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식당인데 가격이 다른 불편한 진실(?!)

 제기동에 사는 이모(24)씨는 며칠 전 명동에서 아주 창피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수중에 단 돈 1만원이 있었던 이모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어 학교 앞에서 4천 800원이라고 쓰여 있는 프랜차이즈 냉면집이 보이기에 한걸음에 달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프랜차이즈인 이 냉면집이 학교 앞의 그 집과 가격이 달랐던 것입니다! 학교 앞 지점과 달리 명동점의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은 5천 500원. 결국 이 날 점심값은 이모씨가 아닌 친구가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른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어떨까요?

 
프랜차이즈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른 '불편한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마찬가지로 가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땅값이 비싸다고 불리는 강남, 명동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음식가격이 같은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더 비쌌습니다.

한 삼겹살 프랜차이즈 식당의 경우 회기점은 삼겹살 1인분에 5천 500원인데 반해, 역삼점은 이보다 800원이 비싼 6천 300원이었습니다. 또 다른 국수 프랜차이즈 식당도 지점마다 500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 유명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식당은 가격차이가 최대 3천원이나 났습니다. 학생들이 자주 가는 경희대점의 경우 메인메뉴 1인분이 1만 5천원이었는데, 청담점은 1만 8천원으로 3천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청담점에서 식사를 하던 경희대 3년 하성문(24)씨는 “비싼 동네로 유명한 곳이라 일부러 프랜차이즈 식당을 찾아 들어왔는데, 평소 가는 곳과 가격이 달라 당황스럽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의 가격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본사에서부터 가격을 통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본사에서 권장 가격을 제시하지만, 이는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지점마다 지리적, 상황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격 자율성은 인정해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강남의 프랜차이즈 식당 지점장은 “다른 지점보다 임대료 및 유지비가 비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다르다.”며 “그 대신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식당을 이용하는 이유는 검증된 맛도 맛이지만, 가격을 알아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한 가지 이유입니다. 지금이라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소비자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면 좋지 않을까요?