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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밑그림부터 다시 그린다" 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미래 엿보기

지난해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 신조, 우리나라의 박근혜 당시 당선인이 각각 차기 지도자로 결정된 ‘권력 교체의 해’였습니다.

 

중국 또한 11월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및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되며 사실상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3월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국가 주석에 취임하며, 이를 통해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 교체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중국의 성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예전에 ‘중국’하면 짝퉁, 비위생적인 나라,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나라 등의 이미지가 지배적이었지만 현재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의 두 축이라는 의미인 G2로 불리며 경제, 군사, 외교 등 각 분야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 측면에서 중국은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80년대부터 지난 30년 간 평균 10%에 달하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1990년 중국의 GDP는 미국 GDP의 6.7%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절반 수준이 되었습니다. IMF는 2011년 3월에 "중국의 구매력지수(PPP) 기준 GDP가 2016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과거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낮은 물가를 앞세워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세계 각국이 물건을 내다파는 ‘세계의 시장’이며 막대한 외환 보유고로 투자를 주도하는 ‘세계의 투자자’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중국을 빼놓고는 세계 경제를 논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중국은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교역국인 만큼 중국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도자가 바뀌면서 중국도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는 특별히 향후 중국 경제 정책의 방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의 경제 정책의 방향은 크게 △발전 방식의 전환 △균형 발전 및 분배 정책 추진 △친환경 및 녹색 산업 육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도시화를 통해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고, 각 지역의 고른 발전 및 사회보장제도 확대를 통한 ‘4대 격차’ 완화를 추구하며, 오염물 발생이 적은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환경개선과 성장 지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내수 시장을 확대하라!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성장 전략은 '투자와 수출 중심의 외부지향형 구조'였습니다. 그 결과 중화학, 자동차 등 자본집약적 산업의 수출이 급증하며 고도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GDP의 40% 정도로 선진국의 60~70%는 물론 중진국의 50~60%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민간(내수)시장 확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작년 12월 5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수 확대 및 새로운 소비확대 분야의 육성에 한층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고 주바오량(祝寶良) 중국국가정보센터 부주임은 “시진핑 정부는 10억 명 인구의 도시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내수 중심의 소득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현재 51% 수준인데 이는 1970년대 우리나라 수준과 비슷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화를 통해 중산층이 확대된다면 중국 소비 규모는 2020년까지 10조 달러로 3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2차 산업(제조업) 위주에서 고용효과가 큰 제3차 산업(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 물자와 자원에 의존하는 양적 성장에서 기술 및 관리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장 대신 분배도' 무게추의 이동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는 이른바 ‘선부론(先富論)’에 입각한 정책을 폈습니다. 성장 위주의 전략은 전반적인 소득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그러한 불균등발전은 ‘4대 격차’가 심화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4대 격차란 도농(도시와 농촌), 지역(연해와 내륙), 계층(한 지역 및 사회 내), 민족(한족과 소수민족) 간의 빈부차이를 의미합니다.

 

2002년 상하이(上海)의 1인당 GDP는 최하위인 귀저우성(貴州省)의 12.9배에 달했고 이후 격차가 감소하긴 했으나 2011년 5.1배를 기록하여 아직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니계수의 경우 중국 정부는 0.4라고 주장하나 민간 연구소들은 0.5이상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0년 초부터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중부굴기 정책을 추진하여 내륙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시진핑 정부에서도 그대로 계승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농촌 인구를 도시로 흡수하고 최저 임금 인상, 의료 개혁, 양로 보험 확대 등 더 이상 성장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소득 분배와 사회 복지를 통한 전면적 샤오캉사회(의식주 걱정하지 않는 물질적으로 안락한 사회, 비교적 잘사는 중산층 사회)건설을 위한 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친환경, 녹색 산업에도 관심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된 제10차 5개년 계획에서 환경보호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에서 볼 수 있듯 이전에 환경을 정화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성장을 위해 환경오염을 묵과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 결과 중국의 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세계 10대 대기오염 도시 중 9곳이 중국의 대도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베이징 시는 민족 대명절인 춘제(春節, 음력 설)를 앞두고 폭죽놀이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수질오염 또한 심각해서 인구의 4분의 1이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고 중국의 7대 강에 흐르는 물의 절반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중국의 환경오염은 우리나라처럼 이웃한 나라는 물론 멀리 미국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고강도 환경보호 대책을 실시했고 작년 11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회의에서는 녹색·순환·저탄소발전 추진계획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진핑 정부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신소재·전기차 등 7대 신성장 산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화력 발전을 원자력 발전으로 대체하는 사업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잠시 중단되었으나 곧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오수·쓰레기·대기오염·중금속 처리 시설 구축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중국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야 하는 이유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보다 중국에 먼저 특사단을 파견했습니다. 특사단은 시진핑 총서기를 예방해 “중국은 한국의 중요 이웃국이자 전략적 협력파트너로 본인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요시 하고, 중국과 함께 상호신뢰를 증진해 다양한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파트너 관계를 공고히 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박 당선인 친필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중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 협상 중인 한·중 FTA가 체결 및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 비중이 대미 무역 비중의 두 배가 넘는 만큼 파급력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 실질 GDP가 개방 정도에 따라 발효 후 5년 이내에 0.95~1.25%, 10년 이내에 2.28~3.0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수요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만큼 대중 수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내수를 중요시하는 시진핑 시대에 대비하는 전략으로 현지화 정책을 꼽고 있습니다. 대(對) 중국 경제협력 파트너를 한국 현지기업 중심에서 중국계 기업으로 전환해 제품공동 개발에서부터 부품소재 협력, 지분 참여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철강재, 기계 부품 등의 중간재 중심인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를 중국 내수용 수출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중국어를 배울 수도 있고, 중국 드라마나 중국에 관한 책과 뉴스 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막연히 ‘중국이 뜬다는데…’하는 생각만 하기보다 오늘부터 조금씩이라도 중국과 친해지려고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미리 준비된 사람만이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