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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GDP 7.8% 증가 [경기 회복세]

"서민경제 더 촘촘히 챙기겠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기고문 - 위클리 공감 60호 게재(2010. 5.12 발행)


우리 경제의 성적이 좋다. 얼마 전 발표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속보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퍼센트 증가해 7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위기 이전의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모습이다. 수출과 내수, 정부와 민간 부문이 고르게 성장에 기여하면서 내용 면에서도 알찬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용 사정도 경기회복이 지속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3월 중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6만7천명 증가했는데, 이는 위기 이전인 2006~2007년의 평균 취업자 증가 규모(28만9천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고용의 내용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 재정지출로 운영되는 공공 부문 일자리 사업을 통한 고용창출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민간 부문에서도 소비·설비투자 등 경기 호전과 함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 취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러한 경제성과를 반영해 국제신용평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3년 만에 원래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유럽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우리나라를 위기 극복의 모범사례로 지목해온 데 이어,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차입비용이 절감되고 우리 경제의 차별성이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국민이 힘을 모아 노력한 덕분이다. 아울러 강화된 경제 기초와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대응도 주효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비상경제정부’를 구성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위기 대응 조치를 결정하고 추진해온 것이 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들 간의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국제사회는 평가하고 있다.

과거의 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주체들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차분하게 대응했고 정부, 은행, 기업이 높은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해온 것도 적극적인 위기 대응과 빠른 회복을 가능케 한 요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의 재정불안, 주요국의 정책기조 변경, 환율·유가의 급변동 가능성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서민경제의 체감도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청년실업 문제 개선에 필요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자영업, 지방경제 등 취약 부문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퍼지면서 체감경기도 차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위기 극복으로 생긴 여력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경제를 챙기는 정책 노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