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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아베노믹스? 일본의 '엔저정책' 왜 문제일까?

최근 주요 경제신문을 장식하고 있는 세계 경제이슈중 하나는 바로 일본의 '양적완화'와 이로 인한 환율문제입니다.

 

작년 12월 일본 자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죠. 이 때 내놓은 경제정책공약을 흔히 '아베노믹스'라고 부릅니다. 아베노믹스의 목표는 크게 엔고현상을 벗어나기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양적완화로 수요를 늘리는 내수경제 활성화, 그리고 내수경제 활성화를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기업의 수출경쟁력 악화, 환율 불안정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방향은 무엇일까요?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리는 '양적완화'


우선 양적완화라는 용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양적완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이후 시행한 정책으로 경제신문에서 자주 등장한 용어인데요. 전통적으로는 정책금리를 낮춰 경기부양을 일으키지만, 제로금리 수준에서도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앙은행이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이것을 양적완화라고 부릅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나 다른 자산을 매입하면서 시중에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리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일본은 왜 양적완화를 선택했을까요?

 

일본은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인데, 상품 가치가 계속 내려가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죠.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책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유지하고 정부지출을 늘려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만, 이런 정책은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이런 문제를 양적완화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돈을 풀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이 소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시중에 엔화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달러보다 가치가 낮아지면서 해외수출가격이 내려가 수출이 늘어나게 됩니다.

 

즉 양적완화를 실시하면 일본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죠. 양적완화를 실행하기 위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국채매입기금 규모를 91조 엔에서 101조 엔으로 늘렸고, 정부는 재정지출 상한선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무제한 돈풀기죠.

 

 

 

 

 

 

엔저현상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아베노믹스가 계속되면 우리 경제도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계속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려가던 상황에서 엔화약세가 겹치자 수출품목이 겹치는 한국 입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일본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경제정책이 한국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악화, 환율 불안정 등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져선 안 되겠죠? 

 

따라서 국가 간 공조를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혼자서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우리와 이해관계가 비슷한 다른 나라와 같이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겠죠.

 

지난 일요일 막을 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선언문에서는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환율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로의 신속한 이행 △경제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환율유연성 제고 △지속적인 환율 불균형 회피 등을 강조했지요. 일본의 엔저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큰 틀에서 기준을 마련한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고, 해외여행, 특히 일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수출 위주로 경제성장을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경제성장, 물가안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원화강세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일본 경쟁기업들이 엔화약세로 가격경쟁력을 얻었으니까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일 수출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92.7%가 원화강세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는데, 그중에서도 일본과 경쟁하는 가전, 자동차-부품 업종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2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대기업들은 해외생산 비중이 높고 핵심부품을 수입하는 비용이 낮아져 사정이 조금 나은 편입니다만, 코스피지수가 1월 2일 2,031.10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은 대기업도 안심하기 힘들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응책이 있을까요? 우선 정부가 수출기업들을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여러 관련 기관들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현금보유 비중이 높고 결제통화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등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런 능력이 아직 부족하거나 환위험 관리에 소극적인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한 것이죠.

 

외환시장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토빈세를 들 수가 있는데요. 요즘 신문에서도 자주 등장한 토빈세는 단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나가는 자금 거래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토빈이 주장해서 그의 이름을 딴 세금이죠. 다만 토빈세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계 자금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토빈세를 매기는 국가가 그다지 많지 않아 다른 국가들의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일본의 양적완화와 그로 인해 생기는 파장은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원인이 우리나라 밖에 있다 보니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환율은 수출경쟁력과 물가에 상반되는 영향을 미치다보니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잘 해 온 것처럼, 이번 위기를 벗어날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아 정부가 예상한 대로 2013년에는 경기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