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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신종플루, 세계경제에 끼친 손해는 얼마?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플루(Influenza A)가 발생 2주 만에 지구촌 전역으로 번지면서 세계경제가 불안에 떨고 있다. 신종플루가 WHO(세계보건기구)의 우려처럼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발전할 경우 미국발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종플루의 발생현황 및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신종플루은 지금

신종플루는 2009년 3월 18일 멕시코에서 처음 감염 의심자가 발생하였으며, 4월 25일 WHO에서 공식 감염자로 확인되었다. 이후 인접국인 미국 및 캐나다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5월 10일 현재 29개국에서 4,300여명이 감염되었으며, 사망자는 멕시코 48명, 미국 3명 등 4개 국가 총 53명으로 나타났다. WHO는 현재 5단계인 전염병 경보를 최종단계인 6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신종플루가 전염병 대유행으로 번질 경우 세계인구의 3분의 1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돼지의 몸속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와 인간 인플루엔자가 섞여 만들어진 변종 바이러스다. 돼지인플루엔자는 과거에도 있었다. 또한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사례가 있어서 돼지축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돼지가 독감에 걸리면 같이 감기 증세를 보이곤 하는 사례가 보고됐었다. 그러나 이번 신종플루는 기존의 것과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염된다는 점이 특이한데, 이는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경제에는 얼만큼 손실?

신종플루가 조기에 진정되지 못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항공ㆍ숙박 등 관광과 외식, 오락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ㆍ멕시코 경제 : 관광산업은 원유수출, 해외 노동자 송금과 함께 멕시코의 3대 외화 수입원이다. 신종플루로 인해 우선 멕시코의 관광수입이 크게 줄었다. 여행객들은 멕시코 관광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시티는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병원, 통신, 교통 등 필수산업을 제외한 거의 전 사업장을 시한부로 폐쇄하였다. 이에 따라 영화관, 음식점, 나이트클럽, 박물관 등이 문을 닫으면서 멕시코시티에서만 하루 7억7,700만페소(5,700만달러)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관광수입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멕시코는 1차산품 수출이 전체 수출의 24.4%를 차지하며 그중 80%를 미국에 수출해 왔는데, 이번 사태로 미국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페소화 급락과대외자본 유출 등에 따른 대외부채 누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ㆍ세계경제 : 세계은행은 인플루엔자의 전염속도 및 치사율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하여 인플루엔자 전염병 발생 시 세계경제 성장률이 최소 0.7%에서 최대 4.8%까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국가그룹별로는 개발도상국이 높은 인구밀도, 위생체계 불량 등으로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관광 및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선진국보다 더욱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ㆍ한국경제 : 신종플루 감염이 인접국으로 확산되면서 장기화될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경제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감염국의 소비지출 감소, 해외 전시회 및 수출 상담회 취소, 외국인 출입국 통제 등 무역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DI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1%p 하락하면 한국경제 성장률은 0.6-0.8%p 하락한다. 산업별로는 항공, 여행, 육류 관련 산업과 해운, 물류 등과 중남미 주요 수출 품목인 전자, 자동차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루엔자 대유행 사례는 어떤 게 있었나?

전세계적으로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유행한 것은 1918-19년의 스페인독감, 1957년의 아시아독감, 1968-69년의 홍콩독감 등이 있었다. 그리고 인플루엔자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2002-2003년의 사스를 들 수 있다.

ㆍ스페인독감 : 스페인독감은 실제 팬데믹으로 보고된 가장 최악의 사례로 1918년 3월 북미 캔사스 지방에서 시작되어 불과 4개월 만에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군부대 이동경로를 따라 전세계로 확산되었으며, 주로 15-35세의 청장년층이 많이 사망하였다. 지금에 비해 대륙 간 이동도 빈번하지 않았고, 교통수단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독감의 강력한 전파력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치명적이어서 WHO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보고된 치사율은 10%로 전세계에서 5천만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되고 이 중 14만명이 사망하였다.

ㆍ아시아독감 : 1957년 2월 중국에서 발생한 아시아 독감은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를 거쳐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20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학교, 집회 등을 통해 확산되었으며, 주로 어린이와 노인들이 사망하였다. 발병 근원지는 주로 가축사육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이었으며, 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ㆍ홍콩독감 : 1968년 홍콩에서 발생하였으며, 6개월 만에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주로 군부대 요원의 이동을 통해 확산되었으며, 특히 월남전 참전자들을 매개로 미국에 전파되면서 미국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969년 3.1%에서 1970년 0.2%로 하락하였다.

ㆍ사스 : 2002년 11월경 중국에서 발생하였으며, 2003년 상반기중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어 27개국에서 8,096명이 감염되었으며, 이 중 774명이 사망하여 치사율이 9.6%였다.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감염인구는 주로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었으며, 특히 중국이 87.5%로 절대다수를 차지하였다. 사스는 주로 아시아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충격 지속기간은 단기간에 그쳤다. 사스 확산이 고조된 2003년 2ㆍ4분기 중 중국과 홍콩의 GDP 성장률이 각각 7.9% 및 -0.9%로 1ㆍ4분기 (각각 10.3% 및 4.1%)보다 크게 하락하였다.

신종플루가 불과 보름 만에 세계로 확산된 공포의 배경은 글로벌화, 즉 세계화다. 국가 간의 교역이나 인적교류가 활발한 만큼 질병의 전파도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이유 역시 세계화와 관련이 있다. 질병이 발생한 국가와의 교역이나 인적교류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신종플루의 확산 방지를 이유로 보호주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어 국제교역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돼지고기 수입금지, 특정국 여행 제한 등의 예방조치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칫 미국발 경기침체와 맞물려 세계경제를 위기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글 :유성임 KDI 경제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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