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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인터뷰>경제톡톡(Talk Talk)

세제실장이 말하는 '세제개편안의 모든 것'


어린 시절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세계적인 유전육종학자 우장춘박사님을 꿈꾸시던 윤영선 세제실장님. 그의 원동력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팀워크라고 강조하시는 ‘프로’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폐지, 전세보증금 과세, 개별소비세 부과 등 2009년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세제실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세제개편안 때문에 많이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제개편안이 만들어지기까지 매일 같이 회의하시고 야근하시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마치 체력관리도 일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평소에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소문에 의하면 수준급의 테니스 실력을 갖추시고, 등산 애호가라고 들었습니다.

네~ 오래 전부터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달리기를 하였는데, 요즘에는 주로 걷습니다. 매일 5시 반에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서울랜드 호숫가를 걷고 있는데,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분도 아주 상쾌해집니다.




하루를 굉장히 일찍 시작하시네요. 저는 가끔 그 시간에 눈을 뜨게 되면 ‘아~더 잘 수 있겠군~’하면서 다시 잠에 드는데요, 실장님 뵐 때마다 굉장히 활동적이시고 일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장님만의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유전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님을 존경했었는데, “학자는 옷이나 고기를 바라지 않는다. 연구에 몰두할 많은 시간과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소만 바랄 뿐이다”라는 그 분의 말씀처럼 공직생활 내내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사에 ‘긍정적으로 살자’ 라는 마음가짐이 힘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대처하면 일이 쉽게 해결되곤 하죠.

 또한 직원들과의 팀워크 빠질 수 없습니다. 예전에 읽은 책 중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강의」에서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던 랜디 포시 교수는 학생들에게 항상 팀 과제를 주고 발표하도록 했는데, 학생들이 발표하기 전에 각 팀의 성과를 알 수 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평소 팀원간에 친하게 지내는 팀은 성과가 좋은 반면, 그렇지 않은 팀은 성과가 안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세제실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직원간 화합,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책을 읽으면서 랜디 포시 교수의 유머러스하고, 창의적이고, 긍정적 사고를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실장님과 비슷하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실장님도 아이디어가 많으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오늘따라 눈에 더 띄는데요. 실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노란색 수첩에 대해 여쭈어 봐도 괜찮으신가요?^^  실장님의 트레이드 마크로도 불리는 노란색 수첩이 궁금합니다. 왠지 아이디어가 가득 담겨진 수첩일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놓거나, 중요한 일정을 적어놓거나,  세제 관련 사항들을 적어놓았습니다.

요즘 최대의 관심사인 세제개편안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있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세제개편에 관한 이슈가 대단합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중점 추진 방향은 무엇인가요?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9년 세제개편은 크게 4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민생안정”에 중점을 두어 경기침체로 인하여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중산층, 중소기업, 농어민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하는, 예를 들어서 내년까지 사업을 재개하는 영세사업자에게는 결손처분한 체납세금 5백만원까지 납부를 면제해주는 등 사업이나 취업에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소형주택 월세공제, 주택청약종합저축 불입액 소득공제 등 무주택 근로자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하고, 또 중소기업에는 모든 국세를 최대 5백만원까지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하고, 지방에서 창업을 하면 세금 감면해주는 기간을 연장해주는 등의 지원이 있습니다.

둘째, “지속성장”을 목표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R&D, 녹색성장 등 미래대비 분야에 대해 세제지원, 예를 들어서 신재생에너지, 로봇산업 등 신성장동력 산업에 투자하는 연구개발에 대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차등하여 세제지원을 확대, 녹색펀드․예금 등 녹색금융에 대한 소득공제,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제도 등을 신설하였습니다. 


셋째, “과세정상화”를 위하여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부동산 임대업자 등의 과표가 양성화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예를 들어서 30만원 이상 고액거래에 대해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적으로 해주어야 하는 제도 등이 있습니다.


넷째, “건전 재정”을 회복하기 위해, 고소득자와 대법인에 대한 각종 특례제도를 중심으로 비과세 감면제도를 축소하는 등 재정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올해 세제개편안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세제지원도 있지만 이와 함께 고소득자와 대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도 상당한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에 일관성이 흐트러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기업에 대한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 1억원 이상 고액연봉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 축소 등에 대해 기존의 감세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 있습니다.
 그러나 세제개편안에서도 2단계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하가 당초 계획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도록 하여 감세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정건전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이므로,
 경기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서도 지원의 실효성이 낮거나 과도하게 지원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감면을 축소해나가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각계에서는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는 1982년부터 설비투자 조기유도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지난 28년간 많은 호경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시행되어 왔습니다.(28년 중 20년간 운영) 이는 기업에 대한 단순 보조금 성격으로 변질되어 투자유인효과가 저하되어 금년말로 일몰 종료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더라도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신성장동력산업과 원천기술 분야 R&D에 대한 세제지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법인세율 OECD 선진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20%)으로 인하하여 기업의 세부담을 낮출 계획입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화되었던 3가지를 꼽아보자면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폐지, 전세보증금 과세, 개별소비세 부과가 있는데요, 이에 대해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먼저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기존 가입자에 대한 구제방안이 있으신가요?

