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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경차판매로 체감경기 예측하기

직장인 L씨는 요즘 높은 물가와 고유가로 인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매일아침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주부 J씨는 "자녀가 입시생이다 보니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재우고 내가 아침마다 학교까지 자가용으로 데려다주곤 했는데, 휘발유값이 너무 올라서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상승한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경기불안으로 인한 원유가의 상승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물가와 국제원유가 등으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알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경차판매량'의 증가추세를 통해서 입니다.

경차를 타는 이유



                                                        출처 :http://www.mcarfe.co.kr

우선, 경차에 대해서 알아봐야겠죠? 경차란 가벼운차를 의미하는 경승용차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차는 1000cc 미만의 배기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크기는 360 * 160 * 200 (장*폭*고)cm 이하여야 합니다. 국내의 경차 1000cc 미만의 차는 사실상 2종류로,  차량의 종류폭이 좁습니다. 배기량도 낮으며, 차량의 크기도 중형차보다 작아 차내의 편의시설도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또한, 국내에 존재하는 경차는 사실상 2종류로, 디자인과 스타일이 한정돼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경차를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 그래프는 경차의 장단점을 조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낮은 차량가격을 비롯해 저렴한 유지비, 각종 할인혜택 등이 경차의 장점을 언급한 응답 비율 가운데 91%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차의 소유주들이 경차의 장점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준중형·중형·대형차와 비교했을 때, 보다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장점의 전체비율 중 가장 큰 60%비율을 차지하는 '저렴한 유지비,연료비'는 경차소유주들의 자동차 구매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blog.daum.net/love-srjs/13844205

하지만, 준·중형·대형차(보통차)의 기름값에 절반정도 밖에 안들어가는 유지비가 경차의 매력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유지비 뿐 아니라 친환경차인 경차에 대한 정부의 세제혜택 역시 자동차 구매자들을 경차 구매로 이끄는 큰 유인이 되고 있습니다. 개별소비세,취득세,등록세,도시철도채권의 면제 및 기타 통행료도 50%나 세제혜택이 적용이 되고 있어 보통차와 비교해 유지비 절감 및 세제혜택이란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개별소비세와는 달리 취득세, 등록세의 면제는 한시적이지만 해당 법령이 지방세특례제한법으로 이관되면서 2012년까지 계속 면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0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원래 2010년 말 끝내기로 했던 경차 소유자에 대한 유류세환급을 2년 연장 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경차에 대한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요. 유류세환급이란 경차를 소유한 분들에게 연간 10만원의 한도로 유류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입니다.

경차판매량, 경기체감 정도와 연관 있다는데
국민의 경기체감을 알 수 있는 지표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소비자신뢰지수(CSI) 입니다. CSI는 소비자의 구매의도나 구매태도 및 경기전망 등을 설문 조사해 지수화한 것을 나타냅니다. 경기를 판단함에 있어 CSI 지수가 0<CSI<100 일 경우 소비자들은 경기가 안좋다고 판단하며, 100<CSI<200 일 경우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소비자가 소비를 할 때 큰 부담이 간다면 경기가 안좋다고 판단할 것이며, 부담이 적지 않거나 혹은 이전에 지출했던 것에 비해 부담이 덜한다면 경기가 좋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소비를 함에 있어서 부담을 느낄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물가가 상승했을 때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물가상승 말고도 또다른 부담이 되는 요소가 생겼는데요. 바로 원유가의 상승입니다.

                                   그림 1: 국제유가 추이(출처 :http://luvtaiji.tistory.com/386)

위 그래프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2001년부터 약간의 내림폭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국제관계, 석유자원의 희소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국제유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근본적인 원인은 기름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보유량(2010년 말 기준)은 약 1천794만대, 전체 국민대비 약 37%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로써 이는 평균적으로 한 가구당(4인기준) 자동차 1대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현대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물품으로 자리잡은 자동차는 물가뿐만이 아니라 원유가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위): 경차판매량(출처 : 아시아경제)
                      그림 3(아래) : CSI 전년대비 증감율(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  

물가와 원유가를 통해 국민의 경기체감을 알 수 있지만, 어떻게 경차판매량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까요? <그림 2>의 경차판매량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2006년부터 경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꾸준한 판매량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08년도의 경차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2.5배 상승했습니다. <그림 1>의 국제유가추이의 그래프와 비교할 때 유가가 급격히 상승할 때의 연도와 비슷한 상승높이를 나타냅니다. 또한, <그림 3>에서 나타나는 07년도대비 08년도의 CSI는 급격한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CSI의 하락은 곧 경제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기때문에, 경기상태가 안좋은 것을 의미합니다.

상식적이라면, 국제유가상승과 CSI의 전년대비증감율이 크게 하락했을때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동차의 이용빈도를 낮출텐데 어떻게 되려 경차의 판매량은 늘어났을까요? 
바로 원유가가 상승해도 자동차 사용을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제원유가 상승에 따른 기름값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소비자들 상당수가 보통차(준,중형.대형차) 보다는 유지비와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세제혜택이 많은 경차를 선택합니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조사에 의하면(2010년 말 기준) 전체 자동차 중 경차의 비율이 10대 1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원유가 상승으로 인해 기름값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가 경차의 판매량 증가를 가져왔고, 따라서 경차판매량을 통해서 국민의 경기체감 정도를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불황과 관련한 갖가지 속설들을 아시나요? 대표적인 속설로 불황일수록 여성들의 치마길이는 짧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마브리(Mabry)가 1971년에 뉴욕의 경제상황과 여성의 치마길이의 상관관계를 분석연구하면서 내놓은 이론입니다.
불황기에는 주머니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원단이 적게 들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니스커트를 선호한다는 것인데요. 불황기를 딱딱한 경제학용어로 이해하기 보단 생활속에서 보여지는 모습들로 경제현상을 보다 재밌고 쉽게 풀어낸 이론입니다. 경차판매량을 통해 국민의 체감경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색다른 경기분석, 재밌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