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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뽀로로 아빠' 최종일 대표가 들려주는 청년창업 이야기

실미도, 태극기를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 그리고 아바타까지..

이 영화제목들이 매우 친숙하죠? 이 영화들 중 한 편 정도는 다들 보셨을 겁니다.

이 영화들은 무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입니다. 보통 영화계에서는 천만 관객은 엄청난 흥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을 우습게 만들어 버린 무시무시한 펭귄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국민캐릭터 뽀롱뽀롱 뽀로로입니다.

 

                                                   (출처: 뽀로로 공식사이트)

 

뽀로로의 연간 부가가치는 5200억원. 1000만 관객 영화 5편을 찍어야 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국내에서 TV,비디오,출판,완구의 유아 부문 판매 1, 2006~2008년 대한민국 캐릭터대상 대통령상 수상, 해외 120개국 수출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죠!  

뽀통령 뽀로로의 성공신화를 이룩한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가 청년 창업과 관련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숭실대에서 아산나눔재단 주최로 열린 강연이었어죠.

최종일 대표는 강단에 서자마자 창업 성공비결을 밝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까지도 성공비결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뽀로로 성공신화를 세운 최종일 대표가 성공비결을 모른다고 하니.. 다소 김 빠지는 대답인가요? 하지만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자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3번의 실패, 그리고 깨달음

최종일 대표는 성공비결을 알기보다는 실패의 노하우를 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전에 실패했던 경험을 통해 실패를 피해가는 요령이 생기고, 그 다음번에도 실패할 경우 그 실패요인도 피해 다시 만들면, 실패 가능성은 점점 낮추고 성공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것입니다.

 첫 번째 실패. 제작기술의 부족

 80년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산업은 가능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인건비는 낮고 기술력이 좋아 독수리 오형제 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생산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수익산업이었던 애니메이션산업이 90년대 들어서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사양산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기술력을 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므로 기획과 마케팅이 보완되면 애니메이션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애니메이션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1997년에 나온 첫 작품은 녹색전자 해모수였습니다. 첫 번째 실패가 생긴 작품이었죠. 최 대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80년대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일본과 같은 애니메이션 선진국의 설계도를 기초로 살을 붙이는 역할이었기에 살을 붙이는 기술력은 있었지만 설계도를 만드는 기술력은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제작기술이 부족해 30% 적자를 내면서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 실패. 위기상황에 대비한 사업전략 부재

  녹색전차 해모수를 통해 설계도를 만드는 기술이 부족함을 깨닫고, 국내에 유능한 애니메이터들을 모아 1998년에 다시 한 번 ‘ RESTOL특수구조대 를 선보입니다. 제작기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었기에 기술적인 만족도는 좋았고 호평을 받았지만, 사업적으로는 녹색전차 해모수 보다 더 심한 60%적자를 보게 됩니다.

바로 그 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만큼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선전했습니다. ,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사업적 전략이 있었지만 그러한 준비를 하지 않았던 최 대표의 작품은 실패를 안겨준 것입니다. 

세 번째 실패. 경쟁상대가 누군지 몰랐다. 

두 번의 실패 이후 최 대표가 이제 세 번째 작품을 만들겠다고 할 때 그 당시 회사에서는 더 이상 애니메이션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두 번의 실패로 제작기술을 향상하고, 사업적 노하우도 알겠는데 더 이상 애니메이션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너무 안타까워 회사를 나오고 2001년 지금의 ()아이코닉스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 미셸(Michel) ’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무려 90%의 적자를 내면서 실패하게 됩니다. 기술적 완성도, 사업적 전략 모두 완벽했다고 생각했지만 제일 큰 적자를 내면서 실패하게 된 원인은 바로 포켓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포켓몬스터의 피카츄는 타임즈에서 99년 올해의 주인공으로 뽑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컸습니다. 그런 시장 속에서 미셸(Michel) ’포켓몬스터 의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작품완성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맞붙게 될 경쟁상대를 알고 그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세 번의 실패를 통해 점점 단단해졌고, 실패가능성은 낮추면서 성공가능성은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의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생각했다고 하네요~

 기획의 시작

  표적시장  

 어떤 산업이든 소비시장이기에 연령대나 성별 등을 분류해 어느 시장을 공략할지 파악해야 합니다. 최 대표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이미 크게 성장한 것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표적 연령층은 주로 청소년과 어른층이었습니다. 유아층은 표적으로 안 잡는 것을 확인하고 유아용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쟁환경

어느 시장을 공략할지 파악했다면, 그 시장에서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경쟁자를 파악해야 합니다.최 대표는 "유아용 애니메이션 시장을 공략하기로 선정하고 경쟁자를 파악해보니 미국과 유럽의 유아용 애니메이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유아용 애니메이션 시장의 선도자는 '핑구 '였다고 하네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이함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 차별화 요소

이제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요소 만들어야 겠죠?

여기서 뽀로로 캐릭터가 탄생한 배경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인간으로 할 경우 피부색, 행동등으로 차별받을 가능성이 크고 캐릭터를 동물로 하면 상대적으로 문화적인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동물로 캐릭터로 만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죠!

최 대표는 당시 유아애니메이션 시장을 선도하는 핑구를 이길 수 있는 차별화요소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핑구 캐릭터 또한 뽀로로와 마찬가지로 펭귄이었기 때문에 자칫 뽀로로가 핑구의 아류작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차별화 요소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핑구의 경우 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로 보여주었고, 뽀로로는 친구들과의 이야기, 즐거움에 더 비교우위를 두고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 사업측면( 선택과 집중 )

  3번의 실패,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로 뽀로로가 나온 이후 라이센스계약을 맺으려는 사업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 대표는 일단 직접 뽀로로 책을 만들기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통을 하려할 때도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거절을 했습니다. 결국 일반적 수수료의 세 배를 제안하면서 유통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책이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때부터 캐릭터 라이센스계약체결이 매년 늘어 160(20123월기준)까지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최 대표는 "해외마케팅을 할 때에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한 캐릭터를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뽀로로를 해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시켜 전 세계에 뽀로로를 알리기로 했는데, 페스티벌에는 해외 바이어들도 참여해 좋은 작품을 찾아 계약을 맺기 때문에 해외에 알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업적 측면에서는 처음부터 여러 군데 신경을 쓰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뽀로로를 더욱 알리고 가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최 대표는 강연 말미에도 "다시 한 번 정확히 어떻게 해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 성공비결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죠!

무수한 실패경험 자체가 앞으로 일을 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최 대표는 에디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에디슨은 1000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전구만드는 것을 성공하고 기자들이 "도대체 1000번을 실패했는데 왜 계속 만들 생각을 했느냐"고 질문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에디슨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는 단 한번도 실패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 동안 1000번이 넘는 불이 켜지지 않는 전구를 만드는 법을 알았고, 마지막으로 불이 켜지는 전구를 알았습니다. ”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저 성공한 모습만 보게 됩니다.

그래서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노력과 실패, 그리고 깨달음이 있었는지는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뽀로로 성공신화를 일궈낸 최 대표의 강연을 통해서 성공의 이면을 주목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패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실패가 성공을 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일 대표의 경우처럼 실패 이전 보다 훨씬 풍부한 지식으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