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말라가, PSG(파리 생제르망)
왼쪽부터 각각 세 팀의 로고입니다.
이 3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성적? 팀 색깔? 유럽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도 쉽게 찾지 못 하실 것입니다. 다른 리그에서 뛰면서, 순위도 각각 다른 이 세 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클럽이라는 점입니다!
자세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오일달러의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일달러란 무엇일까요? 백과사전에서 오일달러를 찾으면 '산유국의 석유 수출입에 따른 잉여외화'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전국의 막강한 힘, '오일달러'
과거 석탄 위주의 에너지원이 석유로 바뀌면서 유전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의 힘이 강력해졌습니다. 석유 매장량이 많은 아랍에미레이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 및 산유국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곳곳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공격적인 투자를 할까요? 바로 유전이라는 것이 산소와 같이 무한한 자원이 아닌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석유 고갈에 대한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은 자원 고갈이 될 경우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에도 사업 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죠.
아랍에미레이트의 경우에도 두바이를 금융허브로 만들고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가 국내 개발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오일달러를 가진 이들은 밖으로 눈을 돌려 은행에 투자를 하거나 항공사를 만들어 수입원을 다각화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오늘 말할 축구 구단의 경우도 투자의 한 예입니다.
오일달러와 축구구단
이들 구단주 대부분은 몇 십년간 호황을 누린 석유 생산업을 바탕으로 선수영입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유명 선수들을 영입할 때 “남들보다 무조건 더!!”를 외치며 공격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소속되어 있는 첼시구단입니다. 로만 아브라히모비치 구단주는 러시아에서 유명한 석유재벌입니다. 그는 적자에 허덕이던 첼시를 인수하고 중상위권에 위치하던 팀을 공격적인 투자로 단기간 내에 잉글랜드 축구 명문으로 발돋움 시켰습니다.
우리의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역 라이벌인 맨시티. 이 팀은 아랍에미레이트 출신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이하 만수르)이 구단을 운영합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맨시티의 이적료는 만수르”라는 글귀를 봤습니다. 정확한 금액이 아닌 '만수르'라는 단어는 실로 강력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만수르는 다른 팀들이 부담스러워 할 만큼 많은 돈을 지출했습니다. 3년 동안 4억파운드(7000억원)를 지출하며 테베즈,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인수 후 지난 몇 년간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올해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스페인리그의 말라가도 2011년 여름 무제한의 이적자금을 약속하며 상위 클럽에서 뛰던 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루드 반 니스텔루이, 호아킨 산체스가 말라가의 오퍼를 받고 이적했습니다. 이에 하위권을 벗어나 중상위권 경쟁에서 힘을 쓰고 있습니다.
말라가로 이적한 루드 판 니스텔루이
공격적인 선수영입, 득실은 어떨까?
돈을 무기로 공격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는 이들 구단 때문에 다른 팀들은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은 공격적인 투자로부터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기존의 연봉에 비해 많은 연봉을 지급하며 선수를 붙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요.
하지만 선수가 연봉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다들 아시는 것처럼 재정규모가 큰 빅 클럽들에게 선수들을 뺏기고 맙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약팀이 강팀을 이기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기도 하죠.
이러한 '빈빅빈 부익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 클럽들의 무분별한 선수영입을 막고, 구단들의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셸 플라티니는 유럽축구연맹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바로 FFP(Finance Fair Play Rule)입니다.
각 클럽의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영 건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시작한 이 FFP는 규모가 큰 클럽보다 중소 클럽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FFP는 4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2011년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2년간 제도를 실행하여 45,000,000유로 이상 적자를 낼 경우 UEFA가 주관하는 대회인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 리그에 진출할 수 없게 됩니다.
2단계는 2014-2015시즌부터 시작하여 2017-2018시즌까지 적용됩니다. 이번에는 3년간의 적자폭이 45,000,000유로를 넘어설 시에는 마찬가지로 UEFA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3단계는 2018-2019시즌에 적용되는데 3년간의 적자폭이 30,000,000유로를 넘어서면 UEFA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가하지 못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2019-2020시즌에 3년간의 적자폭이 있을 경우에는 UEFA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일각에서는 미셸 플라티니가 주장하는 '버는만큼 쓸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아직까지 처벌 규정이 모호하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정 안정성 없이는 더 이상 축구 클럽들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일념하에 미셸 플라티니는 FFP실행과 관련하여 한 발짝도 양보 못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네요.
유럽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지난 2009년 유럽구단들 역시 어려움을 겪으면서 총 부채가 12억 유로에 달했습니다. 유럽에 있는 665개 클럽 중 20%로는 재정 위험을 겪고 있는 셈이죠.
유럽 전역으로 퍼진 재정 위기에서 축구구단들도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각 구단들이 이 재정난을 어떻게 돌파하는지 보는 것도 축구경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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