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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미국 경제 흔든 시퀘스터가 무엇인가요?

미국 공항을 이용하실 예정인 분들! 각별히 알아두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공항들이 요즘 북새통을 이룬다고 합니다.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 이상 길어졌다고 하는데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서두르셔야할 것 같습니다. 휴가철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왜 이런 혼잡이 미국에 찾아온 것일까요? 바로 지난 3월 1일 미 연방정부가 발동한 ‘시퀘스터’ 조치 때문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시퀘스터가 무엇이길래 이런 불편을 가져오게 된 것일까요?

 

 

 

 


시퀘스터(Sequester)란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을 자동으로 삭감하는 조치'를 말합니다. 미국은 지난 1985년 미국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균형 예산 및 긴급 적자 통제법’을 법률로 제정했습니다. 이 법에 따라서 예산을 강제 조정하는 것을 시퀘스터 혹은 시퀘스트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누적되는 재정적자의 폭을 줄이지 못하면 지출 예산을 애초 설정된 목표에 따라 자동 삭감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애초 1월 1일부터 시퀘스터 발동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정절벽'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로 발동 시기가 임시적으로 두 달 뒤로 미뤄졌습니다. 이 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협상을 벌였지만, 민주당은 "지출 축소와 함께 부유층과 기업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어 재정적자를 매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세금인상은 경제와 일자리를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되어, 두 달 뒤인 3월 1일 시퀘스터가 발동되었습니다.

 

 

 

 

 

 

미국의 예산 '강제삭감', 우리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


이번 미국의 시퀘스터 발동으로 미 연방정부는 3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총 85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9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강제로 삭감하게 됩니다.

 

이어 10월부터는  향후 10년간 1천 100억 달러씩 총 1조 2천억 달러가 자동으로 삭감될 예정입니다. 삭감 되는 예산 중 절반은 국방비에서 삭감되고, 나머지는 그 외의 부분에서 삭감될 예정인데, 이로 인해서 미국 경제 성장율은 1.5% 하락하고, 고용사정도 악화되는 등 이번 조치로 미국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둔화가 이어진다면 이는 세계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전반에 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하면 직접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속도는 예상 외로 빠릅니다.

 

지금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해고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 충격에 대비해서 직원들을 일시 해고해 수천 명의 직원이 무급휴가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HP도 시퀘스터 발동의 영향으로 직원 수천 명이 무급휴가를 맞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의 수출입화물 및 여행자 통관 업무를 관장하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예산이 7억5000만 달러(한화 약 8000억원) 삭감되면서 세관직원 충원계획 취소, 초과근무 축소 등 운영 인력이 감소했습니다.

 

이에따라 주요 국제공항의 대기시간이 50% 이상 늘어 출입국 수속이 3~4시간 소요되고, 주요 항만의 수입화물의 통관 소요 기간은 5일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여행자들의 불편은 물론, 기업들의 납기지연과 추가 비용 발생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발 '나비효과'에 주목하자

  
세계 금융, 경제시장의 중심은 미국. 이번 시퀘스터 조치가 아시아 경제, 유럽 경제 등 세계 여러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특히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될까요?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두 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입니다.  연 60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이 이뤄지고 있고,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경제에 위기가 오면 우리 경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와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한 엔저 상황에서 미국의 시퀘스터 문제까지 합쳐지게 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출 3중고의 문제를 겪게 될지도 모르고요.

 
미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또 하나의 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은 가운데, 시퀘스터의 영향이 벌써 미국 사회내부에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의 바람이 더 불게 될지, 따스한 봄바람으로 다가올지, 매서운 칼바람으로 다가올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