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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2010 서울 G20 정상회의

서울 G20 정상회의, '선진 대한민국' 세계에 알리는 축제



“한국이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개발 이슈를 진지하게 다루는 데 성공한다면 G20 정상회의는 국제적인 영향력 측면에서 올림픽을 분명히 능가할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Guardian)>은 10월 6일 인터넷판을 통해 이렇게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 개발 의제를 G20 정상회의에 올려’라는 제목으로 “한국이 앞서나가고 세계 지도자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환상적이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개발 의제를 G20의 핵심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다른 G20 참가국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G20가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 탄생한 한계로 말미암아 현재까지 G20 정상회의의 논의가 금융위기 대응에 과도하게 집중돼왔으나, 금융위기 대응은 개발도상국에게는 중요한 많은 이슈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따라서 한국이 이번 회의에서 개발 의제를 본격적으로 올리려는 것은 G20의 변천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이며, 그동안 선진국의 금융 시스템에 집중됐던 논의를 개도국과 선진국의 개발격차 해소, 빈곤 퇴치 등의 의제에 집중하면 G20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0월 6일(현지시간) 월례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발 이슈가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 이슈는 바로 한국이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올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된 뒤 주도해온 G20 정상회의 의제 중 하나로 이미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슈가 되어 있다.

지금부터 1백 년 전 일본에 강제병합되는 약소국의 설움을 겪었던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으로 1991년에야 유엔에 가입한 국제 외교무대의 변방국가였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문턱에서 좌절해 외롭게 분사(憤死)한 이준 열사를 돌아볼 때면 ‘국제 경제협력의 최상위 논의의 장(場)’인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된 한국의 위치가 새삼 감격스럽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일이 아니다. 국제무대에서의 ‘코리아 이니셔티브(주도적 구상)’는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의제 개발과 행사장 마련 등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작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성공적인 회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회의 의제다. 우리나라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주도의 ‘개발 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서울 G20 정상회의 의제로 확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개발 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한국이 주도한 의제를 의장성명에 반영하도록 이끌었던 우리나라는 지난 8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IMF의 대출제도 개선안을 승인하도록 주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발 이슈 역시 <가디언>을 비롯해 세계인의 관심을 끌면서 한국이 G20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평가와 위상 변화 이외에도 서울 G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 가져올 효과는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9월 15일 발표한 ‘서울 G20 정상회의와 기대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로 국가브랜드 제고는 물론 이에 따른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21조5천5백76억∼24조6천3백95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 G20 정상회의 성공 개최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행사 자체의 직접효과 1천23억원 ▲간접효과 21조4천5백53억∼24조5천3백73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서울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한국의 경제성장률(2009년 기준) 2퍼센트 포인트에 해당되며 현대 쏘나타 기준으로 자동차 1백만 대,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1백65척(1대당 1억1천만 달러) 수출과 맞먹는다.

하지만 이보다 주목할 것은 이 보고서의 다른 부분이다. “계량화된 직간접적 경제적 가치는 빙산의 일각이다. 국민의 자긍심 고취, 글로벌 마인드 함양, 기업의 신성장동력산업 확충, 한국경제의 구조적 불안요인 완화 등 측정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는 유형의 가치를 크게 능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우리말을 꼽을 때 흔히들 ‘정(情)’이란 말을 예로 들기도 하지만 ‘신명’도 외국어로 옮기기 어려운 우리말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바로 이 신명을 우리 민족의 기질적 특성의 하나로 꼽았다. 판이 벌어지면 신이 나서 뭔가 더 잘하려 드는 신명, 1988년 서울올림픽의 신명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2002 한일월드컵의 신명난 붉은 함성은 크게 자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렸다.

이제 2010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 G20 정상회의는 선진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성숙한 신명의 잔치가 되어 ‘무형의 가치’를 우리 곁에 가져올 것이다.

 출처 : 위클리공감 8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