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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시대를 관통하는 '수능 선물'의 찬란한 변천사

11월 10일 목요일, 내일!! 바로 '수능'입니다.

저는 수능을 본지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이 단어를 들으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한만큼 시험 잘 치르고 올 수 있게 간절히 바라고 바랐던 것 같아요. 특히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께서는 딸, 아들들이 시험을 잘 치르고 올 수 있게 기도하는 마음이 수험생 보다 더 간절하실텐데요.


                                                                                                         <출처 : 네이버 캐스트>

매해 이러한 긴장감은 반복됩니다. 1994년부터 대략 20년 동안 ‘학력고사’형태의 시험에서 논술과 내신이 추가되면서 지금의 ‘수능’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80년대 초, 본고사라는 시험을 치르는 시절만 해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처럼 공부한 만큼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학 진학률의 증가, 사교육의 열풍 등으로 대입시험 자체가 굉장히 치열해졌습니다. 이렇다보니 매년 수능을 보는 수험생을 둔 가족뿐만 아니라 친척분들까지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염원과 기도를 받고 수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보면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합니다. 이맘 때가 되면 친구들이나, 혹은 친척들, 아는 지인들이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작은 선물을 주곤 하는데요.

그렇다면 지난 약 20년 수능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수능선물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요?



                                                                                                      <출처 : aving news>


연합고사 시절 최고의 선물 - 합격엿, 찹쌀떡


                                                                                                   <출처 : 1993.1.29 동아일보>


전통적으로 대학에 잘 붙으라는 의미의 엿과 대학에 찰싹 붙으라고 주는 찹쌀떡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능선물입니다. 예전에는 수능 날이 되면 자식이 시험 보는 고사장 교문에 엿을 붙여놓고 합격을 기원하던 가족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학력고사 시절은 먼저 가고 싶은 학교에 지원을 하고 그 후에 시험을 보는 방식이라 지금처럼 ‘대학에 가다’라는 말 보다는 ‘대학에 붙다’ 라는 말이 통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찰싹 붙어라!!라는 의미의 엿이나 찹쌀떡이 주를 이루었지요. 또한 이러한 선물은 다른 선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선물이었지요.


잘 찍다, 잘 풀어라, 잘 쳐라-언어유희형 수능선물







                                                                                            <사진출처 1997.10.21.동아일보>


‘선지원 후시험’ 방식의 학력고사가 지나고 현재와 같은 ‘선시험 후지원’방식의 수능이 등장하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해 졌어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언어유희형 선물이 유행하게 되었지요. 휴지(잘 풀어라), 포크 (잘 찍어라), 거울(잘 봐라), 풀(붙어라), 거울(잘 봐라) 등등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다양한 선물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선물은 받는 순간은 재미있지만 실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라도 하듯이 현재 수능선물로 가장 인기있는 것은 만년필, D-100 플래너, 디지털 멀티 스톱워치, 귀마개, 방석 등이지요. 


건강도 챙기는 실속적인 수능선물
시간이 흐르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대두되면서 수능선물에도 웰빙열풍이 불었습니다.

수험생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영양이 가득 들어있는 떡이나, 카카오가 들어있는 초콜릿 선물로 바뀌어 나가기 시작했는데요. 2005년 즈음에는 다크 초콜릿이 건강에 도움이 되고, 기억력을 높이는데 좋다는 말에 인기 수능선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KBS 9시 뉴스(왼)>

또한 수험생들의 영양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비타민 등의 건강식품도 수능을 전후로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수험생들의 숙면을 위한 아로마, 숙면베개, 수면양말 등과 시험 당일 날 이용할 수 있는 손난로 등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요즘 수능 선물 대세는? 아이디어 + 실용성!

 



2008년 이후 현재에는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알뜰한 수능 선물 소비가 주를 이룹니다. 고가품보다는 낱개로 포장된 찹쌀떡, 엿 등이 많이 팔리고, 세트로 된 비싼 초콜릿 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찹쌀떡이 수능선물 1위를 탈환하기도 하였습니다.

과거, 받는 순간 재미있지만 다소 실용성이 떨어지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수능 선물로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실속까지 결합된 상품들이 대세인데요.
이를 보완하기라도 하듯이 시험장에서 교시별 시간을 알기 쉽게 표시해둔 '스마트 수능시계', 수능시험 당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지급되는 샤프펜슬과 동일한 '수능샤프' 등으로 수험생 맞춤상품등이 눈길을 끕니다.


이렇게 수능선물은 갈수록 다양하지만,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수능 선물 특집전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수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비율이 크게 늘면서 수능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이 예전보다 줄어든데다가, 올해는 빼빼로데이 행사가 다른 해보다 크게 치러져 수능 특집전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수험생을 응원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기업들의 지나친 마케팅에 무분별한 소비를 하는 것 보다는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볼 수 있다는 진심어린 응원과 믿음 인 것 같습니다.

                                                                                                                
경제가 불황이라면 그를 반영하듯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물들이 인기가 있었으며, 언어유희형 선물이 인기일 때에는 한 번 웃을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잘 팔렸습니다. 이렇듯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선물의 유형도 따라 바뀌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다양해지는 수능 선물을 살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발한 선물 덕에 재미있기도 합니다.
수험생을 위한 선물은 정말 다양하지만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고 한결 같습니다. 모두 수험생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선물이지요.

저도 몇 년전 수능시험을 치르러 고사장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지원한 대학 수시에 떨어져 부담을 가지고 시험을 보러 들어갔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심어린 지인들의 응원의 한마디였던 것 같아요. 나를 믿고 응원해 주는 친구들과 부모님이 있어서 떨지 않고 수능장 가서도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11월 10일이 될 거에요. 나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해 시험보고 오세요!! 진심으로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