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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가발에서 선박까지..무역 2조 달러 앞둔 '우리 역사' 돌아보기~

아직 전쟁의 아픔을 채 씻어내지 못했던 그 시절. 우리의 부모님이 태어나고 말로만 듣던 보릿고개가 존재하던 1960년대의 대한민국. 그 시절에도 무역이 존재했다면 믿기시나요?

 

  

가발→    →    반도체→    선박

 

 

무엇을 나열한 것이냐고요? 바로 한국 무역의 역사랍니다. 가발과 반도체에 우리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사실!

 

1960년대, 우리 할머니들이 직접 자른 머리를 수출하던 그 때부터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오늘날까지.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당당히 9번째 순서로 가입하게 된 대한민국 무역의 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 그럼 다같이 둘러볼까요?

 

 

1960~1970년대 초, ‘머리카락 사세요~’

 

 

 


<출처 KBS NEWS 캡쳐>

 

 

머리카락 사가세요라니··· 조금은 섬뜩한 말인데요. 실제로 우리 할머니들의 긴 머리를 싹둑! 잘라 만든 가발은 이 시대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습니다. 1960년대 초 대한민국의 경제는 아시다시피 참혹했습니다. 현재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비슷한 수준이고, 필리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면 감이 잡히시나요?

 

이렇듯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제대로 된 산업 시설 하나 없던 이 시절에는 가발처럼 가공이 필요 없는 1차 생산품인기 아이템’이었습니다.

 

 

 

<공장에서 가발 생산 중인 모습, 출처 뉴스엔>

 

 

 이 밖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쌀, 오징어, 철광석 같은 1차 생산품들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농경에서 공업으로 변화하는 한국의 주요 산업에 따라 무역 상품도 그에 맞춰 변화되었다는 사실. 훗날 수출 산업을 고도화 시키는 데 시발점이 된 시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후반, fashion의 고장 KOREA?!

 

 

 

 
 

 

이 시대에 한국을 먹여 살리던 수출 품목이 의류였다면 믿기시나요?

 

물론 이태리처럼 명품 브랜드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의류섬유 70년대 우리나라 수출비중의 30%를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에 제조업이 고도화되면서 1차 생산품 위주의 수출 품목이 의류나 섬유 같은 제조품 위주로 바뀌게 된 탓인데요.

 

그러나 영원한 1위는 없는 법! 70년대 후반 중화학공업이 본격적으로 선두로 떠오르면서 ‘1인자섬유와 의류는 다른 이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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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0년대, 유재석과 강호동? 반도체와 선박!

 

 

 

   

 

 

드디어 나왔습니다. 수출계의 유재석과 강호동(?)이라고 할 수 있는 1인자들! 바로 반도체선박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둘의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이후입니다.

 

IT산업이 부흥하면서 IT기기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인 반도체 또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인데요. 우리나라가 세계 반도체 분야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툰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얘기!

 

사실, IT 산업이 부흥하면서 워낙 많은 나라와 기업들이 반도체를 생산하다보니 전보다 가격이 하락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 지배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로 꾸준히 높은 수출 규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냉장고, 라디오, 의료기기, 전자기기 등등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기기를 찾아보기가 더 쉬울 정도니 그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하시겠죠?

 

 

 

 


 

선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조선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

 

재작년 기자가 직접 우리나라 조선산업 1위 기업을 방문해 선박을 제작하는 과정을 생생히 체험해 본 경험이 있는데요. 그 거대한 규모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세계시장 점유율이 38%나 되며, 세계 톱 10 안에 무려 7개 기업의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 조선!

국내 조선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력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하니 참으로 뿌듯하네요.

 

 

 10개가 50%를 차지한다? 무역형 부익부 빈익빈을 개선해야!

 

 

60년대부터 2012년까지 각 품목으로 대표되는 한국 무역의 역사, 잘 보셨나요? 1조 달러를 달성하며 경제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우리 한국 무역이 자랑스럽지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자축하기 전 그 내실을 상세히 살펴 고칠 것은 고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여 탄탄한 한국형 무역 모델을 정립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역 구조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는데요.

 

 

 


<상위 10대 품목 수출 비중(`08~`10년 평균) 출처 UN comtrade, kita.net>

 

 

, 보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는 다른 나라들과 사뭇 다릅니다. 선박, 석유제품, 반도체 등 소수의 품목들이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 비중이 크면 어때서?’ 물론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무역에서 역시 부익부 빈익빈은 위험한 개념이지요.

 

우리나라 수출 품목 구조가 상위 몇 개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즉 선박, 석유제품 등이 각 1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선박과 석유제품이 아닌 품목은 경쟁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일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에 불황이 닥쳐 수주가 급락한다면? 대만과 같은 반도체 신흥 강국이 나타난다면?

 

소수 품목에 크게 기대고 있는 우리 무역은 상상 이상의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는 곧 우리나라 경제와도 직결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소수 품목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몇몇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창의력을 갖춘 수출 강소기업의 육성에도 힘써야 할 것입니다.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향해!

 

, 지난 50년간의 한국 무역의 역사와 앞으로의 시사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전쟁의 아픔을 딛고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여 무역 1조 달러까지 달성한 한국이기에 2조 달러 달성 또한 기대해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구조의 취약점을 보완하여 대내외적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한국만의 뼈대를 만들어야겠죠?

 

 

 


 

그렇다면 2조 달러 달성을 위한 한국만의 뼈대가 무엇이냐.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무역 1조 달러 달성 클럽의 다른 국가들보다 다변화되었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EU 국가 수출의 비중이 무려 79%나 달하는 게 보이시죠? 이처럼 EU의 비중이 높은 다른 유럽 무역 강대국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여러 나라에 고루고루 적당한 비중을 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러한 구조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 시 상대적으로 수출에 타격을 덜 받도록 도왔습니다. 이처럼 무역 강대국들과 차별화되는 우리만의 구조를 더욱 더 보강하는 것이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 더 주목할 점은 바로 중국입니다. 그림에서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했을 때 구조가 거의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를 가진 신흥개도국이지만 강대국이기도 한 중국은 이처럼 우리나라와 흡사한 수출 구조를 가졌습니다.

 

'포지션이 겹친다.' 그 말은 곧 중국의 산업 발전이 우리 무역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영원한 1위는 없는 법.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신흥개도국들과의 추격전에서 따라 잡히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한국 무역 드디어 2조 달러 달성!"

 

이 한 마디를 곧 뉴스에서 볼 날이 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위엄을 빛낼 한국의 무역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