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주식시장에 상장되기 한달 전,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650건을 인수한 것입니다.
인수하는데 들인 비용은 약 5억 50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6200억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인데요, 페이스북이 막대한 돈을 들여가면서 특허권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특허전쟁을 대비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페이스북은 야후로부터 특허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였는데, 주커버그는 특허 소송에서 지지 않기 위해 관련 특허를 사들여서 선수를 친 것이지요. 특허 소송으로 예상되는 피해가 얼마나 크길래 6200억원을 들여가면서 특허를 사들인 것일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핸드폰과 태블릿PC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소송분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세기의 특허 재판으로 불리던 미국에서의 1차 소송은 애플의 승리. 미국법원의 1차 판결대로라면 삼성은 애플에 무려 1조 2000억 원을 배상해야 함은 물론 애플의 특허를 모방했다는 오점도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삼성이 사실상 승리하는 모습을 보이며 특허 분쟁이 더 이상 자국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쟁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즉 미국이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이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도 작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특허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기업들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단순한 특허경쟁이 대규모 소송과 맞물리면서 특허전쟁 양상으로 번지게 된 것일까요?
자, 그럼 특허, 즉 '지식재산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허권이란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 아이디어를 제공한 발명자의 권리를 국가차원에서 보호해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특허권과 발표, 상표, 디자인 등의 산업재산권, 그리고 문학, 음악, 미술작품 등에 관한 저작권을 아울러서 지식재산권이라고 합니다.
<자료: 특허청>
우리나라의 특허현황을 살펴보면 1995년만 해도 약 26,000건에 불과하던 특허출원건수가 불과 10년만에 16,000건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18,000여건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허권, 즉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지식재산권의 목적은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해주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은 우리 경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낸 발명자 자신이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도 선뜻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 바로 지식재산권입니다. 그러므로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아이디어를 지식재산권으로 인정해 독자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 기술개발 의욕을 북돋우자는 데 있습니다.
또한 신기술이 궁극적으로 상품화를 거쳐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는 의미에서 지식재산권이 아주 중요한 것이지요.
최근 여러 기업들의 특허분쟁에서도 볼 수 있듯, 점점 더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저작권법입니다.
작년까지 국제저작권협약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작가가 사망한 해로부터 50년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2011년 7월1일 발효된 개정 저작권법에는 저작권 보호기간을 사후 50년에서 사후 70년으로 늘리도록 했습니다.
작가들의 저작권을 좀 더 보호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아주는 동시에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함이죠.
얼마 전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작품들의 저작권 만료기간이 끝났다고 합니다. 만약.....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많은 명작들을 지켜주는 저작권이 없었다면, 헤밍웨이가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쓰려고 했을까요?
설사 그냥 쓴다 하더라도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우리들은 이런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헤밍웨이(출처: Google Image)
하지만 지식재산권이 또 하나의 기술진입 장벽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확보해 놓은 많은 지적재산권, 특허권들이 경쟁기업이나 중소기업의 발전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이죠. 어떠한 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 다른 기업에서 확보해 놓은 특허라서 비용이 더 많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식재산권의 효율성에 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시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지식이 미래 성장의 원동력임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지식재산권을 알고 나타난 괴물이 있으니..바로 특허괴물입니다.
특허괴물이란 어떠한 특허를 통해 제품 생산, 판매 등을 하지 않고 그럴 의도도 없으면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음으로써 로열티, 혹은 소송을 통해 거액을 챙기려는 기업을 뜻합니다.
미국 특허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640개 정도의 특허괴물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허괴물에게 소송을 당한 제조업체 수를 살펴보면 2003년 587개에서 점점 증가하여 지난해 4508개로 많은 기업들이 특허괴물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료: Patent Freedom>
특허괴물, 특허분쟁 등으로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행히 정부는 대통령실 소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한 데 이어 올해를 지식재산강국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또한 제 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도 수립해 연간 1조 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지식재산권을 지켜내고 지속적으로 창출하려는 기업의 노력이라면 더 이상 특허괴물의 먹이가 되지 않는 지식재산권 강국이 되기를 기대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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