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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지하경제', 이젠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야할 때!

혹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주인에게 “현금으로 내면 10% 빼드릴게요~”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혹은 물건을 살 때나 학원비를 낼 때 할인을 대가로 현금결제를 원하는 경우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소득을 적게 신고해 세금을 상대적으로 덜 내려는 의도겠죠. 이러한 경제행위를 땅 위의 투명한 경제가 아닌 지하에 있는 어두운 경제라는 뜻으로 ‘지하경제’라고 부릅니다.

 

요즘 뉴스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말을 자주 들으실텐데요, 오늘은 지하경제가 무엇인지, 그 종류는 무엇이고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이뤄지는 경제행위 '지하경제'


지하경제란, 납세나 정부 규제 등을 피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지는 숨은 경제를 말합니다. 즉,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을 계산할 때 빠진 경제활동인 것이죠. 지하경제에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활동이 포함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한 종류가 바로 사행산업,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경마, 경륜, 강원랜드는 규모가 18조 2000억원 정도이지만, 사설 경마, 사설 경륜, 인터넷 도박 등 불법 사행산업의 규모는 합법 사행산업의 최대 5배라고 합니다. 또한 인터넷 도박은 규모도 크고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중독되어 있어 심각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짜 석유 판매도 지하경제에서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석유의 경우 세금이 가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가짜 석유는 탈세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석유로 인해 매년 약 1조 5000억 원의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불법 대부업(사채)도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정부에 등록된 대부업체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서민들의 피해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세금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년 3,000여 건이었던 불법 대출 신고 건수가, 법정이자율을 낮춘다는 내용의 대부업법이 시행된 후부터 계속 증가해 작년에는 8만여 건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의 역외탈세가 있습니다. 역외탈세는 기업들이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그것을 이용해 재산을 도피시키거나 세금을 내지 않는 방식입니다. 국내의 이윤을 숨기기 쉬운 외국의 소득으로 빼돌려 탈세를 하는 것이죠. 영국의 조세정의 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40년간 한국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도피된 재산이 약 830조 원으로, 중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 외에도 부동산을 불법으로 거래한다거나,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탈세를 하는 활동들이 모두 공식적인 경제활동에 포함되지 않는 지하경제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지하경제, 이젠 음지에서 양지로

지금까지 지하경제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계속 존재해 왔던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것이 왜 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으로 떠올랐을까요?


우리 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GDP의 24.7%에 이르는 약 30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OECD 33개국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현재 지하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은 주로 유럽의 재정위기 국가들이거나, 부패 지수가 높은 국가들입니다. 이러한 국가들이 모두 일맥상통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하 경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이겠죠?

한 나라에서 기록되는 경제활동보다 세금을 내지 않고 비밀스럽게 행해지는 경제 활동이 많다면 그 나라의 세수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곧 정부의 재정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에도 새로운 정권에서 성공적인 복지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죠.

 

위에서 말한 활동들을 철저히 단속해서 빠져나가는 세금을 확실히 걷고, 재원을 확보해서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한다는 계획입니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악화된 재정 문제 완화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거래를 엄격히 처벌해 소득을 정확하게 신고하고, 세금이 올바르게 걷기 위한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하경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것이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하경제는 자영업자들의 세금 탈루부터 고위층의 자산 해외 유출, 불법 증여까지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고, 이는 나라의 경제를 좀먹는 부정적인 현상입니다.

 

지하경제는 그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문제이지만, 그만큼 지하 경제의 양성화는 나라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복지 정책의 실현을 돕는 큰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권의 지하 경제 양성화 정책이 성공해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