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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아시아' 경제협력을 위하여! 'ASEAN+3'

 


 

 자 여러분, 이 그림이 뭔지 아시나요? 그림은 낯설어도 저 '아세안'이라는 글자는 다들 알고 계시겠죠? , 바로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인 '아세안'을 나타내는 로고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여기서 문제 하나를 낼게요. 다음에 나오는 그림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세안로고에 난데없이 '+3'이라는 기호가 붙었습니다. '3'이 의미하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이쯤 되면 경제 통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3에 속하는 나라가 한, , 일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아세안과 한중일. '아시아'라는 지리적, 인종적, 문화적 공통점으로 뭉친 곳. 동아시아 경제 협력인 'ASEAN+3'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중일 3국과 아세안 10개국이 만나 'ASEAN+3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렸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여러가지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는데요, 그렇다면 ASEAN+3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ASEAN+3, 동아시아 경제 협력

 

ASEAN+3 ASEAN 10개 국가(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와 한··일 세 나라가 뭉친 동아시아의 경제 협력체제입니다.

 

90년대 후반 우리나라를 휩쓴 외환위기 다들 기억하시죠? IMF라고도 불리는 바로 그 경제위기 말입니다. 이 외환위기의 시발점이 태국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90년대 태국경제는 수출이 정체되고 소비와 투자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로 인해 외채가 야기되었고 이는 곧 태국에 외환위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태풍이 우리나라에까지 상륙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ASEAN+3이 생겨난 계기랍니다. 동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ASEAN과 한··일 세 나라가 뭉치게 된 것이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죠. 바로 ASEAN+3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1 ASEAN+3의 경제 비중은 PPP GDP 26%전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20% EU 19%의 미국보다 더 높은 수치랍니다. 또한 수출입 규모는 물론 외환보유고 역시 전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록 독립적인 국가로서는 그 영향력이 적어도 하나의 공동체로 뭉치고 나니 상당한 파워가 느껴지지 않나요?

 

, 그럼 ASEAN+3 체제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 과연 13개의 국가들이 협력해서 무슨 이득이 있느냐, 궁금하실 텐데요.

 

이 동아시아 협력 체제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금융협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ASEAN+3 체제의 발단이 외환위기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죠? 때문에 이 협력 체제의 가장 큰 목적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은 앞서 언급한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개별국가 차원으로는 다소 약한 힘 때문에 외환위기 같은 국제적인 위험에 대처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ASEAN+3은 다양한 역내 금융협력을 추진하게 됩니다. 어려울 때 서로서로 돕자는 공동체 정신(?)에 입각한 협력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1) CMI (Chiang Mai Initiative)

 

CMI 2000 5월 태국에서 체결한 통화교환협정입니다. 태국의 아름다운 북부 도시인 치앙마이에서 체결되어 '치앙마이 협정'이라고도 불리는데요. 90년대 발생한 아시아 전반에 걸친 외환 위기처럼 금융위기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 IMF 같은 국제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끼리 해결해보자! 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협정입니다.

 

주요 내용은 동아시아 각국 중앙은행 간에 통화스왑(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이 자유롭게 이루어져 국제금융위기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처음에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국가와 다른 특정국가, 즉 양자간 만의 통화스왑을 체결했지만 2006년 이후 다자간 스왑으로 확대됐습니다. A나라에서 금융위기 발생했다! 한다면 모든 협정국들이 1~2주일 내에 지원을 결정할 수 있는 좀 더 견고한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죠.

 

2000년 체결 당시 800억 달러에 그쳤던 공동기금 규모가 1,200억 달러까지 확대되었으며 현재 2400억 달러를 목표로 논의 중에 있다고 하니 13개국에게는 든든한 지원군 같은 존재랍니다.

 

 

2) AMRO (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

 

CMI하면 AMRO가 빠질 수 없는데요. 2011년 설립된 AMRO CMI 기금의 발동을 판단하는 이른바 감시기구입니다. '역내 각국의 경제 상황을 열심히 모니터링 한다. ? 리스크가 발생했네! 조기발견! 신속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효과적인 기관입니다.

 

 

<사진출처; 구글>

 

 

AMRO는 평상시 ASEAN+3 회원국의 거시경제동향을 잘 살펴보며 전망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그러다 외환위기와 같은 금융위기가 닥치면 해당 위기국의 상황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똑똑한 브레인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해당국이 CMI의 규칙을 잘 준수했는지, 자금을 이용한 결과 그 효과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분석합니다.

  

3) ABMI (Asian Bond Markets Initiative)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 아시아 채권시장의 발전을 위해 2003년 한국이 제안한 방안입니다.

 

앞서 ASEAN+3의 외환보유액이 전 세계 50%를 차지한다고 했죠? 그러나 이 막대한 자금들은 대부분이 미국에 투자되며 아시아 내에서는 매우 미흡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낮은 수요의 거래는 시장 발전에 장애 요인이 되겠죠? 때문에 아시아 내에 외환보유액 투자처를 확대해 역내 채권 시장을 발전시키자는 것이 ABMI의 주요 목적입니다.

 

게다가 최근 외국인 자금의 한국 국고채 시장 유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아시아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ABMI를 튼튼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 ABF (Asian Bond Fund)

 

 

 

 

 

아시아 채권 기금인 ABF는 아시아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국제 펀드입니다. 설립 목적은 아시아의 민간 기업들에게 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함인데요.

 

2003년에 먼저 설립한 ABF1 EMEAP(한국은행과 일본은행, 중국인민은행 등 동아시아, 대양주의 11개 중앙은행) 아래 출범되었습니다. 이들 국가 중 국제 금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일본·호주·뉴질랜드를 제외한 8개 회원국의 정부기관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거래 규모는 10억 달러이고요. 그리고 1년 뒤 2004 ABF2가 설립 됩니다. 규모는 2배가 늘어나 20억 달러가 됐고, 미 달러화가 아닌 역내 통화표시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민간 투자도 활성화되었습니다.

 

 

 

 

지금까지 ASEAN+3의 금융협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한 편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유럽의 금융위기처럼 되면 어떡하지? 나비효과처럼 한 국가로 인해 역내 악영향이 끼쳐진다면?'

 

동아시아 경제 협력이 무시 못 할 몸집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유럽만큼 그 영향력에 대해 말하기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더구나 동아시아의 금융통합은 실물경제 통합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역외 통합으로 밀집된 금융통합의 비중을 역내로 높여 세계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쌓아야하는 것은 물론이요, 언급한 다양한 기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역내 유동성을 강화시켜 좀 더 견고한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