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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한국와 일본, '떼려야 뗄 수 없는' 경제관계 속으로!

 

독도의 전경

<출처:dokdo.go.kr>

 

 

 

동네에 두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국이’와 ‘본이’입니다. 본이는 국이보다 체격이 좋아 항상 국이를 괴롭힙니다. 착한 국이는 항상 맞으면서도 꿋꿋이 힘을 키웠습니다. 시간은 흘러, 둘은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동네 어른들의 축하도 받았지요. 특히 몸이 약했던 국이가 무사히 초등학교 졸업을 했다는 사실에 다들 기뻐했습니다. 국이와 본이는 초등학교에 이어 같은 중학교에서 공부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서로 옆집에 살다보니 같은 학교로 배정받았을 테지요. 중학생이 되자, 국이는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도 꾸준히 했지만 본이는 어릴 때 버릇을 고치지 못했는지, 자꾸 국이를 괴롭힙니다. 본이는 국이가 전보다 덩치도 커지고 공부도 잘하게 되어 국이를 때리진 못했지만 주변에서 귀찮게 굴었습니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라고 했던가요? 시간이 흘러 둘은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번에도 옆집에 살았던 게 질긴 운명을 만든 이유라고 봐야겠습니다. 청소년이 되자, 국이의 몸집도 본이 못지않게 성장했습니다. 자연스레 본이의 유일한 낙인 ‘국이 괴롭히기’를 못하게 되었죠.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본이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국이의 자전거를 자신의 자전거라고 우기기 시작합니다. 모범생 국이를 한 순간에 도둑질 하는 아이로 만든 셈이지요. 처음에 국이는 본이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지만 본이의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 계속되자. 슬슬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같은 동네 ‘동아시아’에 사는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은 다시금 우리나라의 영토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이 둘의 관계는 역사적,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저렴한 노동력과 토지 그리고 세계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은 일찍이 발달한 첨단기술과 다양한 특허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두 국가는 정치,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 경제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 “지진·원전사고에, 엔화가치마저 높아져서야...”

 

우선 한국산 자동차부품이 일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 7월까지 국산 자동차부품의 대일본 수출은 4억6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고 합니다. 반면 일본산 부품 수입은 26% 줄어든 7억12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자동차부품 분야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억 달러에서 올해 2억5200만 달러로 줄었다고 합니다. 자동차부품산업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의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자동차부품의 대일 무역적자가 개선된 것은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부품 수급 다변화를 추진해온 일본 완성차업체가 한국 등 외국산 부품 조달을 확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자동차생산업체 N사는 주요 차종 부품의 해외 조달 비율이 40%를 웃돌고 있으며 M사와 L사도 내년까지 30%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T사도 지난해 수입부품검토위원회를 발족하고 현재 한 자릿수에 불과한 해외 부품 조달률을 10% 이상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으로 자동차공장을 이전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시작된 일본의 한국산 부품조달이 조선사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엔고를 피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해외 부품 조달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술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 빼앗긴 조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은 선박용 엔진부품 및 강판 등 주요 부품에 대한 해외 조달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비해 제조비용이 20% 이상 높은 데다 최근 엔화 강세 때문에 현재의 원가 구조로는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지난해 선박용 엔진부품 수입액은 7억1691만달러였습니다. 이 중 중국산이 19.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국산이 17.8%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한국산 부품 수입액은 지난해 1억2780만달러로 전년보다 21.5% 증가했습니다.


 

한국 “전자제품 생산 위해 첨단기술이 필요한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수출 장치산업은 장비나 부품소재 부분에 있어서 대일 의존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반도체 전 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25%, LCD는 70% 전후라고 하며 반도체의 경우 장비보다는 핵심소재인 화학 소재 부문의 대일의존도가 30% 정도에 이릅니다. LCD 부문은 한대에 100억원 가량 하는 노광기(리소그라피) 등 핵심 장비가 일본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의 경우도 일본 S사와 H사 등이 전세계 점유율 80%를 차지하는데 우리나라 전자회사도 이들로부터 조달하는 물량이 전체 조달물량의 절반을 넘어섭니다. 또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 재료인 포토레지스터(PR)이나 절연막 등은 일본 S사와 Y사 등에서 상당 부분을 조달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일본이 강점을 보이는 첨단기술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어서 인데요.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제품이 전자기기 관련 제품이라는 점이 대일 무역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그간의 노력을 통해 국산화율을 많이 끌어올린 상황이지만 핵심장비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 노광기: 반도체 제조장비 중 정렬 노광기의 일종으로 웨이퍼 1매에 몇 개의 칩 단위로 전후 좌우로 이동하면서 각 단위 칩마다 정렬 및 노광을 실시하는 장비

 

* 웨이퍼: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 포토레지스터: 반도체 표면에 붙이는 물질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경제관계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끈끈한 축에 속합니다. 

 

서로의 장점을 이용해 자국의 산업에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죠. 하지만 이런 경제관계가 외교적마찰로 인해 끊어진다면 두 국가 모두 피해를 보게 될 것은 당연합니다. 

 

국가의 경제력이 바로 국가의 힘이 되는 시대. 두 나라의 발전적인 관계를 위해 일본에는 '과거에 대한 사과와 인정'이, 한국에는 '냉철하고 전략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