 빗겨나갈 수 없다.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해 증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주식을 테마주라고 한다. 돼지독감으로 수혜를 보는 테마주는 수산물, 쇠고기, 닭고기, 백신개발업체 등이 있다. 문제가 있는 삼겹살 대신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소고기와 닭고기, 수산물을 찾게되고, 돼지독감을 치료하는 백신의 수요가 늘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테마주는 돼지독감의 영향으로 단기에 급등해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멕시코와 미국여행 상품을 파는 여행사와 항공사는 주가의 움직임에 울상을 짓고 있다. 물론 위기가 찬스라는 주식시장의 명언(?)에 따라 오히려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는다.

가짜 삼겹살의 등장


작년에 우리국민은 삼겹살을 50만톤을 먹어치웠다. 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중 13만톤이 목살과 삼겹살이고, 수입산 삼겹살이 11만톤이다. 공급은 24만톤인데 수요는 50만톤이라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동일하다면, 그 차액인 24만톤은 어디서 나타난 것이란 말인가? 결론은 간단하다. 나머지는 다른부위와 비계를 접착한 짝퉁 삼겹살이 시장에 공급된 것이다. 짝퉁 삼겹살과 급등하는 금(金)겹살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돼지를 삼겹살로 만들어 공급하기 위해서는 6개월정도가 소요된다. 쉽게 공급을 늘일 수 없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또 삼겹살은 우리 국민 대표음식으로 소고기값보다 비싸지 않는한 계속 사먹을 수밖에 없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부족한 공급을 충당하기 위해 가짜 삼겹살이 늘어나게 된 것이고 가격은 쉽게 내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공급업자는 가짜삼겹살을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찾는 삼겹살을 제공(?)해 주어서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돈(豚)으로 푸는 돈(Money)의 경제



돼지고기(삼겹살) 가격은 선후배간의 유대감에도, 수요자인 가정에도, 주식시장, 국가경제와 EU와의 FTA와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돈(豚) 때문에, 돈(Money)이 울고 웃는 경제가 되버렸다. 복(福)을 불러온다는 돼지의 이미지처럼 모든 사람이 웃기만 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경제야∼웃자.


 

취재·글 기획재정부 블로그 기자단
'The Mosfers'
송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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