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남아공 월드컵 심판, 얼마나 벌었을까?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현지의 치안문제, 부부젤라의 시끄러운 응원소리, 오심 논란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었는데요, 그래도 4년을 기다린 선수들과 축구팬들의 뜨거운 열정과 성원에 힘입어 스페인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도 아쉽게 8강의 문턱에서 우루과이에 져서 탈락하긴 했지만,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하고 선수들 역시 한층 더 향상된 기량을 발휘해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월드컵에는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경기 뿐만이 아니라 각 국가마다 이색적인 응원전, 각양각색의 서포터즈 등  참 다양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들이 많죠. 또 경기장 위에서 땀 흘려가며 열심히 뛰고 있는 멋진 선수들을 보면서 설레셨던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때문에 월드컵 꽃미남 선수라는 신조어도 생기고 Ranking도 매겨지고 축구선수들이 축구 외에도 다방면에서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출처 : SBS '좋은아침')


여기서 퀴즈 하나!  축구장 그라운드 위에는 총 몇명의 사람이 있을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한팀은 11명입니다. 그렇다면,
한팀이 11명이고 축구는 두 팀이 하는 경기니까 총 22명이겠네요?? 

땡! 아쉽지만, 틀렸습니다. 정답은 총 25명입니다! 왜 그렇냐구요? 바로 심판이 있기 때문이죠. 축구경기에서 심판은 주심1명, 부심2명, 대기심판 1명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그라운드에 서는 심판은 주심과 부심으로 총 3명이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합니다.
사실
심판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고도 볼 수 있을 만큼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원활한 경기 진행은 물론이고 반칙 여부를 판단해 경고를 주고, 퇴장 명령을 내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골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심판의 판정 결과에 따라 그 날 경기의 승패가 바뀔 수도 있을 정도로 심판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심판들은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고, 그러한 심판들을 선발하기 위한 절차도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월드컵 무대의 심판은 세계에서 가려 뽑은 그야말로 월드 심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에서 뛰게 될 심판은 우선 각국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아 대륙별 연맹이 1차 심사를 한 후,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판위원회에서 국제대회 경험 등 일정 테스트를 거쳐 선발합니다. 선정 과정에만 몇 년 이상씩 걸리는 월드컵 심판은 축구 심판들에게도 그야말로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심이 한 경기 동안 뛰는 거리는 평균 14~15km라고 합니다. 축구 선수 중에서 가장 활동량이 높은 포지션인 미드필더의 뛰는 거리 평균이 12km라고 하니 선수들보다 체력소모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국제경기의 심판은 만 45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6.2초 안에 40m를 달려야 하며 이를 6차례나 반복하는 스프린트 훈련과 150m를 30초 이내로 뛰고 다시 50m를 35초 안에 걷는 체력 훈련 연속을 20회 실시하는 등 그  검증과정이 매우 엄격하지요. 정말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과한 심판들이니만큼 그 대우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국내프로의 경우 자격에 따라 기본적으로 정해진 급여가 있습니다. 경기에 출전하면 수당을 받게 되지만, 경기가 매일 열리는 것도 아니고 고정적으로 심판을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다른 일을 겸업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어느 정도 국내 및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만 부업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국제심판의 경우엔 대회마다 다르지만 세계청소년 대회의 경우 몇 경기에 참여하면 10,000~20,000달러, 월드컵 본선의 경우 그 기간동안 46,000~50,000달러까지 받아요. 그러나 이런 큰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게 문제죠. (한국고용정보원 '정해상 심판' 인터뷰 인용)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심판들의 고정 수당은 약 2만 달러였고,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이보다 100% 인상된 4만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5만 달러의 수당이 주어졌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심판들은 이 같은 고정 수당 외에도 하루 150달러의 일당을 받았는데요, 월드컵이 약 한 달간 진행된다는 것을 가정하면 약 4,500달러를 받아 총 54,500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해 보면 환율 적용시 약 6480만원이 됩니다. 또한, 심판들의 소득은 비과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근로자 임금이 2009년에 257만원인데, 25배에 해당하는 액수죠.

 

                              

(출처 : FIFA.com)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박해용 심판이 부심을 본 것을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전영현 부심, 2002년 한일 월드컵 김영주 주심, 2006년 독일 김대영 부심이 월드컵 심판을 보았으며,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는 정해상 부심이 유일한 한국인 심판으로 참가했습니다.

비록 화려한 조명아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하지만 월드컵의 숨은 공신으로 묵묵하게 자기의 책임을 다하며 때로는 감독보다, 선수들보다 더 멋진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월드컵 심판! 그러나 가끔씩 헐리우드 액션을 놓치기도 하고, 안타까운 오심 사건 등 기계처럼 100% 완벽할 수는 없지만 더 멋지고 공정한 경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심판.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더 즐겁게 축구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