현재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폐지와 관련하여 기존 가입자의 기득권 인정, 저축 해지시 감면세액 추징 배제 등 다양한 의견이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금요일(8월28일) 밝힌 바와 같이, 기존 가입자에 대해서는 신뢰보호 필요성, 중산 서민층 지원 취지 등을 감안하여 보완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또한 입법예고 기간동안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보완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부동산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것에 대해 그 과세액 만큼 집주인들이 전세값으로 전가해 결국 전세값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3주택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전세보증금 과세의 취지는 임대소득 과세정상화, 주택 월세임대, 상가임대와의 과세 형평성 제고, 전세보증금으로 다수 주택을 취득하는 투기 억제하고자 마련한 것입니다.

 가장 국민들이 우려하는 사항인 임대소득 과세가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과세대상을 3주택이상*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제한하고,

    * 3주택이상 보유자:16.5세대(주택보유자 중 1.6%), 93만호(주택 중 8.3%)
전세보증금 3억원 초과분의 일부(60%)에 대해서만  가장 보수적인 이자율수준(연 5%)으로 과세하고,
시행시기를 1년 유예하여 2011년 귀속분부터 과세하려고 합니다.



 냉장고, 에어컨, TV, 드럼세탁기 등에 5%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것을 가지고 ‘신혼부부세’라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이며, 최근 가정부문의 1인당 전력소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부문에 있어서 에너지절약 생활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용량 에너지 다소비품목에 과세를 강화하고 늘어난 재원으로 사회복지시설 등 저소득층의 에너지 고효율제품 구매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1인당 가정 부문 전력소비 증가율


신혼부부세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예컨대, 50인치 정도의 초대형 TV 정도가 과세될 예정으로 이를 신혼부부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전제품은 일반적으로 주택규모를 고려하여 구입하므로 신혼부부들이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대부분 과세되지 않을 것이고 신혼부부들은 과세대상이 아닌 제품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신혼부부가 에너지 소비량이 아주 높은 대용량 에너지 다소비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한다면,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그에 대한 과세는 불가피합니다.

 또한 구내식당이나 산업체식당 등에서 큰 규모의 냉장고 등의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부과하지 않습니다. 

 이번 제도는 에어컨, 냉장고, TV, 드럼세탁기에 과세할 예정이나, 대상 품목 모두가 과세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품목 중 일정기준**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대용량 에너지 다소비 제품에 한하여 과세하되, 현행 개별소비세율 중 가장 낮은 5%세율로 과세할 계획이고, 내년 4월 1일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려고 합니다.


** 일정기준: 구체적인 품목 선정기준은 대통령령에서 규정할 계획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나라 곳간이 비어간다는 국민들의 걱정이 큰데요, 세제실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들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편성으로 정부지출이 증가하여 재정여건이 악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재정건전성 강화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중요 과제 중의 하나로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외환위기를 돌이켜보면 회복하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처럼 저출산 고령화, 북한상황 변화 등 미래의 지출소요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경기상황을 보아가며 재정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 세제개편은 아직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이미 목적을 달성한 비과세 감면을 중심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추가적인 세원확대 조치와 함께, 재정지출 측면에서도 정부사업에 민간역량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강조하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이번 세제 개편에 따라 2012년까지 3년간 모두 10조5천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늘어나는 세 부담은 주로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부담하게 되는데, OECD기준으로 볼 때 세수 증가분 10조5천억원 가운데 고소득자와 대기업 부담이 9조5천억원(90.6%), 중산층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1조원(9.4%)로 분석됩니다.
 앞으로는 건전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계획대로 인하하고, 개인과 기업이 내는 세금을 낮추는 대신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며, 특정 계층에 대한 세제혜택을 줄여 전 국민이 골고루 세금을 낼 수 있는 조세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저희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자’를 강조하는데요, 특히 세제업무는 조문 해석 하나만 잘 못해도 국가재정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자기가 맡고 있는 일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꼼꼼히 챙기라고 합니다. 


조세제도는 기본적으로 당사자들의 이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제도개혁의 갈등과 불만이 발생할 소지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9년 세제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였으며, 경제단체의 건의를 검토하여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치는 등 매우 신중하게 이번 개편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염려마시고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