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그 영화 주인공이 너무 예쁘지 않니?” “CG효과가 끝내주더라.” 의견이 분분하다. 어느덧 영화는 세계 어디서든 동 시대에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이 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 한 편으로 오고가는 비용이 얼마나 될 지 고민해 본적 있었나?
작년 한해, 외국영화 한 편당 18억 매출 올려
지난해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08년 한 해 총 41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중 외국 영화는 298편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전국 매출액에서 비교해보면 한국영화가 4065억 원, 외국영화가 5515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영화 한 편이 상영되면 평균 1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상영된 외국영화 중에는 미국영화가 143편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영된 영화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올린 영화는 <쿵푸팬더>였다. <쿵푸팬더>가 국내 관객들에게 벌어들인 금액은 무려 300억원. 세계적으로는 6천억 원이다. 게다가 이는 영화 상영에 대한 순수매출액이므로 <쿵푸팬더>를 이용한 광고, 음반, 캐릭터, DVD 등 연관 산업에서 거둔 2차 수익은 훨씬 커졌을 것이다.
이처럼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로서 영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자본과 문화, 국가의 경계 없이 자유자재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2007년 기준 국내에는 6천7백만 달러어치 영화가 수입되었으며, 2천4백만 달러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수출이 수입에 뒤지고 있으나, 한국영화의 수출 성적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작년 한국에서 흥행을 거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미국의 중견배급사인 IFC가 개봉에 따른 마케팅, 배급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수출됐다. 올해 상반기 뉴욕, LA, 시카고 등 5대 도시의 50~100개 스크린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칸국제영화제 등 유수 필름마켓에서 미국뿐 아니라 유고, 독일,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 30여개 국가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99년, 사상 초유의 국내 흥행기록을 세웠던 <쉬리>는 한국영화 수출의 선봉장이다. 일본, 홍콩, 북미지역 등 총 15개국에 수출돼 약 57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이후 많은 한국영화들이 해외 직접 개봉, 판권 수출 등으로 세계 영화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왔다. 아시아 지역에 국한됐던 시장도 미국과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 지난해 <괴물>은 미국의 71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22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디 워>의 경우 2,277개 극장에서 개봉, 1,098만 달러를 거둬 미국 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류열풍의 원조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영화와 마찬가지로 세계에 퍼지고 있는 문화콘텐츠는 단연 드라마다. ‘미드족’이니 ‘일드족’이니 하는 말은 일상이 돼버렸고 한류의 출발점에도 바로 드라마가 있었다. 지난 97년, 중국 CCTV에 <愛情是什??>란 제목으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 ‘이 드라마 할 시간에 남의 집에 전화하는 건 실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류열풍의 시작이 된 추억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이때부터 포착된 한국 드라마의 관심은 일본에서 <겨울연가>,<올인> 신드롬으로 본격화 돼 <대장금>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대장금>은 기존 한류 드라마와 달리 이란·터키 등 중동권, 짐바브웨·르완다 등 아프리카권, 프랑스·헝가리·러시아 등 유럽권까지 60여 개국에 수출됐다. 광고, 음악, 캐릭터, 한식, 한복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지금까지 약 3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이후 잠시 주춤하던 한국 드라마 열풍은 <태왕사신기>,<바람의 화원>으로 다시 이어져 제작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거나 방송 중 이미 선판매가 결정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초 열린 칸 국제영상프로그램박람회(MIPTV)는 또 한 번 한국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는 지난 해 수준인 1천 6백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유지했다. 세계 3대 방송영상물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국 드라마뿐 아니라 다큐멘터리나 오락프로그램도 수출돼 다양한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채널의 증가와 더불어 각국의 늘어나는 콘텐츠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를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2005년부터 해외에 지불된 로열티만 123억달러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나가고 있는 특허권 관련 비용은 얼마나 될까.
특허권은 프랜차이즈 수수료나 등록된 상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로열티와 특허, 저작, 산업공정에 대한 지식재산권 및 원고, 각종 프로그램이나 영상?음향물을 이용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나 라이센스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때문에 반도체나 휴대폰 같은 통신기기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원천 기술과 관련된 특허권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커져만 간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2007년 퀄컴(Qualcomm) 기술관련 수입액(기술사용료+핵심부품수입)은 27.8억 달러였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휴대폰 단말기 전체 수출액 186.4억 달러의 14.9%에 해당한다. 2005년부터 2009년 2월 기준 로열티로 지불한 금액은 123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삼성보다 곰돌이 푸우가 더 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120억 달러. 그런데 곰돌이 푸우의 브랜드 가치가 170억 달러라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캐릭터 인물사전(2007,뜨인돌) 참조> 이것은 캐릭터가 단순히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서 무한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더욱이 세계적인 캐릭터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순수 국산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7년 캐릭터산업백서>를 보면 여전히 미키마우스, 키티 등 외국 캐릭터의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우리 캐릭터들도 해외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까지 총 82개국에 수출된 ‘뽀로로’는 2,000여 가지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돼 판매 중이다. 지난 해 말까지 해외에서만 1,8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88억원 벌어드린 뿌까
110여 개국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뿌까’는 현재 3,000여 개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졌으며, 라이선스 계약으로 인한 수익이 지난 해 88억 원에 달했다. 유럽의 맥도날드 매장에 가면 어린이 세트와 함께 판매되는 뿌까를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패션브랜드 베네통과 자라의 모델로도 활동 예정인 뿌까의 무궁무진한 변신을 기대해보자!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게임, 출판이고 반면 광고, 캐릭터 등은 수입 비중이 크고 증가세 또한 커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PricewaterhouseCoopers(PwC) 전망에 따르면 세계 문화산업은 2011년까지 연평균 6.4% 성장해 1조 9500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이라고 한다. 세계 문화산업은 2003년 약 1조1613억 달러, 2005년 1조 4324억 달러, 2007년 약 1조 5252억 달러를 기록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수치는 각 국의 GDP성장률을 능가한다.
문화 산업 시장에 뛰어드는 국가와 기업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무형의 자산으로 여겨졌던 문화 콘텐츠가 국가의 또 다른 얼굴이고 이름으로서 더 중요해졌다는 뜻일 것이다. 세계적인 문화 강풍에 맞설 ‘Made in Korea’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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