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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3억명 회원 대박 게임회사의 성공비결은?


늦었습니다만 지난해 말 문화콘텐츠 해외진출유공자 대통령상을 수상하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선정되신 비결이 무엇일까요?

감사합니다. 저희 넥슨은 창립 이후 지난 15년간 동종업계 어떤 회사보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습니다. 전 세계 어딜 가든 인기를 끌 수 있는 우수한 콘텐트를 만들어준 게임 개발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무모하리만큼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밀어부친 창업주 김정주 사장과 경영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럼 지난해 넥슨의 매출액이 얼마인가요? 해외 시장에서 달성한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넥슨 한국법인의 매출액이 2,610억 원이고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해외 법인을 포함한 넥슨그룹 연결 매출은 4천억 원이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넥슨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조금 넘습니다.

해외 매출이 상당하군요. 하지만 그간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넥슨을 포함한 한국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겪는 대부분의 어려움은 현지의 사회?경제?문화적 요소들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현지 시장의 법적 규제, 사용자의 취향, 요금 부과 시스템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큰 성공을 이룬 게임이라도 예상 밖의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지요. 해당 시장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라는 게 비단 온라인 게임 기업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다는 표현이 온라인 게임에는 더 정확해요. 지금껏 넥슨이 해외 진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건 결국 해당 시장에 대한 현지화 전략 때문입니다. 넥슨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보고 해외 온라인 게임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현지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선보였습니다. 해외 로컬시장에 대한 정보가 누적되어 넥슨만의 노하우가 될 겁니다.

해외 시장에서 우리 콘텐츠는 정말 경쟁력이 있습니까?

우리나라 게임 콘텐츠와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 기술력과 운영, 서비스, 상용화 노하우 등은 세계 최고의 업체와 비교해도 확실히 우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성공한 ‘부분 유료화 모델’ 같은 경우는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의 기준이 되고 있죠. 더구나 온라인 플랫폼 게임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우리 게임 업체들에겐 더 큰 기회가 될 겁니다.

저처럼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솔직히 게임업계의 경제적 규모가 잘 와 닿지 않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미 우리나라 게임 수출액은 대표 수출 콘텐츠라고 인정받는 영화산업의 20배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수출액 자체도 매년 30~40%씩 늘고 있는 추세고요.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1등 수출 상품이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이 될 겁니다. 기존 매스미디어의 세계 중심이 할리우드였다면 앞으로 ‘인터랙티브(상호교류) 미디어’의 세계 중심은 한국이 될 거예요.

반가운 말씀이군요. 그럼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한국게임의 차별성이 있을까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를 포함해 해외에서 성공을 이룬 한국산 게임을 자세히 보면 어떤 사회?문화적 배경이나 기술 환경, 타깃 유저층에도 널리 통용될 수 있는 ‘범용성’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선전하는 다수의 한국산 게임들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 범용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직까지 역사물이나 MMORPG(편집자주:대규모다중사용자 온라인롤플레잉게임)장르 중심으로 역량을 키우는 중국업체나 콘솔게임, 웹보드게임과 같이 제한된 틀에 갇혀있는 서구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한국게임 업체의 차별성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게임 시장의 기준은 게임 콘텐츠 개발에 관한 노하우나 기술력 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한국업체들이 선도해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최근 디즈니를 만났다는 소식에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었습니다. 또 일본에는 마비노기라는 게임이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던데요. 국가별 시장 접근 전략에 차이가 있습니까?

현재 넥슨은 전 세계 60개국에서 30여 개의 타이틀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약 3억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가별로 차별화된 시장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콘솔게임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의 경우, 회원가입과 다운로드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편리하게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결제수단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미국 유저들은 개인 정보나 구매 정보 유출에 우려가 많고 신용정도 도용이나 결제상사기율이 높아요. 그래서 저희는 세븐 일레븐, 베스트 바이 같은 유통업체와 제휴를 맺어 유저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넥슨의 선불카드를 구매해 게임에서 쓸 수 있게 했죠.


일본의 경우 RPG중심의 온라인 게임시장이라는 특성에 맞춰 저희가 보유한 RPG게임 서비스에 주력했습니다. 마비노기 외에도 테일즈위버, 아스가르드, 루니아전기, 아틀란티가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이들 중 다수의 게임이 일본 온라인 게임 상위에 랭크되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꾸준한 TV CM을 통해 이들 게임에 대한 일본 내 인지도와 넥슨에 대한 인지도를 함께 높이려고 합니다.


대표께서도 해외사업본부에서 일본법인으로 자리를 옮기시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 사업부가 축소된 것 같은데요. 해외시장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뜻인지?

근래 조직개편이 국내 사업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고요. 그룹의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뿐입니다. 지난 몇 년간 넥슨의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성공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요. 다만 넥슨 일본법인을 필두로 해외 시장의 점유율을 좀더 높여보겠다는 노력의 하나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넥슨은 콘텐츠 연계 사업(OSMU)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입니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해주십시오.

대표 온라인 게임인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해 출판, 문구,
완구, 스포츠용품, 가방류, 신발류, 패션잡화 등 캐릭터가 활용된 대부분의 라이선스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개별 상품의 종류가 총 1300여 종에 달합니다. 또 넥슨은 자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의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TV 애니메이션’, ‘다오배찌 붐힐대소동’, ‘아라드전기-슬랩업파티’ 등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한일 양국에 서 모두 방송했습니다. 이 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넥슨이 매년 거두는 매출은 순수 라이선스 기준 약 40억 원 정도 됩니다. 유통, 출판, 문화 콘텐츠 등을 통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훨씬 더 크지요. 앞으로도 OSMU 사업을 꾸준히 늘려 게임 산업의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온라인 게임이 진정한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올 넥슨의 계획을 들려주신다면요?

올해도 넥슨은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서, 또 서비스사로서 전력을 다할 겁니다.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게임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도 서비스할 계획이지요. 자체개발 신작 5종과 퍼블리싱 게임 2종을 연내 선보일 거고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낸 해외게임 서비스, 운영 수준도 한층 강화해 전략적인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과 현지 마케팅 전략,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하는 한 해로 삼을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라인 게임’하면 ‘넥슨’을 떠올릴 수 있도록 기업 브랜드의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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