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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한·미 FTA를 말한다]“국민 지혜 모아 FTA 이익 누리자”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계기… 젊은 층 일자리 크게 늘 것으로 기대

한·미 FTA 발효는 경제의 규모를 키우고 국민의 생활을 변화시킨다. 좋은 정책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 창의적인 도전이다. FTA를 우리에게 이로운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발상과 전략이 필요하다. 4인의 각계 시민에게 한·미 FTA 발효에 임하는 소감과 견해를 들었다.<편집자>







“최고의 품질로 미국 바이어 감동시킬 것”


우리 회사는 1989년부터 약 23년간 원단을 중심으로 한 섬유 생산과 수출에 매진해온 기업이다.

인건비 상승과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로 한때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지금은 웨딩드레스와 파티복에 주로 사용되는 오간자(Organza) 원단 개발을 주축으로 세계 시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과 신규 시장 개척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저렴한 원자재와 인건비로 밀어붙이는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하는 대신 고부가 가치 제품을 개발해 승부하고 있다.

연간 수출은 300만 달러 정도다. 주요 수출 시장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중남미 지역이다. 2,50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 능력이 수출의 원동력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섬유 시장이고 한·미 FTA가 발효돼 지금보다 훨씬 큰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곳이다.

파티용 칵테일 드레스와 그 원단이 미국 시장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미국은 파티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발효로 우리 회사 제품은 평균 10∼15% 정도의 관세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우리 회사는 원산지 증명 등 FTA 발효에 대비한 준비도 1년 전부터 세심하게 추진해왔다. 올 2월 초에는 뉴욕한국섬유전시회(Korean Preview in New York)에 참가했다.

미국 바이어들의 높는 호응을 받아 연구진의 사기도 높아졌다.
 이번 뉴욕 전시회에서 고급 바이어를 타깃으로 준비한 150종의 고급 원단 샘플이 큰 관심을 끌었다. 한·미 FTA 발효로 바이어들의 우리 제품에 대한 선호는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제품 중엔 지속적으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이 많다. 한·미 FTA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상환 영기합섬 대표


“졸업생 취업 기회 확대에 큰 기대”

모든 정책은 장단점이 있다. 한·미 FTA는 피해를 보는 산업도 일부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미 FTA 발효를 우리 무역사의 커다란 진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와 발상 전환이 중요하다.

지금은 한·미 FTA의 선악을 따질 때가 아니라 어떤 전략으로 이 기회를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한·미 FTA가 갖는 의미와 우리가 보완하고 혁신할 것이 무엇인가를 동시에 가르친다. 한·미 FTA는 우리의 교역량을 늘리고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지만, 동시에 우리 경제 시스템의 혁신과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적절한 보호 장치를 요구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서 조금씩 양보하고 전략적 지혜를 모색한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한·미 FTA를 계기로 중소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미 FTA로 대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면 중소기업에도 그 효과가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역시 한·미 FTA라는 절호의 기회를 기업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진로·진학 상담 교사로서 나는 한·미 FTA가 학생들의 취업 기회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란 희망이 있다. 

류흥무 경기 하남시 풍산고 교사



“세계로 나가야  농업의 미래 보인다”



20년째 화훼 농사를 짓고 있다. 우리 화훼 산업은 부분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많다.

미국, 중국 시장 진출도 이제는 모색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재배 기술이 발전해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신종 화훼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제는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우리 농민들의 시름도 물론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정부가 FTA 보완 대책을 통해 지원하는 예산 역시 적지 않은 규모일 것이다.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보조금이나 보완 대책에 의존하지 않는 우리만의 튼튼한 농업 구조를 농민 스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화훼 농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농민의 지극한 정성이 품질 좋은 수목을 키워낸다. 그러나 결국 수목을 키우는 것은 빛과 공기와 물, 다시 말해 우리의 자연이다. 더 깊게 이야기하면 수목은 자연의 힘을 빌려 ‘스스로’ 자라는 것이다. 우리농업도 마찬가지다. 농민의 힘으로 농업을 일궈내야 농업의 미래가 있다. 

농민에게 지원하는 정부의 막대한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우리나라에는 농민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도시 중산층과 서민의 삶도 있다. 이들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농업도 살고 다른 산업 분야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규모가 작은 우리 농가의 특성상 외부의 충격에 견디는 힘이 아직은 약하다. 그러나 본격적인 FTA 시대를 맞아 변화를 긍정하지 않으면 우리 농업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미 FTA를 위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기회를 활용하는 용기와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황도순  농부·경기도 이천시



“한·미 FTA가 현명한 소비자 만든다”

주부들은 요즘 물가 때문에 고민이 많다. 외식을 줄이고, 의복과 에너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정부의 FTA 정책이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는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 안정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주부들은 과거처럼 외국산 제품을 쓰는 것에 큰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수십 년 전부터 수출을 통해 경제가 성장해왔다. 그 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일은 아마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외국에 물건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외국의 생산자 역시 우리에게 제품을 팔기 위해 노력한다.

대다수 주부들은 외국산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현혹되지 않는다. 가격과 제품의 질을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구매자들이다.

미국산 제품의 가격과 질에 주부들이 만족한다면 국내의 생산자들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자극을 받아야 국산 제품도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요즘 미국산 오렌지 대신 제주산 한라봉을 즐겨 먹는다. 맛도 좋고, 품질 대비 가격도 미국산 오렌지에 비해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산 오렌지가 수입되어도 제주 한라봉과 천리향 같은 좋은 상품은 주부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강주 주부·서울시 노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