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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Googler 김태원 강연회

요즘 날씨가 꽤 쌀쌀합니다. 달력을 보니 어느덧 2010년 한 해도 두 장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에 ‘고학년’이 되는 저로서는 인턴과 공모전을 준비하며 곧 취업준비생이 된다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지끈합니다. 저처럼 많은 학생분들이 취업이나 진로 문제로 고민과 걱정을 하고 계실겁니다. ‘나는 뭘 해야하지?’ ‘뭘 준비해야하지?’하며 고민하던 찰나, 꿈과 취업에 대한 강연회가 열린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젊은 Googler 김태원의 새롭게 바라보는 20대의 꿈과 취업

 

2010년 11월 1일 월요일 저녁 7시, 광운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Googler 김태원님의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형형색색의 화려한 색채들로 이뤄진 소니TV 광고를 하나 보여주셨습니다. 보니까 어떠냐는 질문에 어지럽다, 눈 아프다, 움직이는거 같다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면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하시면서 하나는 어지럽다는 반응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살아있는 느낌이라는 반응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뜻이었지요. 

1.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라

  $5  

어떤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내용이라고 하시며 ‘$5 프로젝트’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5달러 프로젝트는 한 사람당 5달러씩 주고 팀을 짜게 한 뒤에 이 돈을 가장 많이 불리도록 한 팀이 이기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중 한 팀의 사례를 들며 생각의 틀을 벗어나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팀의 해결법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찾아가 강의시간에 회사를 소개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벌었다는 것입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5달러에 한정짓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에서 해결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5달러로 어떻게 돈을 버시겠어요? 저는 5달러를 자본으로 노점하기, 짤짤이(도박;)로 돈 불리기, 기부모금 행사하기 이 정도 밖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아이디어가 이것 밖에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틀에 갖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슬프기도 했습니다.



2. 지식의 컨버젼스

  Smart phone, Apps 

요즘 떠오르는 화제인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으로 변화한 사회상에 대해 재미있는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불과 2년 전에는 멀티메일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서 딸에게 사진을 보내던 아버지가 친구들 사이에서 짱인 아버지, 신세대 아버지였지만, 요즘은 그 아버지가 자신의 운동량과 시간, 소비 칼로리를 측정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의사와 상담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단순히 사진찍고 메일 보내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건강을 확인하고 데이터화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 사회와 트렌드를 강조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던지신 질문.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변화를 수학으로 설명해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공식은 떠오르지 않고 ‘수학’이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습니다. 강당 안 사람들도 어떻게 할지 이리저리 궁리하거나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방법을 찾는 듯 했습니다. 모두들 궁금해 하던 차 다음에 뜬 슬라이드에는 아래와 같은 수식이 있었습니다. 

   2010-2008>2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2010년의 사회는 2008년의 사회보다 사람들이 더 편리하고 다양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치적인 차이는 2이지만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해주셨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어쩜 저렇게 간단히 표현할 수 있을까’하며 감탄했습니다. 수학으로 표현한다면 시그마, 로그, 미적분 등등 여러 가지 복잡한 수식으로 표현될 것이란 제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렸기 때문이지요. 저렇게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김태원님이 부럽고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사회현상에 대해서 수학으로 풀어보고 수학문제를 사회문제로 풀어보는 것, 이러한 지식의 컨버젼스를 통해서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취업스터디 할 때 자기소개 외에도 이렇게 기존의 지식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연습하는게 면접에서 좋을 거라는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3.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story >spec 

자격증, 인턴 등 스펙을 챙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변에서 있어야 한다, 준비해야 한다 하기도 하고 시각적으로 눈에 보여지는게 스펙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스펙보다 더 강한 것이 스토리라는 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신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이자 나만이 갖고 있는 또다른 스펙이 스토리가 아닐까 합니다.

면접에서 대학생 기자 활동시절, 리어카 악세사리 사장님과의 인터뷰 경험을 이야기하며 고객의 입장에 선 마케터가 되겠다고 했던 면접이야기를 해주시며 스토리의 힘을 말씀하셨지요. ‘나도 이야기 할 만한 스토리가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었지만 기억이 희미해서 떠오르지 않거나, 뭔가 얻었다라는 등의 이야기꺼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의 감정이나 깨달음, 생각을 기록해둔다면 면접이나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할 스토리를 준비할 때 요긴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슬라이드로 강당내 조명을 모두 끄고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이은미씨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봤습니다. 보는 내내 청중석에서 보는 듯한 생생함과 노래에 흠뻑 젖어 열창하는 이은미씨의 모습에 모두가 빠져들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김태원님께서는 이은미씨처럼 저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해나아갈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고 하시며 우리도 행복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한시간 반 가까이 진행된 강연이 끝나고 추첨을 통해 사인책을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 손에 들린 추첨번호가 내 번호이길 바라는 수십명의 열망 속에 하나하나 추첨권이 뽑혔습니다. 앞자리 하나, 뒷자리 하나로 아쉬워하는 탄성과 당첨된 사람의 즐거움이 뒤섞인 긴장(?)된 시간이었습니다. 줄서서 사인을 받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번호가 뽑히길 기대하던 순간, 제 번호가 불렸습니다. 올해 가장 기쁜 날이라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사인을 받았습니다.


강연회를 듣고난 뒤 말랑말랑한 사고를 갖도록 노력하고 나의 가능성을 한계짓지 말자 등등 나름의 목표와 함께 김태원님의 열정을 가-득 담을 수 있어서 저에겐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취업과 진로로 걱정하는 여러분들도 자신의 가능성을 폭 넓게 보고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자 노력한다면 풀리지 않을 것 같던 걱정과 문제들이 풀리지 않을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